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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英여왕 장례식 갈지 고민중"…알고보니 초청도 못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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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 초청 명단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애초에 없었다고 텔레그래프·CNN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을 실은 영구차가 13일(현지시간) 저녁 런던 버킹엄궁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도로 주변에 나와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을 실은 영구차가 13일(현지시간) 저녁 런던 버킹엄궁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도로 주변에 나와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러·벨라루스·미얀마 등 장례식 초청 제외

영국 정부 고위 소식통은 오는 19일 열리는 여왕의 장례식 초청 목록에서 러시아·벨라루스·미얀마 등 3개국은 제외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으며,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가는 길을 내줬다. 또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탄압했다는 이유로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9일 푸틴 대통령은 여왕의 서거에 애도를 표했지만, 장례식 불참 의사를 밝혔다. 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0일 "(여왕 장례식에) 러시아 대표로 누구 갈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03년 6월 24일 영국 런던 버킹엄궁 앞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함께 마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03년 6월 24일 영국 런던 버킹엄궁 앞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함께 마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14일 영국 외교부 관계자를 인용해 영국 정부가 여왕의 장례식에 북한을 초청했으며 초청 대상은 대사급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텔레그래프는 "북한은 지난 2000년에 영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외여행을 거의 하지 않아서 참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은 서방 국가 중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이란은 초대를 받았으나 격을 낮춰 대사급이 참석하도록 했다. 텔레그래프는 "서방과 핵 협상에 비협조적이고, 영국 이중국적자를 억류하는 등 이란과 영국 사이에 외교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참석자 2명 제한으로 日 총리는 참석 못 해

왕실은 영국 정부의 의견을 반영해 각국에 초청장을 보냈으나, 관례에 따라 초청 인사 목록을 공개하진 않을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영국과 정상적인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국가의 원수·고위 인사·영국 대사 등이 대표로 참석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약 500여명의 외국 고위인사들이 장례식에 올 전망이다. 인디펜던트는 왕실 관계자를 인용해 "수십 년 동안 주최한 행사 중 가장 큰 국제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외교 관계자는 "여왕이 만찬을 베푸는 국빈 방문은 일 년에 두세번이었는데, 이번엔 사나흘 동안 수백 건의 국빈 방문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여왕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수용인원은 약 2200명이다. 이에 따라 영국은 각국 참석자를 2명으로 제한했다. 일본은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가 참석하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다.

'여왕 관' 비행기 500만명이 추적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이 런던 버킹엄궁에 도착하기 전인 13일 오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AP=연합뉴스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이 런던 버킹엄궁에 도착하기 전인 13일 오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2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 자일스 대성당에 안치돼 일반에 공개됐던 여왕의 관은 13일 저녁 공군기(편명 ZZ177) 편으로 런던 서쪽 노솔트 공군기지로 운구됐다. 비행 항로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 공군기의 항로를 추적한 조회 수는 497만명에 달했다. 이 회사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중계된 항로 동영상 조회 수 약 32만을 더하면 500만명 넘는 이가 여왕의 마지막 비행을 지켜봤다.

노솔트 공군기지에 도착한 여왕의 관은 영구차로 버킹엄궁으로 운구됐으며, 새 국왕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왕실 근위대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버킹엄궁 내부 보우 룸에 안치됐다.

여왕의 관은 14일 오후 2시 20분 마차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겨져 중앙 관대에서 이날 오후 5시부터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이미 13일 오전부터 일반 조문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영국 정부는 여왕의 관을 직접 보고 작별 인사를 하려면 "12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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