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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비대위’9인 체제로 출범…“지역안배·통합 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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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우여곡절 끝에 베일을 벗었다. 정 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비대위원 6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법원이 지난달 26일 이준석 전 대표가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해 ‘주호영 비대위’가 좌초한 지 18일 만이다.

원내에서는 3선 김상훈(대구 서구), 재선 정점식(통영-고성), 초선 전주혜(비례) 의원이 비대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원외 인사로는 김종혁 당 혁신위 대변인,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김병민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이 합류했다. 당 상임전국위는 이날 오후 비대위원 임명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비대위는 정 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9인 체제로 닻을 올렸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지역별 안배와 통합을 고려해 경험과 능력을 갖춘 분들로 모셨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TK(김상훈), PK(정점식), 호남(전주혜), 경기(김종혁), 서울(김행·김병민) 등 지역 균형에 신경을 썼다는 취지다.

하지만 인선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오전 10시 첫 발표 뒤 1시간 반 만에 인선이 번복됐다. 당초 명단에 포함된 주기환 전 비대위원이 정 위원장에게 고사의 뜻을 전했고, 본관이 광주인 전주혜 의원이 긴급 투입됐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주 전 위원은 2003년 광주지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측근으로,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로 출마해 15.9% 득표율을 얻어 주목받았다.

당 관계자는 “주 전 위원이 자신의 합류로 비대위 윤심(尹心) 논란이 더 거세진다는 부담을 느껴 고사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 전 위원 대신 비대위에 합류한 전주혜 의원 역시 대선 때 윤석열 선대위 대변인을 지냈고, 일각에선 윤핵관 대신 떠오르는 초선 ‘신핵관’으로도 거론된다. 정점식 의원, 김병민 당협위원장 등도 대표적 친윤계로 꼽힌다.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상훈 의원, 비윤계 김행 전 대변인과 김종혁 대변인 등이 포함되긴 했지만 정 위원장 등 범친윤 인사들이 과반을 채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 일각에선 “통합형이 아니라 친윤형 비대위”(재선 의원)라는 지적이 나왔다.

당내에서는 “향후 원내대표 선거 및 전당대회 추진 과정 등에서 윤심이 노골적으로 작용할까 걱정된다”(3선 의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 원내대표 선거를 엿새 앞둔 13일까지도 국민의힘에서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이는 없다. 예비 후보들의 탐색전이 이런 상황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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