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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좋아해요"…테니스계 뒤집은 코트 아이돌, 한국 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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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의 나이로 US오픈 우승을 차지한 라두카누. 19일 올림픽코트에서 개막하는 코리아오픈에 출전한다. AP=연합뉴스

19세의 나이로 US오픈 우승을 차지한 라두카누. 19일 올림픽코트에서 개막하는 코리아오픈에 출전한다. AP=연합뉴스

 2021년 혜성처럼 등장해 10개월 만에 세계 '톱10'까지 오른 여자 테니스의 신성.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팔로워 340만 명을 거느린 코트의 아이돌. 영국 여자 테니스의 간판 에마 라두카누(20)다. 그가 지난 17일 한국에 왔다.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코트에서 개막하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본선(32강)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지난해 US오픈 후 수퍼스타가 된 라두카누. AP=연합뉴스

지난해 US오픈 후 수퍼스타가 된 라두카누. AP=연합뉴스

라두카누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랭킹 150위의 무명 선수였다. 지난해 이맘때 19세의 나이로 2021 US오픈에서 우승하며 '벼락 스타'가 됐다. 단 한 차례 우승으로 그는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기 때문이다. 라두카누는 당시 US오픈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또 예선 3경기와 본선 7경기 등 총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상대에게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무실 세트) 우승'을 달성했다. 2014년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7년 만의 진기록이었다. 무엇보다 영국 여자 선수로는 버지니아 웨이드(1977년 윔블던) 이후 44년 만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

영국은 라두카누에 열광했다. 테니스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켜준 그에게 당시 보리스 존슨 총리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소녀처럼 앳된 외모에 톡톡 튀는 발랄함을 갖춘 라두카누는 단 번에 수퍼 스타 반열에 올랐다. 아시아·유럽·북미도 라두카누에게 반했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스타성을 지닌 덕분이다. 그는 중국계 어머니와 루마니아계 아버지를 뒀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고, 3세 때 영국으로 이민했다. 런던에서 자랐다. 지난 6월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라두카누는 포르쉐(자동차), 티파니(보석), 디올(화장품), 에비앙(음료), 보다폰(통신) 등 다국적 유명 브랜드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훈련한 영국 테니스 스타 라두카누. [사진 라두카누 인스타그램]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훈련한 영국 테니스 스타 라두카누. [사진 라두카누 인스타그램]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훈련한 영국 테니스 스타 라두카누. [사진 라두카누 인스타그램]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훈련한 영국 테니스 스타 라두카누. [사진 라두카누 인스타그램]

라두카누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팀 토트넘의 팬으로 유명하다. 훈련 때 토트넘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라두카누는 "원래 축구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며 "코치와 트레이너 등 주위 팀원들이 모두 토트넘을 좋아해 저도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라두카누는 토트넘 골잡이 손흥민의 팬이다. 라두카누는 "어떤 종목이든 아시아 선수가 뛰는 경기는 관심 있게 보는 편"이라며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좋아한다. 자느라 오늘(19일) 새벽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두카누는 이번 대회를 통해 부활을 꿈꾼다. 지난 7월 세계 10위까지 올랐던 그가 최근 깊은 슬럼프에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디팬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섰던 올해 US오픈 여자 단식 1회전에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앞서 올해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도 모두 2회전에서 짐을 쌌다. 두 달 만에 83위까지 떨어졌다. 어린 나이에 정상에 선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선 '원 히트 원더(반짝 히트하고 잊히는 인물)'가 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코리아오픈 기자회견에 참석한 라두카누. 연합뉴스

18일 코리아오픈 기자회견에 참석한 라두카누. 연합뉴스

라두카누는 "다시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전 의식도 있고, 작년에는 다소 소홀했던 연습도 올해는 충실히 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를 잔뜩 별렀다. 그는 이어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좋은 기회"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라두카누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다. 코리아 오픈을 재기 무대로 삼은 이유에 대해 그는 "한국인 친구와 함께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한국에 오고 싶었다. 엄마가 중국 사람이라 한국 음식도 많이 접한 편"이라며 "예전 코리아오픈에 나왔던 선수들이 많이 추천했고, 한국계인 크리스티 안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한국과 서울은 항상 오고 싶은 곳이었다"고 말했다. 코리아오픈 단식 1회전에서 우치지마 모유카(125위·일본)와 맞대결하는 라두카누는 "시간이 되면 서울을 돌아보며 한국 음식 등을 구경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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