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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머지'로 진화한 이더리움, 부테린의 빅피처 실현될까[올똑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크립토 리터러시 ② 이더리움 탄생과 블록체인 2세대

혹시 '가즈아~' 분위기에 휩쓸려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본 적 없나요? 암호화폐의 옥석을 가릴 시기입니다. 제대로 투자하려면 기본기부터 다져야 합니다. '올바르고 똑똑한 투자(올똑투)'에선 암호화폐의 기본기를 올려주는 크립토 리터러시 연재를 시작했는데요. 지난 1화에 이어 이더리움의 탄생과 블록체인 2세대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 그가 그린 세상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더리움의 지분증명(PoS) 전환, '더 머지'가 중요한 이유

"마침내 해냈습니다. 머지는 이더리움 생태계에 중대한 순간입니다. 모두 해피 머지(Happy merge all)."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블록체인 네트워크입니다. 이 이더리움이 그 근간이 되는 시스템을 바꾸는 '더 머지(The Merge, 병합)' 업그레이드를 15일 진행했습니다.

이날 대규모 이벤트에 이더리움에 투자자가 몰리며 거래량도 증가했습니다. 국내 최대 디지털 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선 이더리움클래식과 이더리움이 하루 거래금액 8600억원, 3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디지털 자산 중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더리움의 전력 소모가 줄어들고, 거래 속도가 빨라지는 등 디지털 자산 시장 내에서 투자 매력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5일(한국시간) 오후 3시 44분께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후 비탈릭 부테린은 자신의 SNS에 자축의 글을 올렸다. 사진=비탈릭 부테린 SNS 캡처

15일(한국시간) 오후 3시 44분께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후 비탈릭 부테린은 자신의 SNS에 자축의 글을 올렸다. 사진=비탈릭 부테린 SNS 캡처

종전 이더리움은 '작업증명(Proof of Work)'이라는 합의 메커니즘을 이용했습니다. 이 경우 가장 핵심은 컴퓨터의 연산 능력입니다. 채굴자들이 어려운 수학 문제를 가장 빨리 풀기 위해 서로 경쟁해야 하죠. 똑똑한 연산 능력을 갖춘 여러 대의 컴퓨터가 필요하고 엄청난 에너지 소모가 발생합니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디지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더리움 거래 한번에 소모되는 전력이 미국의 한 가정에서 일주일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문제를 풀기 위한 참여자가 많아지면 채굴을 위한 연산 난이도도 높아지고 채굴 시간도 길어집니다. 거래 속도가 느려진다는 말이죠. 높은 거래 수수료도 손에 꼽는 단점이고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더 머지 업그레이드로 지분증명(Proof of Stake)을 채택한 겁니다. 지분증명은 컴퓨팅 연산이 아닌 지분 보유량에 따라 블록 생성 권한을 부여하는 걸 말합니다. 블록체인에 자신의 암호화폐를 맡겨 검증과 생성에 참여한 대가로 코인을 받는 것이죠.

2017년 시작된 이더리움 2.0 빅픽처

이더리움 2.0 큰 그림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 트릴레마'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쉽게 말해 탈중앙화·보안성·확장성(빠른 속도 및 저렴한 수수료) 등 블록체인의 장점 세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기는 어렵다는 말입니다. 이를테면 탈중앙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확장성을 포기해야 합니다. 수많은 노드(블록체인 거래 참여자)가 일일이 거래를 검증해야 하니 시간도 걸리고 중앙화된 시스템보다 훨씬 느릴 수밖에 없죠.

그러나 부테린은 이 같은 고충을 토로함과 동시에 탈중앙화 원칙을 지키며 확장성을 높일 수 있는 절충안을 제시합니다. 그게 바로 이더리움 2.0이라는 큰 그림의 시작이 됐지요. 이번 지분증명(PoS)으로 1차 퍼즐은 완성됐습니다.

내년으로 점쳐지는 업그레이드에서는 '샤딩'과 '롤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샤딩은 쉽게 말해 노드를 나누는 겁니다. 이더리움 2.0에는 노드가 약 20만개 존재하는데 이것을 전부 하나의 컴퓨터로 돌아가게 하는 건 낭비죠. 20만개를 32로 나눠 6250개 노드가 하나의 컴퓨터를 담당하게 한다면 지금보다 더 빠르게 많은 거래를 처리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롤업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바깥에서 거래를 실행하고, 그 결과값만 이더리움에 기록하는 방법입니다. 일종의 과부하를 막는 거죠.

이번 더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2.0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입니다.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이더리움 2.0 더 머지 공개는) 속도, 보안성이 증대된 지속가능한 탈중앙화 모델을 이루기 위한 부테린의 긴 여정 중 첫 발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테린의 큰 그림이 어떻게 실현될지는 찬찬히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머지 이후 이더리움 2.0을 온전히 이뤄낼 때까지 총 4단계(더 서지, 더 버지, 더 퍼지, 더 스펄지)가 더 남아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부테린의 이더리움 창시 초부터 짚어가며 그가 꿈꾼 암호화폐 생태계를 살펴봅니다.

다음화 예고

3회에서는 암호화폐의 가치, 미래에 대해 얘기합니다.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은 금융의 미래일까요? 도박 같은 거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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