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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조문 못한 외교 참사” 한덕수 “장례미사가 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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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외교·국방·통일 분야)의 최대 쟁점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조문 취소’ 논란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시작부터 “대통령실의 외교 무능”이라며 총공세를 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다른 나라 정상들은 교통이 혼잡해도 참배장소까지 걸어서 조문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됐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통령은 조문 현장에 안 갔다”며 “사실상 ‘외교 참사’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 부부는 조문은 참석하지 않고, 리셉션과 장례미사에만 참석했는데 마치 상갓집에 가서 조문은 하지 않고 육개장만 먹고 온 격”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왼쪽)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날 정부 측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권영세 통일부 장관(오른쪽), 이 국방부 장관 등이 출석했다. 오늘(21일)은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다. [뉴시스]

민홍철 민주당 의원(왼쪽)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날 정부 측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권영세 통일부 장관(오른쪽), 이 국방부 장관 등이 출석했다. 오늘(21일)은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다. [뉴시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조문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는 성당에서 하는 장례미사이고 이것이 국장(國葬)이라고 봐야한다”며 “장례미사 당시 전 세계 정상 약 500명이 모여있고 윤 대통령 곁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앉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 왕실과도 협의해서, 일찍 도착하지 못한 정상들은 미사가 끝난 이후에 조문록을 작성하는 것으로 협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일각에서 말하는 ‘외교 참사’라는 용어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뉴욕 출장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 대신 출석한 조현동 1차관도 “워낙 많은 정상이 같은 시간대에 도착했기 때문에 도착 슬롯(착륙 배정 시각)도 처음부터 영국 측과 긴밀히 협의했다”며 “영국 측도 대통령 일행에 대해 충분히 의전을 갖춰 대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조문외교마저 국내 정쟁으로 몰아가는 행태는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윤상현 의원)며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영빈관 신축 논란도 전날에 이어 연이틀 중요한 쟁점이었다. “영빈관 신축 사업이 김건희 여사의 지시였느냐”는 윤상현 의원의 질문에 한 총리는 “예산이 그렇게 반영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총리가 전날 영빈관 신축 문제를 신문보고 알았다고 했는데 정말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총리는 “모든 예산 항목을 다 파악하고 있을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야당 의원들이 맹공을 퍼붓는 과정에서 논란도 일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서울지구병원이 대통령 전용 병원이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너무 멀어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대통령 전용 병원을 밝히는 것 자체에 대해 저는 동의할 수 없다. 어떻게 그런 것을 밝히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의원을 향해 “대통령의 안위가 걸린 문제야”라고 항의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그게 무슨 비밀이냐”고 반박하는 등 회의장에서도 고성이 오갔다.

한편 한 총리는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자동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최혜국 대우 조항 위반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한·미 FTA 규정 등은 이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제소는) 최후의 방법으로 보고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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