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 드라마 ‘74년 에미상’ 틀을 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황동혁 감독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제74회 에미상 감독상을 각각 받았다. 에미상은 1949년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제정한 방송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오징어 게임’은 13개 부문(남우조연상은 2명) 후보에 올라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황동혁 감독. [AP=연합뉴스]

황동혁 감독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제74회 에미상 감독상을 각각 받았다. 에미상은 1949년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제정한 방송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오징어 게임’은 13개 부문(남우조연상은 2명) 후보에 올라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황동혁 감독. [AP=연합뉴스]

“우리가 모든 역사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권 작품 중 에미상에 초대된 마지막 작품이 아니길 바랍니다. 이 상이 제게도 마지막 에미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웃음). 시즌2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 방송 분야 최고 권위의 에미상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51) 감독은 단순히 감격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시즌 2를 예고해 전 세계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 74년 에미상 역사에서 처음으로 비영어권 드라마로, 그것도 한국인 감독이 감독상을 차지했다.

관련기사


황동혁 “우리가 모든 역사를 함께 만들었다” 이정재 “연기자는 언어로만 표현하는 게 아니다”

배우 이정재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제74회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각각 받았다. 에미상은 1949년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제정한 방송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오징어 게임’은 13개 부문(남우조연상은 2명) 후보에 올라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이정재. [AP=연합뉴스]

배우 이정재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제74회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각각 받았다. 에미상은 1949년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제정한 방송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오징어 게임’은 13개 부문(남우조연상은 2명) 후보에 올라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이정재. [AP=연합뉴스]

지난해 9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9부작(476분) ‘오징어 게임’은 이날 이정재(50)의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6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오징어 게임’은 앞서 지난 4일 크리에이티브 아츠(Creative Arts) 에미 시상식에서 여우게스트·시각효과·스턴트·프로덕션 디자인 부문을 수상했다.

세 시간 남짓의 시상식 말미에 감독상 수상자로 황 감독의 이름이 불리자 객석에서 박수와 휘파람이 쏟아졌다. 종이를 손에 쥐고 무대에 오른 황 감독은 “45초, 아니 이제 41초밖에 없어서 통역을 못 쓸 것 같으니 적어온 걸 읽을게요”라며 “수상의 영광을 준 텔레비전 아카데미와 넷플릭스에 매우 감사합니다”라고 빠르게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 CEO 이름을 부른 뒤 “테드 서랜도스! 당신 이름 언급했어요. 들었죠!”라고 농담 섞인 감사를 전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한 ‘오징어 게임’의 주역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수 배우, 정호연 배우, 황동혁 감독,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 이정재 배우, 박해수 배우. ‘오징어 게임’은 6관왕에 올랐다. [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한 ‘오징어 게임’의 주역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수 배우, 정호연 배우, 황동혁 감독,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 이정재 배우, 박해수 배우. ‘오징어 게임’은 6관왕에 올랐다. [AP=연합뉴스]

잠시 숨을 고른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이 열네 번이나 후보(13개 부문)에 지명됐을 때 사람들은 내게 ‘당신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했지만, 나 혼자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감을 이어갔다. “‘오징어 게임’에 문을 열어 기회를 주고 나를 여기 에미에 초대해 준 여러분들, 우리가 모든 역사를 함께 만들었다”고 주변에 공을 돌렸다.

역시 비영어권 작품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된 이정재는 이름이 불리자 환하게 웃었다. 그는 영어로 시상식을 주최한 텔레비전 아카데미와 투자사 넷플릭스, 황동혁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한국말로 대한민국 국민과 친구, 가족, 팬들에게 인사하며 트로피를 힘차게 들어 보였다.

오영수와 박해수도 비영어권 배우 최초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정호연이 후보였던 여우조연상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자크’의 줄리아 가너가 받았다.

에미상은 음악계 그래미상, 영화계 오스카상, 공연계 토니상과 함께 미국의 4대 엔터테인먼트 상으로 꼽힌다. 4대 상의 앞글자를 묶어 ‘EGOT’로도 칭한다. 에미상은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ATAS)가 1949년 제정했다. ‘에미(Emmy)’라는 명칭은 TV의 중요 부품인 촬상관의 별칭 ‘이미(Immy)’에서 착안했다. 시대 변화에 따라 TV 프로그램뿐 아니라 ‘오징어 게임’같이 OTT 작품 등도 대상이 됐다. 에미상은 미국 외 지역 프로그램은 후보가 될 수 없지만 ‘오징어 게임’은 미국 넷플릭스가 투자해 가능했다.

강력한 경쟁작은 HBO 드라마 ‘석세션(Succession)’ 시즌3였다. ‘상속’이라는 뜻의 ‘석세션’은 미디어 재벌 가문의 권력다툼을 그린 드라마다. 2018년 시즌1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고, 2020년 시즌2는 에미상 각본상·감독상·남우주연상 등을 휩쓸었다. 올해도 최다인 25개 부문 후보가 올랐는데, 작품상·각본상·남우조연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HBO ‘화이트 로투스’는 최다인 10개의 트로피를 챙겼다.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이정재는 “비영어권 연기로 어떻게 주연상을 받을 수 있냐고 많이 질문하는데, 연기자는 꼭 언어로만 표현하는 게 아니라 여러 방법으로 하고, 이번 수상으로 그게 증명됐다고 답했다”며 “메시지와 주제를 많은 사람과 공감하는 것이 중요한데, ‘오징어 게임’이 많은 부분에서 그걸 이뤄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작품상이 조금 아쉽다. 시즌2로 돌아올 테니 기다려 달라”며 “지금 6화 집필을 끝냈다. 절반 정도 왔다. 시즌1과 가장 다른 건 성기훈 캐릭터다. 더는 루저가 아닐 것”이라고 귀띔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