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제명해야죠' 문자 논란…유상범, 與윤리위원 사퇴

국민의힘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언급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문자메시지가 노출돼 논란이 일자 윤리위원에서 물러나겠다고 19일 밝혔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오늘 자로 당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직을 사퇴한다”고 글을 올렸다.

유 의원은 “저의 이번 불찰로 인해 당 윤리위원회의 공정성, 객관성이 조금이라도 의심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촬영된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에 정 비대위원장이 유상범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보인다. 국회사진기자단

아울러 “본의 아니게 심려 끼쳐 드린 점 거듭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유 의원의 윤리위원직 사임을 수락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해당 문자가 공개된 것은 본인 의도와 상관없이 결론적으로 향후 중앙윤리위 직무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밝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김성룡 기자

이날 오전 국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징계에 대해 언급한 정진석 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이 촬영됐다. 정 위원장이 유 의원에게 “중징계 중 해당 행위 경고해야지요”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유 의원은 “성 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장을 보낸 내용이었다.

당 윤리위가 오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고기’ ‘양두구육’ 등 발언을 한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 같은 문자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리위원과 비대위원장이 경찰 수사 결과를 예측하며 징계를 상의하고 지시를 내린다”고 반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상범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 내용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정 위원장은 그러나 해당 문자메시지가 지난달 13일 주고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휴대폰에 뜬 제 문자는 지난달 8월 13일에 제가 유상범 의원에게 보낸 문자”라며 “8월 13일 저는 비대위원장이 아니었고 평의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고 하도 기가 막혀서 우리 당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라며 “이 (전) 대표는 어떻게든 비대위와 윤리위를 엮고 싶은 모양이지만, 저는 윤리위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