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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한·일관계 그랜드바겐 방식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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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정부는 북한이라는 특정한 교우(a friend in his classroom)에만 좀 집착해 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보도에서 윤 대통령이 그동안 문재인 정부 시절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정치적인 쇼”라고 평가해 왔다는 점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경색된 한·일 관계 해법과 관련해선 “그랜드바겐(grand bargain·일괄 타결) 방식으로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5박7일 일정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위해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회색 넥타이를, 김건희 여사는 검은색 투피스 정장을 입고 출국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20일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이를 계기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후속 조치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 “문재인 정부, 북한이라는 특정 친구에만 집착”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도 추진한다. 성사된다면 2년10개월 만의 한·일 양자회담으로, 강제징용 문제 등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다만 일본 정부는 유엔총회 일정 중 한·일 공식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산케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한국 정부가 발표한 한·일 정상회담은 일본 측이 신중한 자세를 굽히지 않아 실현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약식회담 정도는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23일엔 캐나다 오타와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한·캐나다 정상회담을 한다.

윤 대통령의 출국길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윤 대통령 내외를 환송했다. 윤 대통령은 공항에서 이 장관에게 태풍 난마돌과 관련해 “과하다 싶을 정도까지 엄중하게 대처해 달라”고 말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대통령실이 18일 공개한 윤 대통령의 미 뉴욕타임스 인터뷰 발언 원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한 핵과 관련해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확장 억제를 내실화하고 강화하는 것에서 해답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확장 억제’는 미국의 핵 억제력을 동맹국 또는 우방국까지 확장하는 전략을 말한다. 윤 대통령은 “(확장 억제에는) 미국 영토 내에 있는 핵무기를 유사시에 사용하는 것뿐 아니라 북한의 핵 도발을 억지할 수 있는 모든 패키지를 총체적으로 망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모든 패키지’엔 핵우산 전략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해선 “북핵 위협에 대응해 동북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방어체계”라고 설명하며 “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이 불만을 가진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주권 사항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중국 견제 성격이 있는 ‘칩4’(한·미·일·대만 반도체 동맹)에 대해서도 “예비회담에 참석할 예정이고, 모두에게 필요하고 합당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방한했을 때 윤 대통령이 만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나의) 휴가 때문에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은 어렵다고 양국 간에 이미 양해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선 “절대 아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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