ADVERTISEMENT

2만원 탕수육을 1만4000원에 배달시켜 먹는다, 어떻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광진구 로데오프라자 앞에서 열린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공공배달앱 ‘땡겨요’ 공식 론칭 기념 행사가 열렸다. 뉴스1

서울 광진구 로데오프라자 앞에서 열린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공공배달앱 ‘땡겨요’ 공식 론칭 기념 행사가 열렸다. 뉴스1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페이백 이벤트
배달 요리를 30% 싸게 살 기회가 생긴다. 서울시는 21일 “오는 29일부터 ‘제로배달 유니온’ 출범 2주년 기념 페이백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배달 서비스다.

혜택은 파격적이다.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공공배달앱)에서 1만원 이상 배달 음식을 주문하면 2000원짜리 서울사랑상품권을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에서 운영하는 땡겨요나위메프오·먹깨비·소문난샵, 그리고 놀장·로마켓·맘마먹자 등 공공배달앱 이용자가 대상이다.

서울 공공배달앱은 배달의민족 등 민간 배달앱과 달리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주문이 가능하다는 게 차이점이다. 서울시나 자치구가 발행하는 지역상품권은 발행 시점에서 7~10% 할인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이처럼 구매 시 할인받은 금액까지 고려하면, 2만원짜리 피자나 탕수육을 사실상 1만4000원에 사 먹을 수 있다. 이번 행사는 관련 예산(2억5000만원)을 소진할 때까지 진행한다.

서울 공공배달앱, 가맹점수 2배, 매출 6배 증가

제로배달 유니온 실적. 그래픽 박경민 기자

제로배달 유니온 실적. 그래픽 박경민 기자

서울시가 이번 이벤트를 마련한 건 제로배달 유니온 소속 공공배달앱이 기대 이상 성과를 거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제로배달 유니온은 출범 2년 만에 연간 총매출이 6배 증가했다. 2020년 57억9800만원이던 매출액은 올해 1~8월에만 343억6000만원을 기록 중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152억2000만원)의 2배를 넘어섰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연 매출 500억원 돌파도 가능하다. 지난 8월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도 3.02%까지 끌어올렸다.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들이 공공배달 앱을 출시하고 나섰다. 경기도 ‘배달특급’(왼쪽)과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뉴스1]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들이 공공배달 앱을 출시하고 나섰다. 경기도 ‘배달특급’(왼쪽)과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뉴스1]

서울시가 공공배달앱 활성화에 나선 건 민간 배달앱 중개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프로모션·마케팅을 지원하고, 배달앱은 서비스 개발·운영과 가맹점 확보·관리를 맡고 있다. 서울시가 공공배달 유니온 설립을 주도한 이후 2년 만에 3만592개였던 가맹점 수는 5만6712개로 1.8배 증가했다.

소상공인에게 수수료는 순이익을 좌우하는 요소다. 박지선 서울시 온라인판로지원팀장은 “주문 방식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배달의민족·요기요 같은 배달앱은 대략 6.8~27%의 수수료를 떼지만, 공공배달앱의 수수료는 0.9~2.0%에 불과하다”며 “공공배달앱을 사용할수록 소상공인은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1만원어치 매상을 올려도, 민간 배달앱에서 들어온 주문은 680원~2700원을 수수료로 지불하지만, 공공배달앱 이용시 90~200원만 내면 된다.

배달수수료 0.9%~2%…소상공인 부담 줄여 

제로배달 유니온 시장점유율 변화. 그래픽 박경민 기자

제로배달 유니온 시장점유율 변화. 그래픽 박경민 기자

제로배달 유니온 이외에도 다양한 지자체가 공공배달앱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대구광역시 ‘대구로’나 인천광역시 ‘배달e음’, 경기도 ‘배달특급’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일부 공공배달앱은 일평균 주문 건수가 수백건에 그치는 등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일부 공공배달앱이 최근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긴 했지만, 여전히 민간 배달앱과 격차가 크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요기요 등 민간 배달앱 주말 이용자 수는 600만명에 달할 때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공배달앱은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탄생했지만,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시장점유율을 고려하면 여전히 민간 배달앱 대비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간 기업이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 영역에서 공공기관이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소상공인이 애로를 겪고 있는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는 오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매일 100명을 이용자를 선정해 1만원 상당의 온라인 상품권(e서울사랑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덜고, 소비자는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공배달앱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