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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위 과일왕' 제치고 먼저 홍콩증시 입성한 中 과일업체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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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에서 첫 번째 과일 유통 상장사가 나왔다.

9월 5일, 훙주궈핀(洪九果品)이 홍콩 증시에 입성했다. 발행가는 주당 40홍콩달러(7029원)다. 시가총액(시총)은 186억 8300만 홍콩달러(3조 2833억 5042만 원)에 달한다. 훙주궈핀의 상장은 중국의 또 다른 대형 과일 유통업체 바이궈위안(百果園)에 앞섰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사진 홍콩경제일보]

[사진 홍콩경제일보]

중국 최대 매출 규모 기록한 과일 업체 제친 훙주궈핀

훙주궈핀은 약 20년간 촘촘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중국 컨설팅업체 줘스쯔쉰(灼識咨詢·China Insights Consultancy)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매출 기준 훙주궈핀은 중국 최대 두리안 유통업체다. 훙줘궈핀은 두리안 외에도 용과, 망고스틴, 용안 등 열대과일을 유통하는 상위 5대 업체 중 하나(2021 매출 기준)에 속한다.

[사진 CBN Data/pexels]

[사진 CBN Data/pexels]

바이궈위안 등 다른 과일 유통업체가 가맹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해온 반면, 훙주궈핀은 체계적인 제품 포트폴리오화와 ‘엔드 투 엔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왔다. 훙주궈핀은 ‘과일왕’ ‘두리안왕’ 등으로 불리며 바이궈위안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 둘을 두고 ‘남쪽의 바이궈’ ‘서쪽의 훙주’라 일컬으며 과연 어느 쪽이 먼저 기업공개(IPO)에 성공할지 비교하기도 했다.

관련 통계를 비교했을 때, 바이궈위안이 중국 최대 과일 유통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2021년 과일 매출액 기준 바이궈위안은 중국 내 과일 유통업체 중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동시에 같은 기간 과일 전문 판매업체 매출액을 비교했을 때에도 바이궈위안의 매출액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매출 규모는 2위 업체보다 2.8배 큰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중국 과일 업계에서 최대 유통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CBN데이터(CBN Data)에 따르면 2022년 5월 기준, 바이궈위안 오프라인 매장은 5351개로 나타났다. 바이궈위안 매장은 중국 내 총 130여 개 도시에 분포했다. 그중에서 직영 매장은 15개, 가맹점은 5336개로 가맹점 비율이 전체의 99.72%를 차지하고 있다.

바이궈위안이 가맹점을 등에 업고 자체 브랜드 강화에 힘쓰고 있는 상황 속, 훙주궈핀이 이를 따돌리고 상장에 먼저 성공한 원인은 무엇일까?

총이익 하락세 면치 못하다가 3년 만에 매출 2조원 육박하게 된 비결

훙주궈핀이 공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훙주궈핀은 주로 중국,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생산되는 과일을 유통하고 있다. 9월 7일 현재, 훙주궈핀은 두리안, 망고스틴, 용안, 용과, 체리, 포도 등을 핵심으로 총 49종을 아우르는 과일 상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 덕분에 훙주궈핀은 중국 최대 PB(자사브랜드) 과일 유통업체이자 최대 동남아 수입 과일 유통업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훙주궈핀의 수익도 해마다 오름세를 이어왔다. 특히 2019~2021년 훙주궈핀의 매출은 각각 20억 7800만 위안(4118억 8038만 원), 57억 7100만 위안(1조 1440억 4304만 원), 102억8000만 위안(2조 378억 440만 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억 2800만 위안(452억 100 만 원), 6억 6200만 위안(1312억 2826만 원), 10억 9000만 위안(2160억 7070만 원)을 기록했다. 복합연간성장률(CAGR)은 118.5%에 이른다.

[사진 洪九果品 공식홈페이지]

[사진 洪九果品 공식홈페이지]

올해에도 훙주궈핀은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5월 훙주궈핀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45억 7600만 위안(9072억 8352만 원)에서 57억 2500만 위안(1조 1356억 1100만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억 4500만 위안(1477억 1115만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9.6% 올랐다.

다만 총이익은 지난 수년간 내림세를 면치 못하다가 올해 5월부터 개선되기 시작했다. 2019년 3억 9300만 위안(779억 4369만 원) 규모에 그쳤던 총이익은 2022년 1~5월 11억 2300만 위안(2227억 2459만 원)으로 훌쩍 뛰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실적 향상을 가리켜 그간 훙주궈핀이 ‘엔드 투 엔드’ 공급망 모델을 도입해 유통 전 과정에 까다로운 표준을 적용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훙주궈핀의 엔드 투 엔드 공급망은 ▲산지 직거래나 벤더 및 계약재배형태 ▲중간 단계 제거로 거래비용 대폭 절감 ▲디지털 기반의 유통망 구축 ▲잔국 판매망에 그리드 시스템 도입 등의 특징을 지녔다.

게다가 신소비 판매 채널의 확대도 훙주궈핀의 공급망 개선에 한몫했다. 코로나19 이후 커뮤니티 공동구매, 커뮤니티 신선식품 체인점, 전자상거래 당일배송 등의 신소비 개념 등장과 관련 판매 채널 증가는 훙주궈핀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9년 4억 7100만 위안(935억 5473만 원)에 이르던 신소비 유통채널을 통한 매출은 2021년 21억 3300만 위안(4236억 1380만 원)으로 대폭 늘었다. 그중 커뮤니티 공동구매를 통한 2021년 훙주궈핀의 매출은 5억 4400만 위안(1080억 3840만 원)으로 2020년(3950만 위안, 78억 4628만 원)보다 1277.5% 증가했다.

빠르게 증가하는 中 과일 소비량, 훙주궈핀 미래도 ‘기대’

중국은 세계 최대 과일 소비국이다. 줘스쯔쉰 통계에 따르면 중국 신선 과일 유통 시장 규모는 2017년 9390억 위안(186조 4196억 7000만 원)에서 2021년 1조 3400억 위안(266조 1508억 원)으로 증가, CAGR은 9.2%를 기록했다.

[사진 신랑재경]

[사진 신랑재경]

중국인 1명당 연평균 과일 소비량도 늘었다. 2017년 약 46㎏에서 2021년 57 ㎏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인 적정 식단 지침’에서 발표한 73 ㎏~128 ㎏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업계는 중국 신선 과일 유통 시장이 지속 확대되면서 2026년 2조 700억 위안(410조 8535억 9999만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업그레이드에 따라 값비싼 열대과일 섭취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줘스쯔쉰은 두리안·체리·망고스틴·용안·용과를 연매출 100억 위안 규모 이상 과일 품목(2021년 매출액 기준) 중 매출 오름세가 가장 빠른 5대 과일로 꼽았다. 이는 열대과일을 대표 유통 과일로 내세운 훙주궈핀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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