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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도피 쌍방울 계열사 전 대표 귀국…檢, 두산본사 압수수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해외로 도피했던 쌍방울 그룹 계열사의 전 대표이사가 지난 19일 자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뉴스1

해외로 도피했던 쌍방울 그룹 계열사의 전 대표이사가 지난 19일 자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뉴스1

해외로 도피했던 쌍방울 그룹 계열사의 전 대표이사 이모씨가 지난 19일 자진 귀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쌍방울의 횡령·배임 혐의에 관여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성남지청도 서울 중구 두산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인터폴 수배된 쌍방울 계열사 전 대표 조사 중 

20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쌍방울 계열사 전 대표이사 이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씨는 검찰이 쌍방울그룹의 배임·횡령 등 혐의로 수사에 나서자 약 3개월 전 출국해 프랑스에 체류하고 있었다.
검찰은 지난달 중순 쌍방울 그룹 전·현직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할 당시 이씨 등 측근들에 대한 인터폴 수배도 함께 요청했다. 프랑스에 머물던 이씨는 최근 자진 귀국 의사를 검찰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부터 이틀째 이씨를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올해 초 쌍방울의 거래 내역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해 대검찰청에 통보했다. 쌍방울 그룹은 지난 2020년 4월 45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쌍방울 측이 발행한 전환사채는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대주주인 착한이 인베스트를 거쳐 지난해 6월 5명에게 매각됐고, 이들 5명은 매수 당일 전환청구권 행사해 45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 쌍방울 경영진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회장은 지난 5월 31일 싱가포르로 출국해 현재 태국에 머물고 있다. 양선길 회장도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다.

지난 7일 수원지검이 압수수색에 나선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소통협치국 소통협력과 사무실의 모습. 뉴스1

지난 7일 수원지검이 압수수색에 나선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소통협치국 소통협력과 사무실의 모습. 뉴스1

2020년 쌍방울 그룹의 한 계열사 대표이사를 지낸 이씨는 현재 쌍방울그룹의 등기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쌍방울의 배임·횡령 사건 등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또 김 전 회장 등 해외에 체류 중인 쌍방울 관계자의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쌍방울 그룹 임직원들이 최근까지 김 전 회장이 머무는 태국을 오간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을 범인도피 혐의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과의 유착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지난 17일 민간 대북 교류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A씨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쌍방울 그룹 계열사인 나노스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검찰은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가 쌍방울 그룹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두산그룹 본사 압색…성남FC 수사 본격화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20일 오전부터 서울시 중구 두산건설 본사로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전산실 등 서버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두산건설과 성남FC, 성남시청 등 20여곳에 대해 이뤄진 압수수색의 연장선이라고 한다. 검·경이 성남FC 관련으로 두산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구단주로 있던 성남FC가 2014~2016년 두산건설에서 56억 3000만원의 광고 후원금을 유치했고, 성남시는 2015년 7월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평을 상업용지로 용도를 변경해주면서 불거졌다. 용적률과 건축 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늘려주고 전체 부지의 10%를 기부채납받는 조건이었다.

2014년 10월 두선건설이 성남시에 보낸 공문. 4번에 ″1층 일부를 공공시설 제공 또는 성남FC 후원 등의 방법으로 공공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해 검토 반영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기인 경기도의원 제공

2014년 10월 두선건설이 성남시에 보낸 공문. 4번에 ″1층 일부를 공공시설 제공 또는 성남FC 후원 등의 방법으로 공공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해 검토 반영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기인 경기도의원 제공

두산그룹이 1991년 72억원에 샀던 이 부지에 들어선 지상 27층, 지하 7층 규모의 건물에는 현재 ㈜두산 등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현재 이 땅의 평가가치는 1조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가 용지 변경으로 두산 측에 막대한 이익을 줬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두산건설이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는 과정에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관여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정 실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땐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경기지사로 재직할 당시엔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낸 이 대표의 ‘복심’으로 불린다.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일할 당시 성남FC 창단과 운용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문서 상당수 결재라인에 정 실장이 이름을 올리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지난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관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두산건설과 성남FC, 성남시청 등에서 압수수색했다. 뉴시스

지난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관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두산건설과 성남FC, 성남시청 등에서 압수수색했다. 뉴시스

정 실장은 성남시에 재직할 당시 14차례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는데 이 중 4차례가 성남FC와 관련된 출장이었다고 한다. 2015년 2월 태국 브리람 출장과 2015년 3월 중국 광저우 출장 등 2차례는 성남FC가 출장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압수수색 당시 정 실장의 자택을 대상지에 포함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이 대표에 대해 특가법상 제3자 뇌물제공 혐의가 인정된다는 의견의 보완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하면서 당시 주도적으로 실무를 담당한 성남시 공무원 1명도 같은 혐의의 공동정범으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공무원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이후 경기도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은 아직 이들을 불러서 조사하진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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