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에 수익률 2000% 안겼다…테슬라 쫓는 전기차 2위 업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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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중국 베이징에서 BYD의 M6 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대형 화면 왼쪽)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화면 가운데)도 참석해 대화를 나눴다. AP=연합뉴스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2008년부터 3000억원 이상 투자했던 중국의 완성차 업체 비야디(比亞迪‧BYD)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2인자 리커창 총리도 최근 BYD의 선전(深圳) 본사를 방문해 전기차 생산을 장려했다. BYD처럼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 부품 공급망을 확보해야 전기차 시대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은 ‘왜 BYD의 성장에 주목하는가’ 보고서를 통해 안전성과 저비용을 내세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기반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개발하고, 구동 모터와 인버터 등 전동화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자회사를 직접 설립한 점 등을 BYD의 성장 전략으로 꼽았다.

“워런 버핏 초기 투자로 수익률 2000%”

보고서에 따르면 BYD는 2003년 시안친촨자동차(西安秦川汽车) 인수로 완성차를 만들기 시작한 뒤 F3 등 중대형 세단을 내세워 연간 50만 대가량을 꾸준히 판매해왔다. 지난 3월부터 내연기관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고, 전기차에만 집중하고 있다. BYD는 2010년부터 전기버스 생산을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 1위 전기버스 기업이 됐다. 올해 1∼7월 전기차 판매량은 41만 대로 테슬라(62만9000대)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1년 6월 선전 증시에 상장된 BYD 주식은 당시 공모가로 주당 18위안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270위안(약 5만3500원)에 거래된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상장 전인 2008년 BYD 주식 2억2500만 주를 약 2억3000만 달러(약 3200억원)에 매입했다. 현재도 전체 주식의 18.9%인 2억7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 수익률이 2000%가 넘는다.

리커창 총리도 지난달 BYD의 광둥성 선전 본사를 찾았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중국의 전기차 생산과 구매를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달 17일 중국 광동성 선전의 혁신공원을 방문했다. 이날 리 총리는 BYD 선전본사도 찾았다. 신화=연합뉴스

BYD는 2010년 일본의 한 자동차부품 업체를 인수했다. 현지에서는 도요타보다 꼼꼼하게 품질을 관리해 일본인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최근 BYD 인수된 이 업체의 직원이 당시 85명에서 최근 120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현재 BYD에 금속 재질 형틀을 공급하는 이 업체 대표는 “인수 당시에는 기술 유출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독일 완성차 업체 아우디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BYD의 핵심 인력들이 차체 내부 주름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깐깐하게 납품 상황을 점검한다.

배터리·모터·칩 자체 생산 능력

BYD는 자율주행 분야처럼 투자비가 많이 발생하는 분야는 중국의 정보기술(IT) 업체 바이두 등과 협력하는 전략을 써 제품 가격을 낮춘다. 한자연은 저렴한 가격에도 양호한 품질을 제공하는 점이 BYD의 또 다른 성장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해외 완성차 업체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 독일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Y나 중국에 진출할 일본 도요타의 전기차 BZ3에 배터리를 납품하기도 한다.

이호중 한자연 연구전략본부 책임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저비용 전기차의 위탁 생산자로 변신하거나 다른 완성차 업체와 공동 개발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BYD는 배터리와 모터에 차량용 반도체까지 대부분 부품 자체 조달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완성차 업체”라며 “중국의 탄탄한 내수 시장을 감안할 때 한동안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