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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 배우들 모시기 전쟁…넷플릭스·디즈니·애플TV 줄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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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에서 킬러 레이 역을 맡은 이정재. 레이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드라마 시리즈를 기획 중이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에서 킬러 레이 역을 맡은 이정재. 레이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드라마 시리즈를 기획 중이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오징어 게임’이 제74회 에미상에서 6관왕에 오르면서 출연 배우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비영어권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는 물론 오영수ㆍ박해수ㆍ정호연 등이 각종 해외 시상식에서 후보로 지명되고 수상 소식을 전하면서 이들을 향한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대 최대 히트작에 오르고 시즌 3까지 제작을 확정하면서 이를 따라잡기 위한 다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구애가 뜨겁다.

이정재 ‘스타워즈’ 러브콜, 레이 연출 검토 #정호연 쿠아론 감독 뮤즈 이어 피트와 협업

이정재 최고 포스 자랑 시스 로드 될까

이정재의 차기작도 OTT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재는 영화 ‘스타워즈’의 스핀오프 시리즈 ‘어콜라이트’ 출연 소식에 대해 “아직 이야기 중이다. 좀 더 기다려주시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지만 기정사실인 분위기다.
‘어콜라이트’는 디즈니플러스와 루카스필름이 함께 만드는 작품으로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제다이와 대립 관계인 시스에게서 포스를 이어받은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직 이정재가 맡게 될 캐릭터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최고 포스를 가진 시스 로드 역을 맡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2일(현지시간)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한 정호연. ‘오징어 게임’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그는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레드카펫 패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 에미상 홈페이지]

12일(현지시간)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한 정호연. ‘오징어 게임’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그는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레드카펫 패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 에미상 홈페이지]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에서 선보인 잔혹한 킬러 레이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드라마 역시 OTT 방영을 논의 중이다. 제작사 하이브 미디어코프와 아티스트스튜디오는 이정재가 주연은 물론 제작에 참여하며 연출을 맡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헌트’로 감독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정재는 지난 2월 미국 3대 에이전시인 CAA와 계약 당시 배우뿐 아니라 연출가 활동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CAA는 브래드 피트ㆍ톰 행크스ㆍ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소속돼 있다.

브래드 피트 잇따라 한국 배우에 러브콜

지난해 11월 CAA와 계약한 정호연 역시 애플TV플러스 시리즈 ‘디스클레이머’로 일찌감치 차기작을 확정 지었다. 영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그래비티’ ‘로마’ 등으로 유명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드라마 도전작이다.
영국 작가 르네 나이트의 동명 소설 원작으로 케이트 블란쳇이 다큐멘터리 저널리스트로 출연하고 정호연은 그를 돕는 킴 역할을 맡았다. 프랑스 작가 안 세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가정교사들’도 준비 중이다. 브래드 피트가 만든 제작사 겸 배급사 A24 작품이다.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긴 A24는 최우식ㆍ유태오 등과 함께 영화 ‘전생’도 제작 중이다.

9일 공개된 ‘수리남’에서 국정원 요원 최창호 역을 맡은 박해수. 오랫동안 공들인 마약 대부 체포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사업가로 위장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다. [사진 넷플릭스]

9일 공개된 ‘수리남’에서 국정원 요원 최창호 역을 맡은 박해수. 오랫동안 공들인 마약 대부 체포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사업가로 위장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다. [사진 넷플릭스]

박해수는 지난 7월 또 다른 미국 대형 에이전시 UTA와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BH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 이병헌을 비롯해 앤젤리나 졸리ㆍ베네딕트 컴버배치 등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다.
넷플릭스에서 영화 ‘페르소나’(2019)와 ‘사냥의 시간’(2020)을 시작으로 올해 영화 ‘야차’, 드라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수리남’ 등으로 잇따라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나면서 쌓은 인지도가 강점이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작품 캐스팅 단계에서 어떤 플랫폼으로 방영될지 알 수 없거나 중간에 바뀌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작품이 우선이지만 OTT 방영 여부도 고려 요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배우 기능적 사용 안돼” 우려도

문화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것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배우들을 많이 찾는 요인 중 하나다.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박기수 교수는 “아시아 시장이 부상하면서 마블 등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도 아시아계 배우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지만 기능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며 “‘오징어 게임’의 성공이 보여준 것처럼 우리 IP(지적재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재 역시 “직접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도 고려하겠지만, 우선은 한국 작품에 출연해 그 작품을 해외로 가지고 나가는 방식으로 활동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모델 출신인 정호연은 첫 출연작인 ‘오징어 게임’으로 대박을 터트린 만큼 연기력을 입증하는 것도 과제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30년 가까이 연기해온 이정재는 연기력은 훌륭하지만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습성이 몸에 배어있을 수밖에 없다. 반면 정호연은 이제 막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잘못된 습관이나 전형적인 문법 같은 것이 전혀 없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분명하다. 문화권을 떠나 Z세대가 좋아하는 인플루언서 성향이 강한 것도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루이뷔통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된 정호연은 시상식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스타일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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