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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택시 우리가 먼저 띄운다”…불꽃 튀는 ‘K-UAM 4파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화시스템과 미국 오버에어가 공동 개발중인 UAM 기체 '버터플라이'. 내년 시험 비행을 앞두고 있어 기체 개발에서는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시스템과 미국 오버에어가 공동 개발중인 UAM 기체 '버터플라이'. 내년 시험 비행을 앞두고 있어 기체 개발에서는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 3년 안에 ‘하늘을 나는 택시’(도심항공모빌리·UAM)를 선보이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차와 롯데, 한화, GS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각각 컨소시엄을 이뤄 미래 사업으로 키우고 있어 누가 시장을 선점할지도 주목된다.

“기체는 우리가 먼저” 한화 컨소시엄

한화시스템과 한국공항공사, SK텔레콤 등이 구성한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이 포문을 열었다. 14일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은 제주도와 함께 ‘제주형 UAM 시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전남 고흥 국가 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진행하는 1단계 실증, 수도권·도심 지역으로 확대하는 2단계 실증 이후 2025년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은 제주도를 상용 서비스 장소로 찍은 것이다.

한국공항공사가 제주도에 건설할 예정인 UAM 버티포트(Vertiport) 조감도. UAM 기체가 뜨고 내릴 수 있는 이착륙장이다. 사진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가 제주도에 건설할 예정인 UAM 버티포트(Vertiport) 조감도. UAM 기체가 뜨고 내릴 수 있는 이착륙장이다. 사진 한화시스템

제주도는 안전한 운항 환경과 충분한 관광 수요를 갖춰 상용 UAM 서비스의 최적 후보지라는 게 K-UAM 드림팀 측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공항공사가 보유한 제주공항과 항행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신속한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기대한다. 2025년 제주공항과 주요 관광지를 잇는 시범 운행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UAM 기체 개발과 제조·운영·유지보수 및 항행·관제 솔루션을 개발한다. 공항공사는 UAM 버티포트(수직이착륙장) 구축과 교통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운영, 통신시스템 등을 맡는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K-UAM 컨소시엄이 관광·문화 자원이 집약된 제주에서 새로운 교통수단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이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UAM 선두업체인 오버에어의 대주주로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인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이다. 내년 실물 크기 무인 시제기를 시험 비행할 예정이며, 2025년 미국 연방항공청(FAA) 형식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UAM 운항에 필요한 항행·관제 인프라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모빌리티 생태계는 우리가” 현대차그룹

현재 ‘K-UAM 그랜드 챌린지’에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크게 4곳이다. 한화가 UAM 분야에서 한발 앞서 있다면, 현대차는 모빌리티 전반의 생태계를 만드는 중이다.롯데와 GS도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UAM 사업에 가세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연료전지와 배터리 기반 멀티콥터 드론 프로젝트N. 국내 최초 수소연료전지 항공기로 등록됐으며 향후 RAM 기체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연료전지와 배터리 기반 멀티콥터 드론 프로젝트N. 국내 최초 수소연료전지 항공기로 등록됐으며 향후 RAM 기체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와 건설 계열사가 참여해 육상 이동에서 도심 간 이동, 지역 간 이동까지 모빌리티의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월 기존 UAM사업부를 ‘AAM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UAM뿐 아니라 지역항공모빌리티(RAM)를 아우르는 3차원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UAM이 공항~도심 100㎞ 안팎의 항속거리를 갖는 반면, RAM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200㎞ 이상의 항속거리가 필요하다. UAM은 전기차처럼 배터리로만 운항할 수 있지만 RAM은 추가 동력원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수소연료전지가 결합하면 가능한 기술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현대차그룹은 KT와 대한항공, 인천공항공사 등과 짝을 이뤘다. 영국의 UAM 인프라 스타트업인 어반에어포트, 영국 항공기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 프랑스 항공기엔진 전문업체 사프란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AAM 독립법인 ‘슈퍼널’을 설립해 자율비행 기술과 항공용 연료전지 시스템 등을 연구하고 있다. 개인용 자율주행차,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등 육상 모빌리티를 통해 차량과 사람, AAM이 만나는 허브로 이동하면, 다시 AAM을 통해 다른 허브로 이동하는 등 ‘끊김 없는’ 모빌리티를 구현한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구상이다.

롯데 “인천공항에서” GS “부산에서”  

롯데지주와 롯데렌탈은 미국 스카이웍스 에어로노틱스(비행체 개발), 미국 모비우스에너지(배터리 모듈 개발), 한국 민트에어(비행체 운영) 등과 손잡고 UAM 상용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인천시, 항공우주산학융합원 등과 실증 비행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2년 뒤 인천공항~서울 잠실의 UAM 운행이 목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AAM 독립법인 슈퍼널이 지난 7월 영국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공개한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의 인테리어 콘셉트. 자동차 내장 디자인처럼 단순하고 실용적인 게 특징이다. 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의 AAM 독립법인 슈퍼널이 지난 7월 영국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공개한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의 인테리어 콘셉트. 자동차 내장 디자인처럼 단순하고 실용적인 게 특징이다. 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GS그룹은 영국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비행체 개발)와 제휴해 부산에서 UAM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컨소시엄에는 LG유플러스, LG사이언스파크,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참여하며 제주항공과 무인항공 솔루션 업체인 파블로항공 등도 함께한다.

이 밖에도 대우건설이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휴맥스모빌리티, 아스트로엑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관광용 UAM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인 GS ITM도 티웨이항공, 다보이앤씨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무인이동체산업 엑스포’에서 국내 기술로 만든 UAM 기체 ‘스카일라’의 실물 기체를 전시했다.

이관중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UAM 생태계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 수준은 미국을 제외하면 크게 부족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2025년 상용 서비스가 가능하려면 비용을 낮추고 소음 등 규제가 정비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에서 관람객이 GS ITM의 UAM 기체 스카일라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에서 관람객이 GS ITM의 UAM 기체 스카일라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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