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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미국의 대만도발 규탄” 시진핑 “강대국끼리 협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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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 참석차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만나 전략적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러 정상이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정책을 지지하며 미국을 규탄했고, 다음 달 3연임 고지에 오르는 시 주석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공개 약속했다. 두 정상은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일인 지난 2월 4일 베이징에서 만난 뒤 7개월여 만에 다시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굳게 고수한다”며 “대만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 그 위성 국가들의 도발을 규탄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이어진 미국·유럽 의원들의 대만 방문, 대만에 대한 미국의 계속된 무기 판매 등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중·러 경제협력과 관련해 “2021년 양국 간 무역이 지난해보다 35% 급등한 1400억 달러를 기록한 이래 올 들어서는 7월까지 25%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 연말까지 우리는 기록적인 무역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합의된 대로 연간 무역액이 200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역사상 유례없는 변화에 직면해 우리는 러시아 동지들과 함께 책임감 있는 세계 강대국의 모범을 보여주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를 지속가능하고 긍정적인 발전의 궤도로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력을 다짐했다. 양측은 회담 후 별도의 공동성명을 내지 않았다.

시진핑·푸틴 회담에 앞서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고 호응하겠다는 발언이 나왔다. 지난 9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의회인 두마에서 정당 대표를 만난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중국 서열 3위)은 “러시아의 핵심 이익과 일련의 중대한 우려와 관련된 문제에서 중국은 러시아에 이해와 충분한 지지를 표시한다”며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직접 러시아를 문 앞까지 몰아붙여 러시아 국가 안보와 인민의 생명 안전에까지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응당 취해야 할 조치들을 취했고, 중국은 이해를 표시했으며 다양한 방면에서 호응해 싸우겠다(策應·책응)”고 말했다. 중국어 ‘책응’은 스포츠에서 세트플레이를 말한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러시아와 호흡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리 위원장의 발언은 러시아 국회인 두마 방송 워터마크가 표기된 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시 주석은 전날 32개월 만의 해외 순방인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여섯 시간 만에 마쳤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아쉬움을 담아 “방문이 비록 짧았지만 내용과 성과는 풍부했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카자흐스탄 모든 일정 중 시 주석과 중국 수행원, 카자흐스탄 인사 모두 KF94급의 차단율이 높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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