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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애플 앱 가격, 10월부터 25% 인상...인플레 부추기는 앱마켓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애플이 다음 달 부터 국내 앱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앱 및 인앱 결제 가격을 올린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애플 로고와 앱스토어. [AFP=연합뉴스]

애플이 다음 달 부터 국내 앱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앱 및 인앱 결제 가격을 올린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애플 로고와 앱스토어. [AFP=연합뉴스]

다음 달부터 아이폰 사용자들이 쓰는 모바일 앱과 인앱(in-app) 결제 가격이 오른다. 애플의 iOS 앱 가격 정책에 따른 인상이다. 안드로이드 앱 마켓으로 가격 도미노가 이어질 경우, 국내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슨일이야

애플은 19일(현지시간) 애플 개발자 홈페이지에 “이르면 다음달 5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의 앱 및 앱 내 구입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인상 국가는 한국과 칠레ㆍ이집트ㆍ일본ㆍ말레이시아ㆍ파키스탄ㆍ폴란드ㆍ스웨덴ㆍ베트남ㆍ유로화를 사용하는 모든 지역이다. 정기적으로 자동 결제되는 구독 요금은 이번 인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애플 측은 “개발사 측에서 변동된 인상 가격을 (정기 구독 요금에) 적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 앱스토어는 입점한 개발사가 앱이나 앱 내 유료 콘텐트 가격을 0.99 달러 구간(티어, tier)으로만 책정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앱 개발사는 0.99달러(1구간)→1.99달러(2구간)→2.99달러(3구간) 등 총 87개의 구간 중에서 소비자 판매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이 구간은 앱스토어가 진출한 각국 현지 통화별로 책정된다. 현재 한국 앱스토어의 1구간 가격은 1200원, 2구간은 2500원, 3구간은 3900원 등으로 원화 기준이다. 10월 5일 이후로는 이 구간이 1500원, 3000원, 4400원 등으로 바뀐다. 구간별로 약 25%가량 가격이 오른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게 왜 중요해

①소비자 부담 증가: 소비자에게 청구되는 앱 가격 혹은 앱 내 유료 콘텐트 가격이 오른다. 예를 들어, 아이폰 사용자가 현재 2구간 가격인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구입할 때 결제액은 현재 2500원에서 10월 5일 이후엔 3000원으로 인상, 500원(25%) 더 비싸진다. 네이버웹툰의 유료결제 화폐인 ‘쿠키’ 값도 현재 10개에 1200원, 49개에 5900원에서 인상 후엔 각각 1500원, 7500원으로 바뀐다.

② 디지털 경제 인플레 가속화: 인앱결제 의무화에 이어 앱 가격까지 인상되면서 디지털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앱 분석기관 ‘앱토피아’에 따르면 미국 내 앱스토어의 평균 인앱 결제액은 지난 7월 기준 전년 동기대비 40% 올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상승률인 9%나 미국 평균 물가상승률 8.5%를 뛰어 넘은 수치다. 앱토피아 측은 ”애플의 개인정보 강화 조치 여파로 앱 개발사들이 유료 앱 가격을 인상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애플의 인앱 결제 수수료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애플이 앱 개발사에 인앱 결제 수수료를 부과할 때, 부가가치세(10%)까지 더한 금액으로 과다 징수하고 있다는 게 한국모바일게임협회의 주장이다. 협회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피해액은 3450억원“이라며 애플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애플은 왜 가격을 올렸나 

그동안 애플은 환율, 세금, 정부 규제 등 국가별 환경을 반영해 앱스토어 가격을 다르게 조정해왔다. 그러나 이번 가격 인상과 관련, 애플은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달러화 강세 현상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한다. 블룸버그는 20일 ”달러 강세가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앱스토어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인상은 상당히 폭이 크다.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인앱 결제를 주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389원이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가격 인상 이유 등에 대해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앱 가격엔 영향 없나  

애플 앱스토어와 달리,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개발사가 원하는 가격을 해당 국가의 통화로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발사가 적정 가격을 1000원으로 책정했다면 플레이스토어에는 그대로 올릴 수 있지만 앱스토어에서는 최소 단위인 1구간 가격(1500원)을 내야한다. 애플이 객관식이라면 구글은 주관식인 셈.

그러나 현실적으론 애플의 가격 인상이 안드로이드 앱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iOS 사용자와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앱 결제액에 차이가 커지면, 개발사가 ‘가격 차별 해소’를 명목으로 안드로이드 가격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2019년 안드로이드 이모티콘 가격을 2200원에서 2500원으로 인상했다. iOS 앱 가격이 오른 지 1년 후였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앱 가격이 올랐다고 당장 안드로이드 앱 가격까지 올리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같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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