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다이어트의 적?···모닝커피 대신 ‘모닝쌀’을

중앙일보

입력 2022.09.13 17:50

아이스크림만 골라 먹나요? 이제 쌀도 골라 먹는 시대.

동네 유명 김밥집에 가면 신동진 쌀이 식당 한 곳에 몇 포대씩 쌓여있다. 또 서초동에 김치찌개가 유명한 식당에 가면 오대 쌀이 식당 한 곳을 차지하고 있다. 뿐이랴. 가성비 갑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강남의 한 회전 초밥집을 가면 영호진미 쌀이 줄을 지어 쌓여있다. ‘식당 주인의 고향이 달라서일까’하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음식의 특성에 따라 가장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한 셰프들의 ‘쌀 감별’을 통과한 쌀들이 식당의 한 곳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알고 먹으면 더욱 맛있는 밥, 다양한 쌀 품종의 세계로 함께 가보자.

쌀 지도 따라 떠나는 팔도여행

밥맛이 뛰어난 고품질 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고품질 품종 쌀의 연구와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지역별 국산 대표 품종을 개발·보급, 외래 벼 품종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지역 대표 쌀은 품종별로 다양한 풍미와 식미는 물론 온라인 유통 활성화로 전국의 쌀 소비자들에게 ‘고르는 맛’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 쌀은 강원 오대쌀로 1982년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연식’이 오래된 쌀이다. 그만큼 전국의 소비자에게 오랜 시간 동안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강원 지역 철원에서 주로 생산된다. 춥고 긴 겨울, 높은 일교차 등 강원이 제공하는 자연환경으로 벼 알 조직이 치밀하다.

최근 구수한 밥 냄새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삼광은 충청도의 대표 쌀이다. 신동진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도열병,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 등 벼의 주요 3대병에 강하다는 의미로 ‘삼광’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최고품질 벼로 이름을 올린 삼광은 쌀이 알차고 품질 변이가 적어 소비자 신뢰도가 높다.

비옥한 땅 호남평야의 기운을 받은 전북의 신동진은 1999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이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벼로 유명하다.
경남은 최근 인기를 더해가는 영호진미가 유명하다. 합천 쌀 명품화 사업의 일환으로 계약재배를 통해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해 생산하는 영호진미는 질병에도 강하다.

농진청의 한 관계자는 “전국 8도의 기후와 땅의 성질 등을 고려해 지역에 맞는 쌀 품종을 개발했다”라며 “소비자들이 각자의 입맛에 맞는 쌀을 골라 구입하면서 최근에는 지역 쌀 별로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밥에는 알찬미, 볶음밥에는 해들쌀

가정에서 밥을 활용한 요리를 할 때 쌀의 종류에 따라 유독 맛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음식에 따라 맞는 쌀의 종류가 있다. 꼬들한 식감과 국물에서 잘 퍼지지 않는 특성이 필요한 국밥과 비빔밥에 좋은 쌀은 알찬미와 찬들, 미품이 있다. 찰기와 단맛, 부드러움이 조화되는 다목적 쌀로 초밥이나 덮밥류에 좋은 쌀은 영호진미와 삼광, 참드림 등이 있다. 영호진미는 밥을 했을 때 윤기가 많고 찰기가 좋은 데다 씹는 맛도 좋다. 특히 압력솥으로 밥을 지었을 때도 밥알이 부서지지 않고 모양을 유지하기 때문에 돌솥밥에 제격이다.

부드러운 죽류를 조리할 때 안성맞춤인 진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밀로스가 적어 쌀 조직이 매우 부드러운 데다 호화 시 점도가 높아 죽을 조리할 때 매우 좋다. 고소한 팝콘향이 특징인 골드퀸은 고유의 고소한 맛과 찰기가 좋아 덮밥류에 제격이다. 볶음밥과 조리할 때 고슬고슬한 식감으로 맛을 배가시키는 오대쌀과 해들, 일품 등은 꽉찬 식감으로 밥을 지으면 고슬고슬함이 살아난다.

