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현지시간) 감옥에서 숨진 채 발견된 수감자 존 바스코(48). AP=연합뉴스
교도관으로부터 동요 ‘아기 상어’를 반복해서 듣는 등의 가혹행위에 시달렸다며 소송을 건 미국의 한 수감자가 감옥에서 돌연 사망했다.
14일(현지시간) NBC뉴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마약 밀매 혐의로 미국 오클라호마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존 바스코(48)는 지난 11일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됐다.
교도관들은 긴급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계속 시도했지만, 결국 그는 오전 4시 6분쯤 사망했다. 교도소 대변인은 “교도관들이 가혹행위를 했다는 징후는 없었다. 수사관들은 바스코의 약물 과다 복용 가능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스코는 지난해 다른 3명의 수감자와 함께 교도관들이 수감자에게 가혹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바스코는 2019년 11월 교도관들에게 불려가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서서 ‘아기 상어’를 반복해서 듣는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노랫소리가 너무 커서 복도 전체에 울릴 정도였다고 한다. 바스코와 함께 소송을 제기한 한 수감자는 교도관들이 무릎을 꿇게 한 후 침을 뱉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혹행위에 가담한 교도관들은 해고됐다. 오클라호마주 교도소 부소장 또한 가혹행위를 알고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인 이후 은퇴했다. 이들은 교도소 내 가혹행위와 관련해 기소된 상태다.
바스코의 변호를 맡은 카메론 스프래들링은 이번 사망 사건에 수상한 점이 있다며, 교도소 측에 현장 보존을 요청했다. 스프래들링 변호사는 “바스코는 해당 교도소에서 사망한 14번째 수감자”라며 “노래 반복 청취 같은 방법으로 수감자를 괴롭힌 것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바스코의 죽음을 애도한다. 세계 최악의 감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