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살다살다 이걸 구독하다니"…39일만에 1억 대박난 영상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폴인인사이트’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방영 39일 만에 유튜브 조회 수 1억 뷰. 편의점 CU와 종합 콘텐트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가 만든 '편의점 고인물'이 올린 성과다. 브랜디드 영상 콘텐트로는 '역대 최단 시간 최다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 영상은 1분짜리 숏폼 드라마다. 9년 차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겪는 에피소드를 총 20부작으로 그려, Z세대 시청자의 주목을 받았다. "알고 보니 CU 계정" "내가 편의점 채널을 구독할 줄이야"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편의점 고인물'을 기획한 CU 운영사 BGF리테일의 신아라 마케팅팀 책임은 "Z세대가 찾아보는 콘텐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덜어내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랜드 홍보를 덜어내고 'CU라는 공간에 가보고 싶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

신 책임을 만나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BGF리테일 본사에서 만난 마케팅팀 신아라 책임. ⓒ폴인, 송승훈

BGF리테일 본사에서 만난 마케팅팀 신아라 책임. ⓒ폴인, 송승훈

Q. 유튜브 채널을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유튜브 채널은 마케팅팀의 많은 과제 중 하나였어요. 편의점은 프로모션이 많거든요. 명절· 빼빼로데이 등 각종 행사 홍보 콘텐트를 챙겨야 하고, 쏟아지는 각종 신상품도 홍보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SNS 채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해요.

저는 원래 트렌드 분석팀에서 고객 반응과 소비 트렌드를 모니터링하는 데이터 분석가였어요. 그러다가 2019년에 마케팅팀에 합류했죠. 그 해 한창 유튜브 붐이 일었어요. '유튜브 시대가 왔다는데, 우리는 뭘 해야 하지?' 고민이 깊었죠. 이후 '씨유튜브'라는 이름으로 채널명을 개편하고 새롭게 시작했어요.

사실 제가 영화 덕후예요. 영화 리뷰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했고요. 나름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한 블로거였어요(웃음). BGF리테일에 입사하기 전에는 CJ E&M에서 영화 마케팅 인턴십을 했죠. 유튜브 채널 기획은 트렌드 분석과 콘텐트 마케팅이 얽힌 결과였죠.

Q. 반응이 어땠나요

처음부터 잘 된 건 아니에요. 처음에는 '상품 홍보'로 접근했는데요. 신상품이 나오면 줌인해서 제품 단면을 보여주는 영상에 집중했어요. 다른 채널에도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트를 유튜브에도 미러링 하는 식으로 올렸고요. 하지만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죠.

‘영상이 이렇게 많은데 왜 아무도 안 보지?’ 생각해보니, 고객에게 말을 거는 콘텐트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영상에 스토리를 붙이기 시작했죠. ‘개그맨 권혁수 씨가 CU의 점주가 된다면?’이란 발상으로 ‘혁수네 편의점’을 만들었어요. 그제야 조금씩 시청자 반응이 왔고요.

물론 이것도 성공했다고 자평하긴 어려워요(웃음). '혁수네 편의점'에 이어 '도연이네 편의점''씨유타임즈' 등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트를 만들었지만, 구독자의 '찐' 반응에 여전히 목말랐거든요. 작년 말에는 콘텐트 정체기가 왔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기존 시리즈가 반복되거나 단순 광고형 콘텐트 비중이 높아질 때 특히 그런 생각이 들었죠.

신 책임은 "고객에게 말을 거는 콘텐트만으로는 채널 확장에 부족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폴인, 송승훈

신 책임은 "고객에게 말을 거는 콘텐트만으로는 채널 확장에 부족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폴인, 송승훈

Q. 정체기를 끝낸 전환점은 뭘까요

기업 브랜드 채널 웹 예능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예능을 전문으로 하는 '워크맨' 같은 채널을 이기기 힘들고, 이길 필요도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유튜브 채널의 포지셔닝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된 거죠.

이런 고민 끝에 군더더기를 버리고 '채널'에 맞는 '타깃층 니즈'를 확실하게 공략하는 게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Q. 그래서 올해 초 '플레이리스트'와 협업하게 된 건가요

맞아요. '플레이리스트'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콘텐트를 가장 잘 만드는 종합 콘텐트 스튜디오 중 하나이니까요.

협업에서 저희 목표는 '힘을 빼는 것'이었어요. '편의점 고인물' 직전에 저희가 아쉽다고 자평한 시리즈가 있었어요. '쓔퍼맨:배틀그라운드'라는 코너인데, 잘하려고 애를 쓰다 보니 힘을 너무 꽉 줘버린 거죠. '코너 속의 코너' 등 구성도 복잡하고요. 시청자가 끼어들 틈이 없더라고요. 보는 사람이 편하게 댓글을 달거나 '피식' 웃어넘기기 어려운 콘텐트였어요.

