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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830만원 'hagwon'에 들어간다"…韓저출산 꼬집은 외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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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병원의 신생아실 모습. 뉴스1

서울 시내 병원의 신생아실 모습. 뉴스1

지난해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또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이러한 초저출산의 원인으로 '자녀 양육 부담'이 있다고 외신이 진단했다.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한국의 출산율을 세계 최저로 끌어내리는 자녀 양육 부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해당 기사에서 블룸버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을 국가적 재앙이라고 강조하며 출산율을 높이려 현금 보조를 늘리려고 하지만 이런 유인책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출산을 고려하는 여성에게 일시적 보조금은 (향후) 수년간의 비용 걱정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선진국에서도 자녀를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들지만, 한국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미래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한은행이 지난 4월 발행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2'를 인용해 한국 가정에서 지난해 중·고교생 1인의 교육비로 약 6000달러(약 830만원)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했다고 보도했다. 이 돈의 대부분은 입시 준비기관인 '학원들(hagwons)'로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녀를 대학까지 보내려면 6년 치의 평균 소득이 들어간다는 통계도 그 근거로 들었다.

이어 집값 급등도 초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서울의 주택 평균값이 10년 전에는 가구의 연평균 소득의 10배였으나 현재는 18배로 껑충 뛰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한국에서 여성은 일과 양육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25∼39세 여성의 직업 중도 탈락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은데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이 그런 결정에 일부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육아 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도 초저출산의 한 원인으로 봤다.

블룸버그는 "한국 정부는 기업이 출산 부모에게 휴가를 장려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처벌한다고 경고하고 있으나, 직장인들은 휴가를 쓰고 나면 어떤 종류의 응징에 직면할지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매체는 70%에 불과한 대기업 직장어린이집 설립 비율,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복귀 애로, 성별 임금 격차, 남녀 갈등, 혼인 감소,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 선진국 중 가장 긴 군 복무 기간도 초저출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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