밥의 상태가 가장 중요한 김밥을 조리할 때는 신동진과 새일미, 새청무가 제격이다. 특히 적당한 강도와 고슬함이 특징으로 병충해에 약한 알미를 보완한 품종이다. 새일미는 자체 향이 강하지 않아 다른 품종의 쌀과 혼합해 밥을 지을 경우도 맛 변화가 크지 않아 혼합곡의 밥을 지을 때도 좋다.

모닝커피 대신 모닝밥

아침을 거르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직장인, 다이어트 때문에 간헐적 단식으로 주린 배를 부여잡고 지하철에 오르는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아침밥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체온을 높이는 작용을 하며 호르몬을 규칙적으로 분비 시켜 신체리듬을 안정되게 한다. 특히 몸의 소화과정과 호르몬 기능은 아침 시간에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아침 식사로 섭취한 음식 중의 영양분은 축적되기 보다 쉽게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어 체중조절에 유리하다.

그렇다면 아침 식사로 무엇을 먹어야 할까. 간단한 빵과 커피로 아침을 때웠다면 건강과 다이어트, 하루의 생활리듬을 위해 쌀밥으로 갈아타자. 쌀이 탄수화물의 대표주자로 인식되면서 다이어트의 적으로 오인 받고 있지만 모든 탄수화물은 무조건 살이 찌는 것이 아니고 포도당, 과당 등의 ‘단순당’은 체내에 흡수되는 속도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반면 ‘복합당’은 분해와 흡수 속도가 느려 쌀은 우리 몸에 좋은 복합당으로 체내에서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탄수화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우리 몸은 근육이나 지방을 대신 태워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은 근육의 위축을 초래하고 결국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로 변할 수 있다.

즉 아침식사로 쌀밥을 먹었을 때 포만감을 통한 다이어트 효과와 함께 전체적인 대사량 조절에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특히 뇌는 일상적으로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므로 아침밥을 통해 하루를 시작할 때 적절히 뇌에 에너지를 공급해 줘야 한다.

강재헌 성균관대 의과대학교수는 “아침을 거르면 두뇌 회전에 필요한 포도당 부족으로 오전 내내 집중력과 사고력이 떨어지며 심리적인 불안감, 우울, 행동 과다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과식하게 되어 비만과 영양불균형을 초래한다”며 “쌀에는 전분질이 특히 많아 쌀밥을 먹으면 두뇌에 에너지 공급이 활성화돼 두뇌활동이 좋아지기 때문에 수험생과 직장인들에게는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수능 수험생의 합격기원은 ‘쌀밥’으로

두 달 앞으로 성큼 다가온 수능, 수험생 가정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막바지 수능 공부에 지쳐갈 수험생을 위해서는 아침 쌀 밥만한 보약이 없다. 농촌진흥청·전북대학교·한국식품연구원이 평소 아침을 먹지 않는 전북지역 청소년 81명을 대상으로 아침 식사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쌀 중심 아침 식사군, 밀 중심 아침 식사군, 결식군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10주간 실시한 실험 결과 쌀밥을 먹으면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높이는 신경전달물질이 굶거나 밀빵을 먹을 때보다 10배 이상 많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달여 앞으로 바짝 다가온 수능 수험생들에게 아침밥은 필수. 그렇다면 쌀의 품종별 특징을 파악해 수험생에게 좋은 아침밥을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수능을 두 달 여간 앞둔 시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을에는 밥과 국, 반찬으로 구성된 전통 한식 식단이 수험생 식단으로 제격이다. 반찬과 함께 먹는 밥으로는 찰기와 단맛, 부드러운 맛이 조화되는 삼광과 영호진미가 추천할 만하다. 이른 새벽 일어나 공부를 하러 가느라 소화가 어렵다면 부드러운 죽을 조리하기 위한 진상쌀을 준비해 보자.

수능시험 당일 도시락에는 찰기가 우수하고 소화가 잘 되는 골드퀸으로 수험생의 입맛을 올려 최상의 결과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쌀은 위산에 잘 녹는 식물성 단백질 글루텔린으로 이루어져 있어 소화가 잘되고 가스를 적게 생성해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며 “쌀 중심의 아침식사가 이해력·기억력·학습능력을 높이고 정서적 안정에도 효과가 있으며,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일까지 체력을 유지하고 학습능력을 높이려면 균형 잡힌 아침 식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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