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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어·亞배우 74년 철옹성 '오겜'이 깼다…에미상이 뭐길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74회 에미상 시상식(Emmy Awards)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총 6개의 트로피를 안기고 막을 내렸다. 지난 4일(현지시간)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츠(Creative Arts) 에미 시상식에서 여우게스트(이유미)·시각효과·스턴트·프로덕션디자인 부문에 상을 준 데 이어 13일에는 감독상(황동혁)과 남우주연상(이정재)까지 ‘오징어 게임’에 수여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 작품 최초로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상을 받은 에미상 시상식. 사진 에미상 홈페이지 캡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 작품 최초로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상을 받은 에미상 시상식. 사진 에미상 홈페이지 캡처

에미상은 미국 방송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상으로, 음악계 그래미상(Grammy), 영화계 오스카상(Oscar), 공연계 토니상(Tony)과 함께 미국의 4대 엔터테인먼트 상으로 꼽힌다. 이 4대 연예상들은 앞 글자를 묶어 ‘EGOT’이라 칭해지기도 한다.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 ATAS)가 1949년부터 개최를 시작한 에미상은 1회만 해도 시상 부문이 6개에 불과한 시상식이었다. 1970년대 들어 미국 방송 산업이 커지면서 1975년 제27회 시상식부터는 프로그램의 방영 시간에 따라 프라임타임(Primetime)과 데이타임(Daytime) 에미상으로 분리해 시상식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프라임타임·데이타임 에미상 외에도 국제 에미상, 스포츠 에미상 등 여러 에미상 종류가 있고 이들은 각각 주최 기관도 다르다. ‘에미’라는 이름은 TV 아카데미 초기 관계자들이 고심 끝에 텔레비전 개발에 중요한 부품이었던 촬상관(image-orthicon)의 별칭인 ‘이미’(Immy)에서 착안해, 예술의 여신을 형상화한 트로피에 어울리게 좀 더 부드러운 느낌으로 변형한 것이다.

'오징어 게임'의 배우 이정재(왼쪽), 정호연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 버라이어티 스케치 시리즈상(Outstanding Variety Sketch Series)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와 있다. 사진 '오징어 게임' 트위터

'오징어 게임'의 배우 이정재(왼쪽), 정호연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 버라이어티 스케치 시리즈상(Outstanding Variety Sketch Series)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와 있다. 사진 '오징어 게임' 트위터

오늘날 흔히 ‘에미상’이라 짧게 일컫는 행사는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을 가리키는 것으로, 시대에 따라 출품 기준이 변하면서 이제는 TV로 전파를 타는 프로그램 뿐 아니라 ‘오징어 게임’과 같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공개되는 작품 등도 대상이 됐다.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은 다시 미술·촬영·음악 등 방송의 기술적인 부문에 시상하는 ‘크리에이티브 아츠’ 시상식과 감독·배우상 등 주요 부문에 시상하는 행사로 나뉜다.

보통 9월 초중순 개최되는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은 전년도 6월 1일부터 그해 5월 31일까지 방영된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방송계 종사자 등으로 이뤄진 2만여명의 TV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된다. 70여년 역사 동안 비영어 작품을 후보로 지명한 적도, 아시아 국적 배우에게 상을 준 사례도 없었지만, 올해 ‘오징어 게임’에 여러 상을 내주며 공고한 벽을 깼다. 그동안 아시아계 배우들이 에미상을 수상한 적은 있지만, 이들의 국적은 모두 미국, 영국 등 영미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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