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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역작' 1003개의 모니터탑 '다다익선' 15일부터 재가동

중앙일보

입력

보존과 복원 작업을 완료하고 모습을 드러낸 '다다익선' (2022) ⓒ 우종덕.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보존과 복원 작업을 완료하고 모습을 드러낸 '다다익선' (2022) ⓒ 우종덕.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미디어 아트 개척자' 백남준(1932~2006)의 대표작 '다다익선'이 3년의 보존·복원 작업을 마치고 15일부터 재가동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다익선’ 재가동을 기념해 15일부터 10월 3일까지 주6일(매주 화~일요일) 하루 2시간씩 특별 운영한다. 

이후 10월 4일부터는 주4일(매주 목~일요일) 하루 2시간씩 운영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모니터 737대는 수리 #266대는 LCD로 교체 #주 4일, 일 2시간 가동 #아카이브 기획전 개막

'다다익선'은 1988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건물에 맞게 기획·제작된 상징적 작품이다. 1986년부터 백남준과 김원 건축가가 머리를 맞대고 2년간 준비했으며, 지금 자리에 1988년 9월 15일 설치됐다. 총 1003대의 브라운관(CRT) 모니터가 활용돼 백남준 작품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이 작품은 지난 2003년 모니터를 전면 교체하는 등 약 30년 동안 수리를 반복해오다 2018년 2월 가동을 중단하고 전면적인 보존·복원 작업을 추진해왔다.

1988년 다다익선 건설 공사 장면.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1988년 다다익선 건설 공사 장면.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1988년 최초 제막식 당시의 '다다익선'.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1988년 최초 제막식 당시의 '다다익선'.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이은주 사진작가가 촬영한 드로잉하는 배남준. 2000년. 인화지에 크로모제닉 프린트. 작가 소장.

이은주 사진작가가 촬영한 드로잉하는 배남준. 2000년. 인화지에 크로모제닉 프린트. 작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은 먼저 국내·외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2019년 9월 '다다익선 보존·복원 3개년 계획'을 세웠다. 또 작품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되 불가피한 경우 일부 대체 가능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도입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737대 수리·교체, 266대는 LCD로 

보존·복원을 위해 ①1003대 브라운관(CRT) 모니터 및 전원부 등을 정밀진단하고 ②중고 부품 등을 수급해 손상된 모니터 737대를 수리·교체했다. ③더는 사용이 어려운 상단 6인치와 10인치 브라운관 모니터 266대는 모니터의 외형을 최대한 유지하며 새로운 평면 디스플레이(LCD)로 제작·교체했다. 그밖에 ④냉각설비 등 작품의 보존환경을 개선하고 ⑤8개의 영상작품을 디지털로 변환·복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다익선'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가동시간을 주 4일, 일 2시간(잠정)으로 정하되 작품 상태를 최우선으로 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체 디스플레이 적용성 검토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3년간의 '다다익선' 보존·복원 과정을 담은 백서를 2023년 발간한다.

아카이브 기획전도 15일 개막 

1986 다다익선 프로젝트 회의를 위해 모인 사람들. 왼쪽부터 남중희, 백남준, 김원, 1986,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사진 국립현대미술관]

1986 다다익선 프로젝트 회의를 위해 모인 사람들. 왼쪽부터 남중희, 백남준, 김원, 1986,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이번 재가동을 기념하는 대규모 아카이브 기획전 '다다익선: 즐거운 협연'은 15일 개막해 내년 2월 26일까지 과천관에서 이어진다. 전시엔 '다다익선'의 설치 배경부터 완공, 현재까지 운영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아카이브 200여 점과 '다다익선'을 설계한 건축가 김원, 백남준 테크니션 이정성, 예산확보부터 행정을 총괄한 기계기사 남중희 등 프로젝트 관련자 7인의 구술 인터뷰를 망라했다.

이 전시엔 '한국으로의 여행 (Trip to Korea)'(1984)도 상영된다. 백남준이 1984년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팬들에게 인사하고 마중 나온 가족들과 함께 선친을 모신 산소를 찾아가는 여정을 기록한 영상작품이다.

백남준의 활동과 구술기록, 연주 등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이날치의 음악감독 장영규는 백남준이 직접 연주한 곡을 한국 고전설화의 주인공 심청과 춘향의 심경에 비유한 사운드 설치작품 '휘이 댕 으르르르르 어헝'(2022)을, 영상감독 이미지는 '바이 바이 얼리버드'(2022), 조영주는 이원 중계기를 이용한 라이브 퍼포먼스 '디어 마이 아티스트'(2022)를 선보인다. 우종덕은 미디어아트의 복원을 주제로 한 미디어설치 작품 '다다익선'(2020)을 선보이고, 사진작가 이은주는 백남준의 지인으로서 백남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한 초상사진과 함께 미공개 음원 아카이브를 공개한다.

'백남준 효과'전 11월 개막

11월 9일엔 백남준과 1990년대 한국 현대미술 영향관계를 깊이 있게 조망하는 대규모 기획전 '백남준 효과'를 과천관에서 개막한다. 작가 백남준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문화 기획자이자 번역자 백남준이 한국 동시대 미술사에 남긴 발자취를 짚어보는 전시다. 백남준의 1990년대 대표작들을 포함하여 총 30여 명 작가들의 작품 120여 점이 출품된다. 11월 18일 과천관 대강당에선 국내·외 전문가 9명이 참여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 '나의 백남준'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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