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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중도탈락 학생 비율 15년새 최고…"코로나 반수 영향"

중앙일보

입력

8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시험을 치르고 있다. 뉴스1

8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시험을 치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대학 중도탈락 학생 비율이 2007년 정보 공개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많아진 가운데 '반수생'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종로학원이 대학정보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227개 4년제 대학교(일반대·교대·산업대)의 중도탈락생은 9만7326명으로, 재적학생 대비 중도탈락률은 4.9%로 나타났다. 전년도(2020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한 수치이고, 2007년 정보 공개 이후 가장 높았다. 중도탈락은 자퇴, 미등록, 미복학, 학사경고 등으로 대학에서 이탈한 것을 의미한다.

중도탈락은 지방 대학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서울 소재 대학에서도 늘고 있다. 서울대는 405명(1.9%), 연세대 700명(2.6%), 고려대 866명(3.2%)이 중도탈락해 이른바 'SKY'대학도 역대 가장 높은 중도탈락률을 기록했다. 서울 소재 15개 대학으로 대상을 확대해도 중도탈락률은 지난해(2.9%)보다 높은 3.1%였다.

이처럼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대학에서도 중도탈락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에 다니면서 재수를 하는 이른바 '반수'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최상위권 대학 학생들은 의약학 계열 진학을 위해 반수를 하고, 상위권 대학에서는 최상위권 대학으로 가기 위한 반수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에서 가장 중도탈락이 많은 전공은 모두 공과대학이었다. 이어 생명과학과 관련된 전공, 자연과학대학(이과대학)에서 이탈이 많았다. 최상위 대학 이과 학생들이 의대를 노리고 반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역 대학에서는 중도탈락률이 심각한 곳이 적지 않다. 227개 대학 중 27곳이 중도탈락률 10%를 넘었다. 이중 수도권은 5곳 뿐이고 나머지 22곳은 비수도권 대학이다. 지방거점국립대도 중도탈락률이 높아졌다. 9개 거점국립대의 중도탈락률은 2020년 3.7%에서 2021년 4.3%로 올랐다.

입시 업계는 반수생 규모를 매년 5만~6만명 정도로 추정한다. 상위 대학으로 옮기려 하거나 의대 등 전문직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수능(2023학년도 수능)에서도 반수생 규모는 6만5000여명으로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반수를 부채질한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수업이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면서 학교에 대한 친밀감은 떨어지는 데 반해 비대면 출석 등으로 수능에 재도전하기 위한 여건은 좋아진 것이 반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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