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장예상 뛰어넘은 8.3% 상승…美물가, 더 큰 문제 따로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거인의 발걸음을 향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발걸음을 막기엔 역부족인걸까. 미국 물가가 두 달 연속 하향세를 이어갔지만, 긴장을 놓기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만만치 않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이션 파이터 본능은 지속할 전망이다. 특히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가 반등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이 8.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물가 수준은 높지만 1981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며 고점을 찍었던 지난 6월(9.1%)보다 낮아진 지난 7월(8.5%)에 이어 상승 폭은 한 번 더 꺾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8월 CPI 상승률은 블룸버그 등 시장 예상치(8.1%)를 웃돌았다. 전달보다도 0.1% 높아졌다. 이 또한 전달보다 물가상승률이 0.1% 하락할 것이라는 월가 전망치를 빗나갔다.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달보다 에너지 가격이(-5.0%) 크게 하락했지만 식품(0.8%), 재화(0.5%), 서비스(0.6%) 등이 일제히 오른 탓이다.

특히 물가를 끌어올린 건 전체 CPI의 40%를 차지하는 주거비였다. 전년동월대비로 6.2%나 올랐다. 전월비로는 0.7% 올랐다. 에너지 하락분을 상쇄하는 수준의 오름세다.

더 큰 문제는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반등한 것이다. 8월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6.3% 상승했다. 지난 7월(5.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시장 예상치(6.1%)도 웃돌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주택과 서비스 등의 상승 압력이 높아서다.

물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Fed의 긴축 가속 페달을 늦추기에도 역부족이란 평가다. 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줄었지만 시장은 20~21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1.0%포인트 인상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김상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비스 물가가 전달보다 0.6% 증가한 만큼 수요자 측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긴축은 더욱 타당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8월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자 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Fed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확률이 20%로 높아졌다. 0.75%포인트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수치는 80%에 이른다.

시장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8월 CPI 상승률이 발표된 뒤 뉴욕증시 선물은 급락했다. 한국시간 오후 9시 32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1.0%, S&P500 선물은 1.3%, 나스닥 선물은 2.02% 하락하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급락세다.

Fed의 목표치를 대폭 웃도는 물가 상승세 외에 강력한 노동시장 상황도 Fed의 고강도 긴축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31만5000개 증가해 월가 전망치 30만개를 웃돌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