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WHO “대유행 끝 보인다”…오명돈 “한국 방역완화 너무 늦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5일 0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가 7만1471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송파구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에탄올을 뿌리고 있다. [뉴시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5일 0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가 7만1471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송파구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에탄올을 뿌리고 있다. [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14일 밤(한국시간) “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인다”고 밝혔다. WHO가 ‘유행의 끝’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최근 코로나19가 안정기에 근접했다며 출구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15일 브리핑에서 “팬데믹의 끝으로 가는 과정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지난주(5~11일) 세계 사망자가 전주보다 22% 감소해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았다”며 “코로나19를 끝내기 위해 지금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던 적이 없다. 아직 거기에 도착하지 못했지만 끝이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신규 환자 역시 같은 기간 28% 감소했다.

거브러여수스

거브러여수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거브러여수스 총장의 발언에 대해 “2020년 3월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부르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낙관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개별적으로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을 공식화하며 코로나19와의 공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일본도 규제를 거의 다 풀었다. 그간 각국 코로나19 통계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온 미국 존스홉킨스대학도 오는 21일부터 진단검사 현황 통계 제공을 중단한다.

오명돈

오명돈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는 1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거브러여수스 총장의 말은 사실상 ‘팬데믹 종식 선언’에 버금가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로 본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여러 나라가 올해 봄부터 방역정책의 틀을 전환했다. 우리는 너무 늦게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1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차 유행에서 6차 유행으로 올수록 치명률이 낮아진 점 등을 근거로 “코로나19가 이행기의 끝자락에 있으며 안정기에 근접했다”며 방역정책 전환을 촉구한 바 있다.

연내 WHO가 코로나 엔데믹 전환을 선언하며 사실상 종식을 알릴 가능성도 있다. 신종플루 때는 팬데믹 선언 1년여 만인 2010년 8월 ‘대유행 이후 시기(post-pandemic)’로 접어들었다며 유행 종료를 선언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독감 환자 등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올겨울은 잘 관리하고 내년 봄께 마스크를 완전히 벗는 걸 목표로 (방역)완화 전략을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많은 인구가 면역을 획득해 향후 피해 크기는 지속해 감소할 것”이라며 “종식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좋아지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남아 있는 방역조치를 점진적으로 해제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6차 유행은 추석 연휴 이동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15일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7만1471명으로 전주보다 1161명 감소했다. 코로나 초기(2020.1.20~8.11) 2.1%에 달했던 치명률은 최근(6.26~8.20) 0.04%로 떨어져 독감(0.03~0.07%, WHO)과 비슷한 수준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