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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매력 국가, 코리아] 드라마부터 영화·음악까지…세계인 사로잡는 'K-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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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최고, 최연소. 올해 한국문화계 뉴스에는 이같은 표현이 쉴 새 없이 등장하며 새로운 역사를 알렸다. 2000년대 초 이른바 ‘한류’라 불리며 태동한 한국문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돌풍, 방탄소년단(BTS) 신드롬, 영화 ‘기생충’(2018)의 아카데미 4관왕 등의 변곡점을 지나며 거침없이 확장했고, 올해 한층 만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올해 한국 문화·스포츠계는 각종 ‘최초’ 기록들을 세우며 역사를 써내려갔다. 제74회 에미상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비영어 작품 최초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이정재 AP=연합뉴스, AP=뉴시스

올해 한국 문화·스포츠계는 각종 ‘최초’ 기록들을 세우며 역사를 써내려갔다. 제74회 에미상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비영어 작품 최초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이정재 AP=연합뉴스, AP=뉴시스

 그 정점에는 K팝, K무비에 이어 K드라마 열풍까지 열어젖힌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하 ‘오겜’)이 있다. 지난해 9월 17일 공개된 ‘오겜’은 자본주의의 냉혹한 측면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생존게임과 상징물로 담아내 단숨에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넷플릭스가 공식 집계한 역대 TV쇼 순위(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 시간)에서 ‘오겜’은 16억5045만 시간을 기록하며 역사상 최고치 자리에 올랐다. 세계 곳곳에서 초록색 트레이닝복과 분홍색 진행요원 옷을 따라 입었고, 한국에서도 사라져가던 달고나를 만들기 위해 설탕을 휘젓는 풍경이 넘쳐났다.

 이런 흥행에 지난 1월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배우 오영수가 남우조연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월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 이정재와 정호연이 각각 남·녀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 수상이 줄을 이었다. 그렇게 1년 동안 각종 시상식을 휩쓴 끝에 지난 13일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황동혁)·남우주연상(이정재)을 비롯해 총 6개의 트로피가 ‘오겜’에게 쥐어졌다. 에미상 역사상 최초의 비영어 작품 수상이자, 아시아 국적 배우·감독 수상이었다. 외신들은 일제히 “‘오겜’이 에미상 역사를 만들었다”(뉴욕타임스)고 평가했다.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넘는 K콘텐트의 선전은 한국 영화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5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 ‘브로커’의 송강호가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사상 처음으로 한국이 두 개의 경쟁부문 트로피를 가져오는 역사를 썼다. 이로써 칸 영화제와 에미상 모두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한국인이 차지하는 진귀한 기록도 남게 됐다.

올해 한국 문화·스포츠계는 각종 ‘최초’ 기록들을 세우며 역사를 써내려갔다. 2022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s)에서 K팝 걸그룹 최초로 2관왕을 달성한 블랙핑크 AP=연합뉴스, AP=뉴시스

올해 한국 문화·스포츠계는 각종 ‘최초’ 기록들을 세우며 역사를 써내려갔다. 2022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s)에서 K팝 걸그룹 최초로 2관왕을 달성한 블랙핑크 AP=연합뉴스, AP=뉴시스

 세계 음악시장에서 K팝의 영향력 역시 여전했다. BTS는 올해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에서도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2년 연속 후보로 지명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였다. 지난 5월에는 한국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백악관을 방문해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근절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이 하는 일은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등의 말로 이들을 환대했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지난달 29일 미국 주요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MTV 비디오뮤직어워즈(VMAs)에서 K팝 걸그룹 최초로 2관왕(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 베스트 K팝)을 달성했다. 16일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를 발표하는 이들은 내달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북미·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를 돌며 150만 관객 규모에 달하는 월드투어에 나선다.

 올해는 K클래식의 성과도 빛났다. 지난 6월 북미 최고 권위의 피아노 경연대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선 18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대회 60년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같은 달 열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는 첼리스트 최하영이, 지난 7일 폐막한 독일 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는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각자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높였다.

 스포츠계에선 손흥민이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르며 세계 축구 역사를 다시 썼다. 잉글랜드뿐 아니라 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 등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도 아시아 출신 득점왕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손흥민은 대표팀 에이스로 본선 무대를 누빌 예정이다.

 육상과 수영에서도 우상혁(사진), 황선우 두 ‘괴물’이 등장해 세계무대에서 기량을 펼쳤다. 지난 6월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신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한국 수영에서 세계선수권 메달이 나온 건 박태환의 2011년 상하이 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 이후 11년 만이었다.

 우상혁은 지난 7월 미국 오리건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트랙·필드 선수로는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이었다. 이외 다른 국제 대회들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낸 우상혁은 한국 육상이 그간 상상하지 못했던 월드랭킹 1위(세계육상연맹 공인)에 오르는 쾌거도 이뤘다. 두 선수는 “파리 올림픽에서 함께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공개 격려를 서로 주고받으며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빛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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