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마약 유통책 잡고보니 ‘스텔스 차량’…위조 번호판 밀수한 일당 덜미

중앙일보

입력

충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국제택배 박스에 담긴 위조 번호판을 압수하고 있다. 사진 충북경찰청

충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국제택배 박스에 담긴 위조 번호판을 압수하고 있다. 사진 충북경찰청

불법체류자 110명에 위조 번호판 판매 

태국에서 위조한 차량 번호판을 밀수입해 국내 체류 외국인에 판매한 일당이 검거됐다.

충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1일 태국의 한 공장에서 위조한 차량 번호판을 국내에 들여와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판매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태국인 A씨(42)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위조 번호판을 구매해 사용한 외국인 21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 조사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위조 번호판을 붙인 차량을 몰고 마약을 운반하거나, 교통사고를 낸 뒤 달아나는 ‘뺑소니’ 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검거된 24명은 모두 불법체류자였다. 경찰은 태국 현지에서 번호판을 제작한 총책 B씨 등 2명을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 했다.

A씨 등은 지난해 7월께 태국에서 위조한 차량 번호판 126세트를 밀수입한 후 국내 체류 외국인 113명에게 팔았다. 위조 번호판은 청소 물품과 의류 등으로 속여 국제택배로 받았다. 국내로 들여온 위조 번호판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판매했다. 경찰은 A씨 일당이 위조 번호판 1세트당 45만원을 받고 판매해 50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했다.

위조 번호판 거래 문자. 사진 충북경찰청

위조 번호판 거래 문자. 사진 충북경찰청

마약 운반·뺑소니 범행에 악용 

김명기 충북경찰청 마약수사대 팀장은 “국내 번호판 제작비용이 1만3000원인 것을 고려할 때 A씨 등이 위조 번호판 판매로 상당한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며 “위조 번호판을 산 외국인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차량을 운행할 수 없는 사람들로, 대포차에 위조 번호판을 달아 운행하거나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번호판 구매자들이 위조 번호판을 ‘대포차’에 달고 운행하며 일부는 마약 판매, 교통사고 뺑소니 등 각종 사건에 연루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검거과정에서 유통된 위조 번호판 29세트를 회수했으며, 이미 유통된 번호판은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은 지난 6월 마약 판매책 외국인 C씨(30)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위조 번호판이 유통된 정황을 확인, 3개월 동안 경로를 추적해 국내 유통책 A씨를 검거했다. 신지욱 충북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당시 마약 유통에 활용한 승용차 번호판이 수시로 바뀌고, 확인된 번호판도 차적 조회가 되지 않아 위조 번호판 유통 범행을 확인했다”며 “위조 번호판은 사선으로 비춰봤을 때 흰색 바탕이 약간 회색으로 보이거나 테두리 선이 약간 두꺼운 특징을 보였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