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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둠' 루비니 경고 "美주가 40% 폭락…길고 추한 침체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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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 〈Photographer: Antoine Antoniol/Bloomberg〉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 〈Photographer: Antoine Antoniol/Bloomberg〉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doom·파멸)’으로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가 “미국 증시의 주가가 지금보다 40% 더 폭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가 2023년까지 '길고 추한 경기 침체(long and ugly recession)'에 빠질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특히 “미국 증시의 급격한 조정이 올해 말에 발생해 2023년 내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는 2007~2008년 미국의 주택시장 버블과 붕괴를 예측해 유명해졌으나 그 이후로도 전반적으로 비관적인 입장을 견지해 '닥터 둠'(Dr. Doom)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경고는 한층 더 어두워졌다. 그는 “단순한 경기 침체에도 주가가 30% 하락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전 세계가 심각한 침체를 겪을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40% 이상 폭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의 경착륙 없이 연방준비제도(Fed)가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얕게 끝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은 정부와 기업의 막대한 부채 비율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빚으로 연명해온) 좀비 기관들과 좀비 가계, 좀비 기업, 좀비 은행, 좀비 그림자 은행, 좀비 국가들이 파산할 것"이라며 "이제 누가 벌거벗고 수영을 하고 있었는지 드러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이번에는 정부의 재정 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그는 "정부 부채가 너무 많아 재정 여력이 소진됐다"며 "또 지금과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재정지출을 확대하면 총 수요를 과열시키게 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루비니는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인플레이션)과 세계금융위기 때와 같은 대규모 부채 문제가 겹쳐 나타날 것"이라며 "짧고 얕은 침체가 아니라 추하고 긴 경기 침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기를 견뎌낼 조언도 했다.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을 많이 보유하라”는 충고다.

한편 루비니 교수는 Fed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뒤 11월과 12월에도 각각 0.5%포인트씩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연 2.25~2.5%인 연방기금 금리가 올해 말에는 4~4.25%로 올라간다는 의미다.

내년에도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봤다. 그는 " 인건비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서 (금리를) 더 올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금리가 내년에 5%를 향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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