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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050 탄소중립’ 무모한 도전? 열쇠는 ‘초격차 기술력’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가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에브리데이 서스테이너빌리티' 전시를 통해 친환경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에브리데이 서스테이너빌리티' 전시를 통해 친환경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기술적 한계 극복과 구체적 이행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DX(완제품) 부문부터 203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2050년까지 DS(반도체) 부문을 비롯한 전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우선 2050년까지 직·간접 탄소(스코프 1~2) 배출을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신(新)환경경영 전략 간담회’를 열고 전날 발표한 친환경 경영 전략에 대해 기술혁신 로드맵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송두근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부사장), 김형남 DX부문 글로벌 CS센터장(부사장), 김수진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IT분야 나무 심기 효과”…반도체 ‘초저전력’ 집중

송두근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부사장)이 16일 DS부문의 친환경경영 혁신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송두근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부사장)이 16일 DS부문의 친환경경영 혁신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송 부사장은 반도체 분야에서 ‘초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제품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를 제조하는 입장에선 디바이스를 작게 만들어야 하는 사명이 있다. 동시에 전력사용량을 줄이도록 설계하려 한다”며 “삼성 반도체를 사용하는 고객과 응용처의 전력 감축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제조과정을 비롯해 데이터센터·서버·PC·모바일 기기 등 제품에 적용해 활용하는 데도 소모되는 전력이 많다. 하지만 초저전력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교체만으로 전력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발열을 식히기 위한 전력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저전력 메모리 반도체가 ‘IT(정보기술) 분야의 나무 심기 효과’와 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송 부사장은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사용되는 용수도 ‘재이용시스템’을 활용해 자연으로부터 취수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의 경우 클린한 공정이므로 물을 많이 쓴다”며 “특히 지속적인 국내 라인 증설로 하루 취수 필요량이 2030년에는 현재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지만, 사내 폐수는 물론 인근 공공 하수처리장의 물도 재처리해 반도체용 용수로 다시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기술개발을 통해 2040년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대기와 물에 배출되는 물질을 ‘자연상태’ 수준으로 처리해 내보내고, 공정가스·LNG 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폐열 활용을 극대화하고, 탄소포집기술(CCUS)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제로(0)화할 계획이다.

7대 전자제품 저전력 기술…재생원료 활용 확대도

김형남 삼성전자 DX 글로벌CS센터장(부사장)이 16일 DX부문 제품환경전략 추진과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김형남 삼성전자 DX 글로벌CS센터장(부사장)이 16일 DX부문 제품환경전략 추진과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DX 부문에선 스마트폰·TV·냉장고 등 7대 전자 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스펙 모델 대비 평균 30% 줄일 계획이다. 김형남 부사장은 “사실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매년 기술발달이 예상과 다르게 갈 수 있고, 제품에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추가하다 보면 복잡해진다”며 “그런데도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는 건 진정성 있게 소비자들에게 소비전력 감축을 약속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화면 주사율을 최적화하고, TV는 백라이트 밝기를 조정하고, 냉장고는 초고성능 진공단열재를 적용하는 방법 등으로 전력사용량을 줄일 방침이다. 또 가전제품의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 기능을 확대해 소비자의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인공지능(AI) 절약 모드를 통해 소비자의 목표 전력사용량에 맞춰 제품이 동작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 밖에 제품의 모든 플라스틱 부품을 2050년까지 재활용 소재인 ‘재생 레진’으로 바꾼다. 폐배터리의 경우 2030년까지 삼성전자가 수거한 모든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고, 이를 다시 신제품에 적용하는 ‘폐쇄구조’(Closed-loop, 선순환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규제국 중심의 50여 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폐전자제품 수거의 경우에도 2030년까지 삼성전자가 제품을 판매하는 180여개 모든 국가로 확대한다.

“불확실성 있지만…가능한 수단 고려해 최선 다할 것”

김수진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부사장. 사진 삼성전자

김수진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부사장. 사진 삼성전자

김수진 부사장은 ‘RE100’ 목표 실현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불확실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해외사업장은 5년 내 모두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국내사업장에서도 최대한 열심히 전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처럼 광범위한 생산·공급망과 많은 사용자를 가진 기업 입장에서는 2050 탄소 중립 과제가 어렵고 도전적 과제다. 지금 당장 ‘몇 년까지 정확히 어떻게 하겠다’고 하기보다는 큰 방향성을 잡고, 긴 여정의 목표를 지속해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며 “현재 목표에선 ‘스코프 1~2’를 포함하고 있지만, 향후 ‘스코프 3’(원료생산부터 폐기까지 모든 탄소배출 제로)까지 기준을 정해 적절한 시기에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탄소 중립에 도전하는 건 혼자 할 수 없고,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가 함께해야 하는 과제”라며 “동종업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하고, REC(재생에너지인증서) 구매와 PPA(재생에너지공급계약) 직접 지분투자 등 가능한 수단을 고려해 최선을 다해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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