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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날 때 머리 좀 아프더니...쉽게 본 두통 '끔찍한 역습'[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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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김병건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머리가 아픈 증상’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몸이나 뇌에 이상이 생길 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로 신경과 외래에서 흔히 접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60% 이상이 매년 1회 이상 경험한다.

두통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벼락두통이다. 수초 이내에 갑자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두통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벼락두통이 위험한 이유는 뇌동맥류 파열에 나타나는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기 때문이다. ^열을 동반하는 두통 ^일어날 때 심해지는 두통 ^자다가 머리가 아파서 깨는 두통 ^수일에 걸쳐 점점 더 심해지는 두통도 위험을 시사하는 두통이다. 이런 두통은 뇌나 뇌를 쌓고 있는 막의 염증 및 뇌혈관 질환, 뇌종양 등에 의한 두통일 수 있기 때문에 뇌 영상촬영 및 뇌척수액 검사를 통한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감별이 필요하다.

위험하지 않은 두통도 있다.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심한 강도의 두통이 반복돼 우울감을 느끼거나 삶의 질이 저하된다. 오랜 기간(보통 수년 이상) 비슷한 두통의 반복, 월경 중에 발생하는 두통, 부모나 형제가 비슷한 두통을 가지고 있는 경우 등이 위험하지 않은 두통에 속한다. 이러한 만성 두통은 뇌 영상 등의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보여 진단이 쉽지는 않지만, 적절한 약물을 통해 통증이 잘 조절될 수 있다.

만성두통의 원인 질환은 대부분 편두통이다. 편두통은 뇌와 뇌혈관의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작적,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만성 신경과 질환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편두통 예방치료제로 우울증약, 뇌전증약, 혈압약밖에 없었기 때문에 효과 부족이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하게 되는 경우가 흔했다. 하지만 최근 부작용이 거의 없이 효과적으로 편두통을 조절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약제들이 개발됐다.

편두통을 포함한 만성 두통은 진통제 오남용을 일으킬 수 있다.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신경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감별과 적절한 약물 선택을 통해 잘 관리해야 한다. 편두통이나 군발두통의 통증 정도는 산통(産痛)과 비유되기도 한다. 만성 두통으로 고생해 왔거나 주 2회 이상 진통제 등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지금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경험해 보기 바란다.

김병건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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