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향하는 한국 농식품] 농수산식품 수출액 역대 최고 … 전 세계가 ‘K푸드’에 빠지다

중앙일보

입력 2022.09.1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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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악재에도 훨훨 나는 'K-푸드'

한국 농업의 수출 영토가 농식품에서 스마트팜으로 넓어지고 있다. 지난 8월 2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그린 어그리테크 아시아 2022’ 현장에서 관람객이 스마트팜 자동화 시스템에서 자라는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농업의 수출 영토가 농식품에서 스마트팜으로 넓어지고 있다. 지난 8월 2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그린 어그리테크 아시아 2022’ 현장에서 관람객이 스마트팜 자동화 시스템에서 자라는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농수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여러 대외 악재로 수출 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농식품만은 예외다. ‘K-푸드’의 약진은 거침이 없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상반기)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62억1000만 달러(약 8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증가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액을 찍었다. 상반기 농식품 수출액은 45억 달러, 수산식품 수출액은 17억10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37.2% 증가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나란히 갈아치웠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물류난, 코로나19 여파에 중국 주요 도시 봉쇄까지. 여러 악재가 겹치며 전 세계 수출 경기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한국산 농식품 인기만은 여전하다. 쌀 가공식품, 라면, 음료, 김, 전복 등 다양한 식품이 수출 활황을 누리는 중이다.

한국산 라면은 세계 1위 라면 소비국 베트남을 포함해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 올 상반기 라면 수출은 3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와 견줘 20% 늘었다. 즉석밥·막걸리·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은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상반기에만 9000만 달러어치 쌀 가공식품이 수출됐다. 전년 대비 13.3% 증가한 액수다. 수산식품 중에선 김의 인기가 여전하다.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3.8% 늘어난 3억8000만 달러였다. 김은 수산식품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 연간 7억 달러 수출 실적 돌파를 앞두고 있다.

K-팝, 드라마 등 한류 콘텐트의 영향력이 커지고, ‘한국 식품=건강’ 이미지가 덩달아 확산하면서 농식품 수출은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음료 수출액은 전년 대비 8.9% 늘어난 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알로에 음료·과일청·차 같은 건강 음료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일본·베트남 등지에선 한국산 전복이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상반기 대(對) 일본, 대 베트남 전복 수출이 전년 대비 48.2%, 111.1% 각각 급증했을 정도다.

수출 활기를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올 하반기 농식품부 주관으로 개최된다. 프랑스·중국·말레이시아·일본·태국·아랍에미리트 등지에서 한류 식품 박람회(K-푸드 페어)가 하반기 중 연이어 열린다. 오는 11월 대규모 수입 판매상(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도 개최된다.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온라인 한국식품관이 11곳으로 확대된다. 또 추석을 전후해 출하량이 늘어나는 배(조생종) 등 신선 농산물이 미국 등지에 차질 없이 수출될 수 있도록 농식품부는 물류망 지원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한국 농업의 수출 영토는 점차 넓어지는 중이다. 스마트팜(지능형 온실)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카자흐스탄 알마티주에 이어 지난 6월 베트남 하노이 탄찌면에 한국형 스마트팜이 들어섰다. 2020년 농식품부가 시동을 건 ‘스마트팜 패키지 수출 활성화’ 사업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복합환경제어시스템, 온실 설계·시공, 기자재, 데이터 등 전 분야에 한국 기술이 적용됐다. 한국 기업 주도로 베트남 농업과학원 부지 내에 1㏊ 규모의 스마트팜을 시범 구축했다. 베트남 대학생과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운영·관리·교육도 한국에서 지원했다. 교육받은 현지 수료생은 한국 농업기업 전문가와 함께 시범 스마트팜에서 딸기·고추 등도 재배한다.

농식품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건 ‘한국형 프리바’다. 프리바는 네덜란드에 뿌리를 둔 60여 년 역사의 세계적인 스마트팜 선도 기업이다. 100여 개 국가에 스마트팜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주재로 열린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기업 간담회에서 ‘한국형 프리바’ 육성을 위한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 농심·대동농기계·이수화학·팜한농 등 12개 관련 업체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스마트팜산업협회 관계자도 참여했다.

그날 간담회에서 정 장관은 “한국이 보유한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술력에 힘입어 최근 해외에서도 한국형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이 해외 수출 시장으로 한국 기업이 보폭을 넓힐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동 등 거대 시장으로의 진출은 한국 스마트팜 업계에게 분명한 기회다. 이와 관련해 대기업이 중소기업, 농가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카자흐스탄·베트남 현지에 한국형 스마트팜 시범 단지를 구축한 데 이어 아랍에미리트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사막 기후 적응형 온실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한국형 스마트팜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기자재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 지원도 늘린다. 송남근 농식품부 농업생명정책국장은 “국내 스마트팜 기업의 해외 진출, 수출 확대를 위해 애로 사항을 꾸준히 청취해 그를 바탕으로 지원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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