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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묻자 분노의 주먹질…대리기사 피범벅 만든 황당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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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손님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30대 대리기사.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술에 취한 손님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30대 대리기사.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술에 취해 운전 중인 대리기사를 마구 폭행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해당 대리기사가 자신에게 반말한 것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대리기사는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행당한 사진과 함께 “억울하고 우울해서 잠도 안 온다”며 고통을 토로했다.

충북 진천경찰서는 13일 특정범죄가중특별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A씨(59)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8시36분쯤 진천군 이월면 한 도로에서 대리기사 B씨(37)의 얼굴 등을 수차례 때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B씨가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사연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B씨는 글에서 “거의 도착할 때쯤 갑자기 혼잣말인지, 전화하는 건지, 저에게 하는 말인지, 무슨 말을 하는데 발음도 정확하지 않았고 애매하게 들려 ‘예?’라고 답했다”며 “그때부터 제 머리를 잡아당기며 분노에 가득 찬 주먹질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B씨는 “왜 그러시냐”고 물었지만 A씨는 아무런 대답 없이 계속 주먹질을 했다. B씨는 “이렇게 맞다간 죽을 것 같아 달리는 차 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했는데, 안전벨트 때문에 도망치지 못했다”며 “그 후 더 세게 뒤로 잡아당기며 수십 차례 주먹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무차별 폭행은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후에야 멈췄다. A씨가 잡아당기며 때린 탓에 B씨는 “발은 브레이크에 닿지도 않았다”며 “왼손으로 경적을 누른 채 오른손으로 얼굴을 막기 바빴다. 시야는 전방이 아닌 차량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도로에 주차된 트럭을 박고 나서야 도망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피투성이가 된 오른쪽 귀 사진을 함께 올렸다. 다만 차량 내부 블랙박스에 메모리칩이 없었고, 폭행당하던 중에 휴대전화는 차량 바닥에 떨어져 다른 증거를 남기진 못했다고 했다.

B씨는 현재 상해로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했다. 그는 “분하고 억울해서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자지 못한다. 수면제를 먹어도 2~3시간이면 잠에서 깨고, 정신적으로 굉장히 괴로운 상태”라며 “투잡 대리기사인데 입원 기간이 길어져 회사마저 잃게 될까 두렵다”고 했다.

또 “무슨 말을 들어도 집중이 안 되고 멍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며 “ 도무지 폭행당한 이유를 알 수 없어 감정조절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가 자신에게 반말한 것으로 착각해 폭행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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