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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특검법 짜증난다…김건희·김혜경 문제 서로 퉁치자" [스팟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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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야당 의원 가운데에선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김건희 특검법’에 맞서고 있다. 지난 7일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이 특검법을 발의하자 곧바로 “추석 밥상 짜증 나게 하는 특검법”(8일 페이스북)이라며 반기를 들었고, 이후에도 ‘김건희 특검법’을 “민주당의 ‘정치쇼’”(12일 라디오 인터뷰)라고 비판하는 등 거침이 없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중앙포토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중앙포토

더불어시민당(민주당 비례 위성정당) 출신이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그의 반대로 민주당의 계획엔 차질이 생겼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특검법 상정을 거부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특검 실현을 위한 방법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밖에 없는데, 조 의원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 지정엔 법사위 재적 위원 18명 중 5분의 3(1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민주당 소속 위원은 10명이다.

그래서 민주당 지도부는 조 의원을 향해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정청래 최고위원)고 불만을 토로하거나 “역사적 책임을 지라”(장경태 최고위원)고 압박하고 있다. 심지어 조 의원이 민주당의 위성정당 후보로 국회에 입성한 점을 꼬집어 “어떻게 해서 국회에 들어오게 됐는지 한번 되돌아봤으면 좋겠다”(박범계)고 훈수 둔 의원도 있었다. 이에 조 의원은 14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저는 민주당이 벌이는 거대한 쇼에 초대받은 적도, 동의한 적도 없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특검에 반대하나.
“민주당이 특검으로 조사하잔 내용은 새로운 게 아니라, 이미 대선 기간에 다 나왔던 얘기다. 국민이 차고도 넘치는 정보를 갖고 다 알고 찍은 거다. 민주당이 또 조사하잔 건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행위다.”
민주당은 여론 조사를 근거로 김건희 특검이 국민의 뜻이라고 한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특검 찬성이 60%대로 나온 건 존중한다. 하지만 이 조사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반영된 거라고 본다. 그리고 민주당은 입맛에 맞지 않는 여론조사는 외면하거나 부정해온 역사가 한두 개가 아니다. 유리한 조사가 나왔다고 갑자기 절대적인 것처럼 주장하는 건 적절치 않다.”
민주당은 특검을 역사적인 과제라고도 한다.  
“민주당이 다시 생각해야 할 점이 바로 민주당이 역사의 중심이라고 보는 사고방식이다. 세상을 선과 악으로 보는 86 운동권의 위험한 습관이다. 반대로 묻고 싶다. 촛불 정부를 5년 만에 종식시킨 민주당은 어떤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나.”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와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김건희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20220907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와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김건희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20220907 김경록 기자

민주당은 좀처럼 물러설 것 같지 않다.
“민주당에 냉정하게 묻고 싶다. 대체 최종 목적지가 뭔가. 소음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이미 달성했으니 이쯤에서 접는 게 맞다. 김 여사 의혹 규명이 진짜로 목적이라면, 그게 이 정부의 정당성과 어떤 연결이 있나. 결혼 전 있었던 의혹들로 연좌제라도 하자는 건가.”  
민주당에서 항의가 많을 것 같다.
“문자 폭탄은 하루에 700~800개씩 받는다. 반대로 일부 민주당원들은 ‘우리가 이재명 사당 지킴이냐’라면서 저한테 응원한다는 문자도 보낸다. 일부 민주당 의원도 ‘저도 쩨쩨한 정치는 동의 않는다’며 특검에 반대한다는 커밍아웃 의견을 보내왔다.”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대표와 부인 김혜경씨 수사에 대한 물타기라고 의심한다.
“그런 프레임도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 양쪽 배우자 흠결 있는 거 국민이 다 아니깐, 이쯤에서 정부·여당도 대승적으로 퉁치자고 제안했으면 한다. 권력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배우자까지 정치에 끌어 들어는 건 그만해야 한다.” 

조 의원은 특검 정국이 지속되는 게 “짜증 나는 일”이라고 했다. 세계은행에서 15년간 근무한 금융 전문가인 그는 “2008년 금융위기처럼 흘러가는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이를 외면하고 특검 정국만 지속하다간 여야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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