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서 통화스와프 논의 가능성”에 환율 꺾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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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호 05면

환율·수입물가 비상

최상목

최상목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서울 외환시장이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다음 주 미국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실제로 통화스와프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외환당국은 원화 가치가 달러당 1400원을 위협받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이틀 연속 실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16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 직후 원화 가치는 전일보다 5.3원 떨어진(환율 상승) 1399원에 거래되며 1400원대 진입 직전까지 갔다. 이는 2009년 3월 31일(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최저치였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포치(破七·달러당 7위안)를 돌파한 것이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후 달러당 1390원 중반대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이다 이날 오후 3시께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 스와프 논의가 예상된다”고 밝힌 후 빠른 속도로 올라 전일 대비 5.7원 오른 1388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미국·캐나다 순방 경제 분야 주요 일정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가 논의되거나 체결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논의될지는 정상 간 만나야 알 수 있는 사안”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과 관련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정상 간 말씀을 나눴고 재무장관 간 회담도 있었기 때문에, 관련된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어떤 논의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와 함께 외환당국이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실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화 가치가 3시 이후 5분여 만에 10원 가까이 올랐는데,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이 종가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원화 가치가 1400선을 위협하던 15일 정오에도 외환당국이 실개입 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정오를 전후로 1397.9원까지 떨어졌던 원화 가치는 40여 분만에 1391원 초반대까지 상승했다.

외환당국이 이틀째 환율 방어에 나선 것은 20~21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 외환시장 과열을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다음주 FOMC가 예정돼 있어 달러 강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고,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이 무너지면 1500원까지 오버슈팅(일시적 폭등)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원화 가치 하락에도 수입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0.9% 하락했다. 7월(-2.5%)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이다. 수입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건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크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 7월 배럴당 103.14달러에서 8월 96.63달러로 6.3% 하락했다. 원유 가격이 내려가며 광산품 가격은 전달보다 2.2% 내렸고,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은 5.8% 하락했다.

수입물가가 떨어지며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 압력도 다소 줄어들게 됐다. 다만 수입물가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원화 가치 하락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수입할 때 원화기준으로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수입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국제유가도 겨울철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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