그래서 '편의점 고인물'에서는 '행사 상품은 이렇게 보여줘야지' '브랜드 관련 뉴스를 알려야지'라는 식의 접근을 지양했어요. 스토리가 먼저 나오고, 시청자가 보기에 어색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죠.

내용적으로는 '이 콘텐트가 우리가 타깃으로 한 MZ세대 입장에서 재미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생각했어요. 기존에도 성과 좋은 콘텐트는 있었지만 '빵 터지는 한 방'이 부족하다고 느꼈거든요. 이번에는 "이 영상 재미있네, 구독해야지" "어, CU 공식 채널이네?"라는 시청자 반응을 끌어내자는 목표가 있었죠.

Q. 단순히 개그물이라 잘 된 건 아닐 텐데요

두 가지로 분석해요. 하나는 '채널의 의외성'이에요. CU와 플레이리스트 채널에 업로드했는데, 저희 채널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잘 나왔어요. 이런 콘텐트를 예능 채널이 아닌 CU에서 했다는 게 고객의 스크롤을 멈추게 한 특이점인 것 같아요. "이거 CU 계정 맞아?" "내가 살다 살다 편의점 채널을 다 구독해보네"라는 의외성을 심어준 거죠.

두 번째는 브랜디드 콘텐트를 넘어 하나의 '볼거리'로 인식됐다는 점이에요. '편의점 고인물' 관련 유입 키워드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뜨는데요. '우영우'를 보기 위해 유튜브 영상을 검색한 시청자들이 '편의점 고인물'을 클릭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에요. '브랜디드 영상이지만, 드라마만큼 재미있는 콘텐트로 자리 잡았다'는 확신이 드는 지점이었죠.

"누가 봐도 불편함이 없는 콘텐트를 만드는 게 관건이었어요. 팀원과 수차례 대본을 읽으며 검토했죠" ⓒ폴인, 송승훈

"누가 봐도 불편함이 없는 콘텐트를 만드는 게 관건이었어요. 팀원과 수차례 대본을 읽으며 검토했죠" ⓒ폴인, 송승훈

Q. 고객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만한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콘텐트 마케팅 업무 중에서 '리스크 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아무리 재미있는 콘텐트여도 여러 관점에서 보다 보면 리스크가 있으니까요. 브랜디드 콘텐트는 마냥 재미있기만 해서는 안 되고, '브랜드의 얼굴'이 되어야 한다는 숙명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봐도 불편함이 없는 콘텐트'를 만드는 게 관건이죠.

'편의점 고인물'의 주인공은 9년 차 아르바이트생인데요. 편의점에서 일하다 보면 특이한 손님이 많잖아요. 그런데 그런 에피소드를 주인공 입장에서만 풀어내면 어떤 시청자는 거부감을 느낄 수 있어요. 반대로 손님 입장에서만 표현하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죠.

그래서 리뷰를 수도 없이 했어요. 다른 팀원, 타 부서에도 염치 불고하고 계속 피드백을 받았고요. 제가 점주의 입장에서 대본을 읽으면 다른 팀원은 아르바이트생의 눈으로 본 거예요. 그렇게 'N차 피드백'을 거치니 생각지도 못한 수정사항들이 쏟아졌어요. 플레이리스트 측과도 긴밀하게 피드백을 주고받았고요.

Q. 메타버스 플랫폼에도 업계 최초로 진출했어요

앞에서 '채널'을 깊이 고민했다고 얘기했는데, 같은 맥락이에요. "어떻게 하면 MZ세대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보니 유튜브가 나오고, 메타버스라는 플랫폼이 나온 거죠.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접근했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적극 지원해주셨고요.

메타버스 마케팅 관련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메타버스 플랫폼을 단순히 홍보 역할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매장처럼 다양한 거래가 일어나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요

저는 광고를 푸시(Push)하지 않아도 '소비자가 직접 찾아보는 광고'가 가장 성공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편의점 고인물'이 잘 된 케이스라고 생각하고요. 조회 수 810만 회를 기록한 에피소드 '손님과 친구 사이의 어딘가'는 유튜브 평균 조회율 90%가 훌쩍 넘어요. 다른 에피소드들도 비슷하게 높은 수치를 유지 중이고요. 그만큼 콘텐트 노출 대비 조회 수가 높다는 뜻이에요. 이 외에도 유의미한 지표가 상당히 많습니다.

사실 실패도 많이 했어요. 그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봤고요. 그 과정에서 깨달은 건 아무리 좋은 스토리라도 그걸 즐기고 향유하는 고객에게 닿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거예요.

더 많은 인사이트를 듣고 싶다면

폴인 세미나 라이브 '1분 영상으로 1억 뷰, CU 콘텐츠 마케팅'

폴인 세미나 라이브 '1분 영상으로 1억 뷰, CU 콘텐츠 마케팅'

신 책임이 인터뷰에서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는 오는 15일 오후 8시에 열리는 폴인세미나 '1분 영상으로 1억 뷰, CU 콘텐츠 마케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미나는 유튜브 온라인 라이브로 진행되며 폴인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지금 폴인에서 확인하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