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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검사 5명째 사의 표명…“김진욱·여운국 탓 집단우울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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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진욱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서 검사·수사관들이 잇달아 사직하는 등 ‘엑소더스’가 심화하고 있다. 공수처 구성원 사이에선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 등 수뇌부 책임론이 비등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공수처 수사1부 이승규(사법연수원 37기) 검사와 김일로(변호사 시험 2회) 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둘 다 개인적인 사유라고 한다. 이 검사는 지난 5월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두 사람 사표가 수리되면 수사1부에는 이대환 부장검사와 평검사 2명만 남는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 검사 사의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고, 김 검사 사의는 반려했다”고 말했다.

공수처 검사들의 사의 표명은 지난 6월 시작됐다. 문형석(연수원 36기) 검사와 김승현(연수원 42기) 검사, 최석규 부장검사 등이 사의를 밝혔고, 문·김 검사는 사직 처리됐다. 그전까지 공수처에는 처·차장을 포함해 23명의 검사가 있었다. 현재 공수처법상 검사 정원 25명을 채우기 위한 추가 채용이 진행 중이다.

공수처에서는 검사뿐 아니라 수사관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8일까지 수사관 6명이 사직했고, 최근 2명 이상이 사의를 표시했다고 한다. 공수처법상 수사관 정원은 40명 이내(파견 검찰 수사관 포함)다.

문제는 앞으로다. 사의를 밝힐지 고민하는 검사와 수사관이 상당수라고 한다. 공수처 내부에선 김 처장과 여 차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크다. 익명을 요구한 공수처 관계자는 “현재 구성원들은 처·차장 때문에 집단 우울증에 걸려 있고, 자포자기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 처장은 여야의 눈치를 번갈아 보며 중심을 잡지 못하고, 여 차장은 수사와 관련해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무리한 지시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휘부가 소신 없이 지휘부 뜻대로만 움직이는 검사 등을 우대하고, 반대 목소리를 내면 한직으로 보내는 등의 행태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일각에선 “일을 제대로 하기에는 조직 규모가 너무 작고, 정치적 입김에 취약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공수처법 등 관계 법령이 엑소더스의 근본 원인”이라는 하소연도 나온다.

공수처는 지난달 새로운 CI(Corporate Identity) 발표(18일)에 이어, 현판식(26일)을 했다. 김 처장을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실망스러운 모습도 보여드렸지만, 새 CI의 현판식을 계기로 일신우일신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구성원 지지를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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