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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안정기에 근접…4차 접종 효과 의문" 전문가의 지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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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4차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가운데, 반복적인 접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가을·겨울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해 아동 감염자 진료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인터뷰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이행기의 끝자락에 있으며 안정기에 근접했다"며 여기에 맞춘 방역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오 교수는 지난 1일 강연에서 “백신의 중화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는 떨어져도 면역세포의 기억은 오래간다”고 강조했는데, 본지 인터뷰에서는 이에 맞춘 정책 변화를 주문했다. 오 교수는 "코로나19가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큰 그림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전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행기의 끝자락이라고 본 이유는.  
"팬데믹은 '급성기-이행기-안정기'로 이어진다. 올해 초 이행기가 시작돼 지금은 끝자락에 와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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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렇게 보는 근거는. 
"치명률이 1차 유행(2020.1~8월) 2.1%에서 점차 떨어져 6차 유행(지난 6월 26일~)에서는 0.04%가 됐다. 연령대별 치명률도 독감(2017~2019년)과 거의 유사하다. 40대 이하는 같다. 그 위 연령대는 소수점 둘째 자리 정도만 차이 난다. 오미크론에 감염됐을 때 입원할 위험이 델타보다 75% 낮다. 이행기에는 돌파감염·재감염이 반복되면서 코로나가 경증화된다. 코로나라는 이름이 붙은 감기바이러스 4개도 그랬다."
하루 5만명 넘게 확진자가 나온다. 
"안정기라고 해서 감염자나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 게 아니다. 확진자가 나와도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고, 학교 미등교·재택 근무·영업시간 단축 같은 일이 없는 단계를 말한다. 매년 겨울에 독감이 와도 일상을 유지하지 않느냐."
가을에 면역이 없는 사람이 늘 것이라는데. 
"항체만 보면 맞는 말이다. 항체는 몇 개월 지나면 낮아진다. 하지만 면역세포에는 기억력이 있다. 사스(2003년) 환자의 면역세포는 17년 가더라. 코로나 기억세포는 최소 15개월 유지된다. 면역세포가 기억하고 있다가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방어한다. 올해만 벌써 2300만여명이 감염됐는데, 여기서 생긴 자연면역을 정부가 왜 언급하지 않나. 백신면역뿐만 아니라 자연면역도 인정해야 한다. 자연면역이 더 낫거나 대등하다."

 오 교수는 "20대 이상의 2차 접종률이 95% 넘고, 고령층 3차 접종률은 85~90%이다. 절반은 코로나에 감염돼 하이브리드 면역이라는 든든한 무기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4차 접종을 권고하면서 4분기에 개량백신을 들여온다는데.
"질병청은 유행 억제를 예방접종의 목표로 잡고 있다. 올해 오미크론에 걸린 사람은 대다수가 백신을 3차례나 맞고도 걸렸다. 개량백신(두 가지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2가 백신)의 항체 생성 능력은 기존 백신보다 크게 높지 않다. 유행을 억제하자고 3~4개월마다 부스터 접종을 반복하는데, 이건 지속하기도 어렵고, 목표를 달성할지도 의문이다. 백신은 감염 예방을 위해 맞는 게 아니라 중증으로 가지 않으려고 맞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은 3차 접종만으로 충분하다." 
미국도 4차 접종을 권고한다.

"미국은 접종률이 낮고 백신 반대 분위기가 강한 나라이다. 접종률이 높은 우리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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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겨울에 코로나 유행이 오나.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걸렸던 지난겨울이나 올봄 유행보다는 약할 것이다. 자연 감염력에다 높은 접종률 덕분이다."
그러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행기에는 아동 감염이 증가한다. 가을에도 그럴 것이다. 특히 접종 대상이 아닌 5세 미만이 그럴 것이다. 아이들이 진료를 받으려면 PCR 검사 음성 확인을 해야 한다. 그러면 진료가 늦어진다. 격리 진료가 아니라 일반 의원에서 감기처럼 진료받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감염자 7일 자가격리를 없애야 하나.
"이달 초까지 입국 전 PCR 검사 음성을 요구한 것을 보면 우리가 유행의 어디쯤에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코로나가 지금 이행기 끝자락에 왔다는 사실을 공유해야 비로소 격리 기간 논의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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