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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 죽인 총기난사범…"모친 임신때 술 중독 탓"이란 변호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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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총격범 니컬러스 크루즈. AP=연합뉴스

플로리다 총격범 니컬러스 크루즈. AP=연합뉴스

미국 총기 난사범의 변호인이 “생모가 임신 당시 폭음을 했던 것이 그의 정신 상태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 법원에서는 13일(현지시간) 2018년 총기 난사를 저지른 니컬러스 크루즈(23)에 대한 공판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크루즈의 국선 변호인들은 생모의 임신 당시를 포함한 크루즈의 성장 배경이 그의 범행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크루즈는 2018년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한 고등학교에서 반자동 소총 150여 발을 난사해 학생 14명과 교사 3명등 17명을 살해하고 17명에 중상을 입혔다.

작년 공판에서 크루즈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한 데 따라 최근 이어지는 공판에서는 사형과 종신형 중 어떤 형을 내릴지 결정하게 된다.

사형은 배심원 12명의 만장일치가 있어야 하므로 변호인들은 배심원 중 최소 한명이라도 종신형으로 기울이려 해왔다.

증인으로 나선 케네스 존스 전(前)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 의대 교수는 크루즈 생모의 임신 당시 음주량이 태아를 위험하게 하는 정도를 훌쩍 초과했다고 진술했다.

수십 년 간 알코올에 따른 태아 영향을 연구해온 그는 "임신부가 이렇게 많이 음주하는 것을 이제껏 본 적이 없다"면서 "헤로인, 마리화나, 메스암페타민, 코카인 같은 불법 약물을 다 따져봐도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알코올에 명함도 못내민다"라고도 주장했다.

앞선 공판에서 크루즈의 생모가 임신 당시 성매매 여성으로 술과 마약에 중독됐다는 게 변호인 측 주장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서 존스 박사는 크루즈를 검사한 결과 그가 '태아 알코올 증후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런 증상에는 과민성, 분노 발작, 행동 장애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특히 크루즈 같은 경우에는 종종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기도 한다는 것이다.

존스 박사는 그러면서 크루즈가 이후 입양되면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진술은 그러나 즉각 검찰의 반박을 받았다.

검찰은 크루즈가 범행을 저지르기 몇달 전부터 총기 난사를 사전 구상했으며, 경찰 출동 시간, 총기 종류, 교내 잠입 방법 등을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존스 박사에게 맞섰다.

결국 존스 박사는 증인석에서 크루즈의 이런 사전 준비를 알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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