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페더러 전격 은퇴...다음 주 레이버컵이 마지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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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선언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AP=연합뉴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1·스위스)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페더러는 15일(현지시간) 다음 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레이버컵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이 알고 있듯이 지난 3년간 부상과 수술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경쟁력을 온전히 갖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제 몸의 한계를 저는 잘 알고 있다"고 적었다. 페더러는 또 "저는 24년간 1500경기 이상을 뛰었고 테니스는 제가 꿈꿨던 것보다 훨씬 더 관대하게 저를 대해줬다"면서 "이제는 경력을 마무리할 때가 됐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썼다.

그는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통산 20회 우승해 역대 최다 우승 3위에 올라있다. 1위는 22회 우승의 라파엘 나달(스페인), 2위는 21회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다. 페더러는 2003년 윔블던에서 처음 메이저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메이저 우승은 2018년 호주오픈이다.

페더러가 코트를 떠나는 건 부상 때문으로 보인다. 1981년생인 그는 최근 1년 반 사이에 무릎 수술을 세 번 받았다. 최근 치료와 재활을 반복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윔블던 이후 무릎 부상 등의 이유로 1년 넘게 공식 대회에 나오지 못했다. 당초엔 부상 회복 후 9월 레이버컵과 10월 ATP 투어 스위스 인도어 바젤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지난 7월 윔블던 센터코트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한 번 더 윔블던에 뛸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선수 생활 연장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무릎 부상이 호전되지 않은 데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를 이겨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페더러는 "내주 열리는 레이버컵은 남자프로테니스(ATP)에서 내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테니스를 하겠지만, 그랜드슬램(메이저 4개 대회)이나 투어에서는 경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레이버컵은 일반 투어 대회가 아닌 유럽과 월드 팀의 남자 테니스 대항전이다. 남자 골프의 미국과 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과 비슷한 형식의 대회로 2017년 창설됐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