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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 용병 보낼래, 당신 아들 보낼래" 푸틴 요리사 섬뜩 경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죄수가 싸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자녀를 전선에 보내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와그너그룹 대표가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모아놓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면 ″6개월 복무 후 사면″이라며 모병 활동을 하고 있다. 트위터 영상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와그너그룹 대표가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모아놓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면 ″6개월 복무 후 사면″이라며 모병 활동을 하고 있다. 트위터 영상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PMC) 와그너그룹을 이끄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살인자 등 죄수로 신병을 모집해 비판을 받자 이렇게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BBC·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자신이 세운 콩코드 케이터링 홍보 채널을 통해 "내가 죄수였다면 조국에 대한 빚을 갚기 위해 와그너그룹에 합류하는 것을 꿈꿨을 것"이라면서 "용병이나 죄수가 싸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당신의 자녀를 전선에 보내라"고 했다. 그는 거듭 "용병·죄수 또는 당신의 자녀, 둘 중 하나를 스스로 결정하라"고 일갈했다.

외식업계 출신인 프리고진은 샹트페테르부르크에서 레스토랑을 하던 시절 푸틴 대통령의 눈에 든 후 승승장구 했다.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는 프리고진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때 와그너그룹을 창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소셜미디어(SNS)엔 프리고진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한 교도소 운동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신병을 모집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남성은 "와그너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민간 군기업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이후 신병 지원 조건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최소 22세부터 지원할 수 있고, 이보다 더 어린 사람은 가족 또는 친척의 동의서가 필요하다"면서 "50세 전후인 사람도 자신 있으면, 면접에서 힘을 입증할 간단한 테스트를 거치면 된다"고 했다. 이어 "6개월간 복무하면 석방될 것이고, 우크라이나에 파병됐다가 탈영한다면 처형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배 명단에도 오른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배 명단에도 오른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진. 로이터=연합뉴스

BBC는 영상이 정확히 언제 찍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장소는 러시아 중서부 마리옐 공화국에 있는 죄수 유형지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또 안면 인식 툴과 다수 정보원을 통해 영상 속 남성이 프리고진으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콩코드 케이터링 측은 "영상에 나오는 사람이 프리고진과 엄청나게 닮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프리고진처럼 훌륭한 전달력을 가지고 있고, 특수 작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이 직접 교도소를 찾아가 모병에 힘을 쏟는 건 러시아가 극심한 병력 부족을 겪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외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7개월에 접어들고 있지만, 러시아는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반격을 당하는 중이다. 푸틴 대통령은 동원령은 커녕 국내에서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런 와중에 와그너그룹이 지난 3월부터 교도소를 찾아 죄수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한 달에 최대 20만 루블(약 500만 원)의 급여와 전사할 경우 유가족에게 500만 루블(약 1억2000만원)을 준다는 제안까지 했다. WP에 따르면 죄수들은 지난 6월에 동부 돈바스 전선에 처음 배치됐다. 현재 약 7000~1만명의 죄수가 전쟁에 보내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수감자는 많지 않아 사실상 총알받이 신세가 될 확률이 높다. 목숨을 잃고 시신으로 돌아온 죄수들이 있다는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중 일부는 푸틴 대통령이 사후 훈장을 추서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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