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개인정보 규제 푸는 ‘컨트롤타워’…국가데이터정책위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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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제1차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제1차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범 정부 데이터 컨트롤 타워인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가 첫 삽을 떴다. 데이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세부 계획도 공개했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이나 악용에 대한 우려는 풀어야 할 과제다.

무슨 일이야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가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제정돼 올해 4월부터 시행 중인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이하 데이터산업법)’에 따라 정부와 민간이 함께 운영하는 형태로 출범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책위가 공공·민간을 아울러 데이터산업 진흥정책 전반을 총괄 조정하는 국가데이터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구체적 전략과제들을 마련해 연내에 제1차 데이터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위원장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위원 15명과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서하연 ㈜카카오 데이터 총괄 부사장 등 민간위원 15명이 참석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공동 간사를 맡았다.

이게 왜 중요해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출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출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컨트롤 타워 :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정부의 산업 육성·정책 컨트롤 타워가 본격 가동했다. 데이터정책위원회는 지난 정부부터 공공과 민간이 데이터를 상호 개방·공유해 각종 데이터 기반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며 생긴 조직이다. IT 산업 고도화로 공공·행정기관이나 기업에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지만 분야별 칸막이가 높아 정보의 공유·활용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문제의식이 컸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데이터 산업에서 체계적인 산업 육성 전략도 필요했다.

● 윤 정부의 데이터 정책 : 윤석열 정부 역시 데이터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흩어진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데이터 호수(Data lake)’를 구축하겠다고 밝혔고, 대통령 직속 기구로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도 출범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의 기능 중복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는 데이터 정책을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민관 합동위원회라는 점이 특징”이라며 “디지털플랫폼정부의 핵심도 공공기관에서 개방되는 데이터를 민간이 어떻게 활용하게 할 것이냐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서는 같이 논의하고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물류산업대전'에서 자율주행 물류로봇이 작업공정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물류산업대전'에서 자율주행 물류로봇이 작업공정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서 달라지는 건 

데이터정책위가 밝힌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데이터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공공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해 혁신기업의 신사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 이날 데이터정책위가 공개한 주요 변화를 살펴보면. 

① 정보 제공 늘리고: 현재 개인 행정정보(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은 행정기관·은행 등으로 제한돼 있지만 앞으로 통신·의료 분야도 개인 행정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급성장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등의 수요를 감안한 결정. 또 금융·공공 분야만 이용자에게 개인정보 전송 요구를 할 수 있지만, 이를 모든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② 가명정보 활용도 높이고: 가명정보는 개인 정보의 일부를 삭제하거나 대체해 개인이 누군지 알아볼 수 없도록 한 정보다. 데이터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게 장점. 그러나 특정 공공기관 외에는 가명정보를 자체 결합해 외부에 제공할 권한이 없었다. 앞으로는 민간 결합전문기관도 자사의 가명정보와 외부 정보를 결합해 새로운 가명정보로 가공·활용할 수 있게 된다. 개인정보법, 신용정보법 등 법에 따라 제각각이었던 가명정보 결합 요건도 표준화해 비식별정보의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③ 신산업 규제 줄이고: 차도로 제한됐던 자율주행로봇의 통행 범위가 보도까지 넓어진다. 단,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 도심공원에서 운행중인 자율주행 셔틀도 공원관리공단의 허가를 받으면 공원 내 보도도 달릴 수 있다. 게임물과 메타버스 구분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올해 안에 수립한다. 메타버스 속 게임 요소로 인해 규제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업계 부담을 덜고 산업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과기정통부와 문체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관련 용어 정의, 자율규제 등을 포함한 법제도를 마련할 예정이다.

④ 그 밖에: 현행법에서는 드론 등 이동형 영상기기에 대한 개인정보 수집·이용 기준이 없다. 앞으로는 이와 관련한 법적 정의를 신설하고 권리침해가 우려되지 않는다면 이동형 기기를 통한 영상 촬영을 허용할 예정. 또 개인정보 침해 우려로 기업이 과도한 제재를 받지 않도록 과징금 부과 감경·면제 규정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를 통한 OTT 콘텐트 사전 등급분류 대신 자체등급 분류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

반응은 어때

●기업은 환영: 기업들은 데이터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규제 완화에 환영했다. 민간위원인 서하연 ㈜카카오 데이터 총괄 부사장은 “각국이 소리 없는 데이터 패권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지금이 규제 혁파의 골든타임”이라며 “데이터정책위가 이를 위해 속도감 있게 규제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해.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도 “민간의 데이터 활용 기회를 넓혀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혁신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우려도 공존: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 산업 진흥과 개인정보 보호 간 상충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데이터 산업 진흥을 외치고 있지만, 둘이 충돌할 땐 개인정보보호법을 우선 적용하고 있어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이미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만 정보 접근성이 커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국가데이터정책위는 데이터 산업 활성화와 개인정보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 2018년 개인정보보호 법령을 개정해 데이터 경제 육성에 힘을 실었으며 미국은 민간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개인정보를 공유해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스마트공시 제도를 추진 중. 이들 국가 역시 데이터 개방의 필요성과 개인정보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

오세진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이터 개방이 확대되는 만큼 자신이 원치 않는 이용자가 개인정보의 유통을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에 노출된 자신의 정보를 한눈에 살펴보고 공개 여부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제도 검토할 만하다”고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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