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난마돌’ 영향으로 제주 앞바다에 태풍 경보가 발표된 가운데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는 부산과 울산·경남, 그리고 경북 포항 등 영남권 지역 역시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19일 새벽부터 태풍 영향권 예상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난마돌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50㎞ 해상에서 시속 22㎞로 북진 중이다. 중심기압 930hPa(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초속 50m로 태풍 강도는 ‘매우 강’이다.
난마돌은 오는 19일 오전 3시쯤 ‘매우 강’의 강도를 유지한 채 일본 가고시마 북북서쪽 약 130㎞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는 19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난마돌과 가장 가까워지면서 태풍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19일 오전 9시 경남 통영·거제·고성, 오전 10 경남 창원·김해·밀양 그리고 부산, 오전 11시 경남 양산, 낮 12시 울산·경북 경주, 오후 1시 경북 포항이 차례대로 난마돌과 최근접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로썬 이 시기 난마돌은 중심기압 950hPa, 최대풍속 초속 43m의 ‘강’급 규모로 예상된다. 초속 15m 이상의 바람이 부는 ‘강풍 반경’이 380㎞에 이르러, 이들 지역에는 강한 비바람이 불겠다.
부울경 최대 150㎜ 비 내려…초속 35m 강풍도
태풍 영향으로 부산, 울산, 경남 남해안에는 18일 밤(오후 6시~12시) 비가 내리겠다. 이날부터 19일까지 해당 지역에는 50~100㎜의 비가 예상된다. 부산과 울산에서는 15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경남 중부·동부 내륙에는 20~80㎜, 경남 서부 내륙에는 5~4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비는 19일 오후 6시쯤에야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상권 해안에는 18일과 19일 동안 최대순간 풍속이 초속 25~35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남해 동부와 동해 남부에는 최대 10m의 높은 파도도 예보돼 있다. 기상청은 18일 밤부터 남해안 동부와 동해안 남부 지역, 19일 새벽에는 포항 지역까지도 태풍 경보가 내려질 수 있다고 했다.
기상청은 “해안가 침수와 시설물 파손, 안전사고 등의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힌남노 악몽’ 포항제철소 방수벽 설치…마산만 차수벽 재가동
지난 6일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지역의 경우 비상이다. 18일 포항제철소는 수전변전소와 압연라인 주변에 모래주머니와 방수벽을 설치했다. 또 하역설비 및 외부 크레인, 태풍 힌남노로 파손된 구조물, 대형 출입문을 단단히 결속해 강풍에 대비하고 있다. 포항시는 하천 범란에 대비해 주변에 대형 모래주머니를 쌓고 있다.
같은 날 오후 5시쯤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구항 방재언덕에 있는 높이 2m, 길이 200m의 차수벽(기립식 방조벽)을 가동했다. 창원 마산만이 태풍 영향권에 창원 마산만이 들어가면서 파도 높이 2m 정도 될 것으로 예상, 차수벽을 가동했다고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은 설명했다. 차수벽은 지난 6일 힌남노 내습 때도 가동된 바 있다.
학교, ‘원격수업’ 학사 일정 조정
부·울·경 지역 학교의 학사 일정도 대거 조정되고 있다. 이날 오후 부산시교육청은 19일 전면 원격수업을 결정했다. 부산시내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등 약 1000여개 교육시설이 대상이다.
경남도교육청은 기상 상황에 따라 교육지원청 단위로 단축수업, 원격수업, 재량휴업 등을 탄력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울산시교육청도 학교장 재량에 따라 원격수업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중대본 1단계→2단계 격상…지자체 비상 근무 돌입
행정안전부는 18일 정오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태풍·호우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준비를 당부했다.
태풍에 대비해 부산을 비롯한 울산·경남·경북·전남·제주 등 6개 시도에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 중이다. 지자체들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산사태 등 위험지역 4485곳을 미리 살피고, 해안가 위험지역 21곳에 안전선을 설치했다. 7309척의 선박을 대피시키거나 결박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했다.
경남도는 전날 17일 오후 6시부터 일찌감치 재대본 비상 1단계 돌입, 27개 부서 약 150명이 출근해 24시간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18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마친 박완수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도청 간부 공무원들이 총출동해 재해대비시설, 건설현장, 해안 저지대 등 현장 대응상황을 점검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18일 오전 긴급대책회의에서 “태풍이 경남을 직접 통과하지는 않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단 한 명의 인명피해가 없도록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17일부터 태풍 대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간 부산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비상 2단계를 발령했다. 부산시는 시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지하공간 바닥에 물이 차오르거나 하수구가 역류할 경우 즉시 대피하도록 하는 등 ‘지하공간 침수 시 시민 행동요령’을 홍보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 유튜브 채널로 대시민 호소문을 통해 “2주 전 힌남노에 직격탄을 맞은 서구와 수영구, 해운대구 등 해안가 지역에서는 더욱 예의 주시하며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가급적 내일 오전 중에는 안전한 곳에 머물면서 시민 행동 요령을 잘 따라 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울산시도 전날 오후 6시부터 비상 1단계 근무를 발령하고 구·군을 포함 총 186명을 소집했다. 태화강 인근 상습 침수지역인 중구 태화종합시장에는 대형 수중 펌프 7대, 양수기 20대, 모래주머니 4700개를 배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특히 지하에서 영업하는 노래방과 카페, 게임장 등에는 태풍 근접 시간 영업 중지를 요청했다. 또 폭우 시 북구 강동, 울주군 양동 등 81가구 132명을 대피시킬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