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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방귀·변비 거슬렸는데...치명적 대장암 '오해와 진실'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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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대장암 상식 바로잡기 

한 해 약 3만 명이 대장암 진단을 받는다. 국가건강검진 도입의 영향으로 발생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50세 미만은 증가세다. 젊은 나이에 발병하면 암이 더 빨리 자라고 공격적인 특성을 보인다. 문제는 대장암의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증상이 있더라도 무시하기 쉬워 병을 키운다는 점이다. 잘못 알려진 상식 역시 대장암 관리에 크고 작은 걸림돌이 된다. ‘대장암의 달’(9월)을 계기로 잘못된 대장암 상식을 바로잡아 적절한 질병 예방·치료에 나서자.

잦은 방귀와 변비는 대장암을 유발한다?

일반인이 방귀를 뀌는 횟수는 하루 15~30회 정도다. 방귀는 대장암보단 먹는 음식과 관련이 많다. 고구마처럼 가스를 유발하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방귀가 자주 나오는 경향이 있다. 다만 반대로 항문과 가까운 직장이나 S자 결장에 암이 생긴 경우 항문이 좁아져 변비가 생기고 잔변 탓에 가스가 배출되기도 한다. 변비가 오래되면 암이 될 수 있단 속설도 오해다. 흔히 하루에 한 번 대변을 보는 것이 건강하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2~3일에 한 번씩 보더라도 정기적이고 복통과 같은 다른 증상이 없다면 정상적인 배변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변비가 오래간다고 꼭 암이 생기는 건 아니다.

항문 출혈은 가벼운 증상이라 안심해도 된다?

항문 출혈은 성인의 15%에서 일생에 한 번 정도 경험한다고 알려진다. 대부분 휴지에 피가 묻거나 변기의 물이 붉게 변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90%가량은 양성 질환이 원인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전국 24개 병원에 항문 출혈로 내원한 6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4.7%에 그치고 대부분 치핵(67%), 치열(27.4%)이었다. 문제는 대장암의 위험 신호를 단순한 항문 출혈로 오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장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출혈 기간이 길고 용변의 색이 검붉거나 흑색인 경우가 많다. 항문 출혈이 1개월 이상 이어지고 용변의 색이 검붉은 경우라면 대장 항문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용종을 떼어내면 다시 생기지 않는다?

대장 용종은 장관 점막의 표면 위로 솟아올라온 혹을 말한다. 50세 이상 성인 30~40%가 검진 도중 대장 용종을 발견한다. 대장 용종이 재발할 확률은 30~60%에 달한다. 대장암의 전 단계로 알려진 종양성 용종은 대장암과 비슷한 위험 인자와 원인을 가진다. 기본적으로 가족력과 성별, 연령 등 유전적·생물학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이와 함께 적색육·가공육 등 육류 위주의 식습관을 갖고 있거나 음주와 흡연을 많이 하는 사람은 대장 내시경을 할 때마다 발견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사람은 생활습관을 통해 위험 인자를 피하는 것이 대장 용종의 발생을 막는 방법이다. 또 용종은 내시경을 통해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대장 내시경 준비 과정과 절차가 번거롭다고 꺼리지 말고 전문의가 권하는 검진과 맞춤 추적 검사 주기를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대로 놔둬도 되는 용종이 있다?

대장 용종은 대장 내시경검사로 알 수 있다. 대장암의 70% 정도는 종양성 용종인 선종성 용종 단계를 거쳐 5~10년 후 대장암으로 진행한다. 대부분의 용종은 대장 내시경을 통해 진단과 동시에 제거할 수 있다. 어떤 용종이 양성 혹은 악성으로 진행할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용종을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용종의 크기가 작은 경우 생검용 겸자나 올가미를 이용해 제거하고 일정 크기 이상일 땐 고주파 전류를 이용해 제거한다. 하지만 용종의 크기가 매우 크거나 위치가 좋지 않아 내시경 절제 시 천공이나 출혈 가능성이 클 땐 입원해 외과적 수술을 진행한다.

대장암 수술 후 인공항문을 꼭 달아야 한다?

대장은 위치에 따라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한다. 그중 항문과 가까운 직장에 암이 발생한 경우 수술 시 암세포 주변부를 도려내면서 항문까지 제거될 수 있다. 항문이 모두 사라진 환자는 인공적으로 만든 배변 통로인 인공항문(장루)을 복벽에 달고 장루를 통해 나온 변이 모이는 장루 주머니를 찬다. 장루는 감각이 없어 충격으로 인한 손상을 주의해야 한다. 드물게 장루 주머니가 터지거나 몸에서 자꾸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이땐 자신에게 잘 맞는 주머니를 선택하고 의료진과 함께 부착 방법을 상의하는 게 좋다.

재발을 막으려면 고기 섭취는 피해야 한다?

간혹 수술 후 재발이 두려워 고기 먹는 것 자체를 피하는 환자들이 있다. 그러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모든 영양소를 고루 섭취해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 역시 양질의 단백질이자 필수아미노산·철분·아연 등이 함유된 주요 영양원이다. 다만 먹을 때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과한 섭취는 좋지 않으므로 일주일에 300~500g 미만 정도로 먹는다. 삼겹살처럼 기름진 부위보단 살코기 위주로 먹고 직화구이보단 삶거나 찌는 조리법이 권장된다. 가공육은 되도록 섭취를 피하고 발암물질 흡수를 저해하는 채소와 함께 먹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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