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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해외 걸작 첫 공개…피카소·고갱 등 97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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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 ( 독서 ), 1917-1918, 캔버스에 유채 , 46.5x57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 ( 독서 ), 1917-1918, 캔버스에 유채 , 46.5x57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카미유 피사로, 퐁투아즈 곡물 시장,1893, 캔버스에 유채,46.5x39cm,이건희컬렉션[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카미유 피사로, 퐁투아즈 곡물 시장,1893, 캔버스에 유채,46.5x39cm,이건희컬렉션[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중 고갱, 달리, 르누아르 등 해외 걸작 회화 7점과 피카소의 도자 90점을 선보이는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21일 개막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서 21일 개막 #피사로, 르느와르, 미로 등 회화 7점 #피카소 도자 작품만 90점에 달해 # 서울관에선 이중섭 전시 중

지난해 고(故) 이건희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1488점 중 해외 여덟 명의 작품 총 97점을 선보이는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이다. 기증 1주년 기념전에 나왔던 모네를 제외하면 이번에 모두 처음 공개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8인의 작가들은 모두 19세기 말 ~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했다. 정치·경제와 함께 과학, 문화가 함께 융성해  ‘아름다운 시절(벨 에포크)’이라 불렸던 때다.

당시 파리는 국제적인 미술의 중심지로, 프랑스 국적의 고갱, 르누아르, 모네, 피사로 이외에 스페인 출신의 달리, 미로, 피카소, 러시아 출신의 샤갈도 파리에서 활동했다. 이들은 파리에서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혹은 동료로 만나 20세기 서양 현대미술사의 흐름을 함께 만들어갔다.

전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피카소의 도자는 1948~1971년에 제작된 ‘피카소 도자 에디션’을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피카소가 회화, 조각, 판화 작품에서 활용했던 다양한 주제와 기법들이 응축된 작품들이다.

피사로와 고갱 

 폴 고갱 , 센강 변의 크레인,1875, 캔버스에 유채,77.2x119.8cm,이건희컬렉션[사진 국립현대미술관]

폴 고갱 , 센강 변의 크레인,1875, 캔버스에 유채,77.2x119.8cm,이건희컬렉션[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카미유 피사로(1830-1903)와 폴 고갱(1848-1903)은 스승과 제자 사이였다. 피사로는 인상주의 풍경화의 거장으로, 이번 전시에선 신인상주의 점묘 기법이 주로 사용된 '퐁투아즈 곡물 시장'(1893)을 볼 수 있다. 시장 풍경은 그가 자주 그리던 주제 중 하나다.

피사로는 인상주의 미술 운동을 주도했던 것에서 더 나아가 60대의 나이에 젊은 작가들이 주축이 된 신인상주의 미술 운동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고갱, 반 고흐, 앙리 마티스, 폴 세잔 같은 미래의 거장들이 화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스승이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되는 고갱의 '센강 변의 크레인'(1875)은 증권 거래소 직원으로 일하던 고갱이 인상주의 미술을 접하고 미술 수업도 받으며 그린 초기작 중 하나다.

모네와 르느와르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 1917-1920, 캔버스에 유채,100x200.5cm, 이건희컬렉션[사진 국립현대미술관]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 1917-1920, 캔버스에 유채,100x200.5cm, 이건희컬렉션[사진 국립현대미술관]

클로드 모네(1840-1926)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는 인상주의 그룹 내에서도 유독 친분이 두터웠다.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7-1920)과 르누아르의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독서)'(1917-1918)는 두 거장의 예술 세계가 응축된 말년의 역작으로 눈길을 끈다.

미로, 달리, 피카소, 샤갈  

 호안 미로 , 회화, 1953, 캔버스에 유채 , 96x376cm.이건희컬렉션 ⓒ Successió Miró / ADAGP, Paris - SACK, Seoul, 2022[사진 국립현대미술관]

호안 미로 , 회화, 1953, 캔버스에 유채 , 96x376cm.이건희컬렉션 ⓒ Successió Miró / ADAGP, Paris - SACK, Seoul, 2022[사진 국립현대미술관]

 피카소, 황소,1955, 백토, 화장토 장식, 나이프 각인, 31x21x26cm, 이건희컬렉션[사진 국립현대미술관]

피카소, 황소,1955, 백토, 화장토 장식, 나이프 각인, 31x21x26cm, 이건희컬렉션[사진 국립현대미술관]

한편 파블로 피카소(1881~1973), 호안 미로(1893-1983), 살바도르 달리(1904~1989)는 파리의 스페인 화가들이었다. 세 사람은 파리에서 서로를 처음 만났고, 특히 달리와 미로는 피카소를 만나기 위해 처음 파리를 방문하기도 했다. 전시엔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1940), 사람, 새, 별이 있는 밤의 풍경을 추상화한 미로의 '회화'(1953)와 피카소의 도자를 함께 배치했다.

1940년대 말 남프랑스에서 피카소와 처음 조우한 마르크 샤갈(1887-1985)의 작품 '결혼 꽃다발'(1977-1978)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결혼 꽃다발'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 사랑했던 아내 벨라의 죽음 등 과거의 수많은 고난을 겪은 샤갈이 말년에 되찾은 새로운 사랑과 행복의 순간을 담아낸 작품이다.

피카소의 도자로는 둥근 몸체의 주전자의 입체적 형태를 이용해 투우사를 향해 돌진하는 듯한 황소의 강렬한 모습을 표현한 '황소', 말년에 삶을 함께 한 자클린 로크를 모델로 한 '이젤 앞의 자클린' 등 다양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자연과 어우러진 과천관에서 서양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국내에서도 편히 관람하고 이건희컬렉션의 미술사적 가치도 함께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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