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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디즈니만이 하는 것 ‘IP 비즈니스 플라이휠’

중앙일보

입력

월트 디즈니컴퍼니는 9~11일(미국시간)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컨밴션센터에서 팬행사 D23 EXPO 2022를 개최했다. LA(미국)=박민제 기자

월트 디즈니컴퍼니는 9~11일(미국시간)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컨밴션센터에서 팬행사 D23 EXPO 2022를 개최했다. LA(미국)=박민제 기자

디즈니의 IP(지식재산) 비즈니스 '플라이휠’(회전판)은 더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 디즈니가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등 산하 스튜디오들의 IP를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경로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무슨 일이야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지난 9~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컨벤션 센터에서 ‘D23 엑스포 2022’를 개최했다. 밥 체이펙 (Bob Chapek) 월트 디즈니 컴퍼니 최고경영자(CEO)는 9일 디즈니 레전드 시상식에서 “우리는 디즈니플러스(+)가 단순 스트리밍 플랫폼이 아니라 디즈니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물리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혼합하는 차세대 스토리텔링 플랫폼이 되는 미래를 상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포츠를 수동적으로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미래, 테마파크에서 물리·기술적 경계를 뚫고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을 만들어 내는 미래”라고 덧붙였다.

● D23은 디즈니 공식 팬클럽이다. 월트 디즈니가 창업한 연도 1923년에서 따온 이름. D23 엑스포는 팬들을 위한 행사다. 2년 주기로 열리는데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문제로 연기돼 올해 3년 만에 열렸다.

●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D23 엑스포에는 43개국에서 14만 명 이상이 참석했다. 가장 비싼 899달러짜리 패키지 표(124만여원)도 7분 만에 매진됐다. 하루 89달러인 일반 입장권도 역시 매진됐다. 100만 평방피트(축구장 13개 이상)가 넘는 애너하임컨벤션센터 전시 공간은 디즈니 캐릭터 복장의 팬들로 가득 찼다.

월트 디즈니컴퍼니는 9~11일(미국시간)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컨밴션센터에서 팬행사 D23 EXPO 2022를 개최했다. 디즈니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알라딘, 겨울왕국, 라이온킹 출연진이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월트 디즈니컴퍼니는 9~11일(미국시간)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컨밴션센터에서 팬행사 D23 EXPO 2022를 개최했다. 디즈니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알라딘, 겨울왕국, 라이온킹 출연진이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이게 왜 중요해

디즈니는 국내 IT 기업들의 콘텐트 사업 교과서 같은 기업이다. 디즈니의 미래 비전은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꾸는 국내 기업들의 ‘북극성’이 될 수 있다.

●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은 웹툰·웹소설 기반으로 디즈니와 같은 IP강자가 되려 한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2019년 간담회에서 “아시아의 디즈니가 되겠다”고 선언했을 정도.
● IP비즈니스로 영역을 넓히는 게임사들도 디즈니를 롤모델로 삼는 경우가 많다.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넥슨을 디즈니처럼 사랑받는 IP 비즈니스 회사로 만들고 싶어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넥슨은 지난해 실제 디즈니 출신 임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크래프톤도 “게임을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하겠다”며 지난해 상장 주식의 공모가 선정 당시 디즈니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 ‘몸값 거품’ 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디즈니가 하는 것

● 디즈니는 IP로 만든 디지털 세계를 물리 세계로 연결해 소비자 경험을 확장하는 데 글로벌 최강자다. 월트 디즈니 창업자는 창업 이후 20년 넘게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를 활용한 놀이공원을 구상해왔고 1955년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세계 최초 테마파크이자 첫 디즈니랜드를 개장했다. 이후 70년 가까이 IP를 뮤지컬·게임·공연 등 콘텐트 뿐만 아니라 테마파크, 호텔·리조트, 크루즈, 캐릭터 상품 등 물리 세계로 확장해 소비자 경험을 강화해왔다.
● 현재 전 세계 12개 디즈니 테마파크엔 매년 1억 4500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 호텔 53개와 크루즈 5대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IP 선순환 체계를 바탕으로 디즈니는 지난 분기(4~6월) 215억 달러(약 29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레베카 캠벨 월트 디즈니 컴퍼니 인터내셔널 콘텐트 및 오퍼레이션 회장은 9일 D23 간담회와 언론 인터뷰에서 이 같은 디즈니의 방식을 ‘플라이 휠’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그는 “디즈니 사무실에는 창업자가 연필로 그린 플라이 휠이 있다”며 “창업자는 예전부터 소비자들이 캐릭터를 직접 만나고 영화에서 본 장면을 놀이기구를 통해 다시 느끼는 경험을 갖길 원했다”고 말했다.
● 실제 지난 9일 방문한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쳐 파크 어벤져스 캠퍼스에선 영화 속 장면이 현실로 이어지는 경험이 가능했다. 디즈니는 스파이더맨이 거미줄로 활공하는 모습을 실제로 구현했고 이용자가 거미줄을 날려 적을 퇴치할 수 있게 해주는 놀이기구도 선보였다. 캠벨 회장은 “마블의 경우 디즈니가 인수하기 전후 소비자 경험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캐릭터 상품을 파는 걸 넘어서 보다 더 깊이 몰입 가능한 경험을 준다는 의미다.

디즈니가 앞으로 하려는 것

디즈니는 IP에 대한 소비자 경험을 다양한 방법으로 더 깊고 넓게 확장하려고 한다.

① 디즈니+로컬 콘텐트 : 2019년 11월 북미 론칭후 전 세계로 진출한 디즈니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중심으로 글로벌·로컬 콘텐트 IP를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월트 디즈니 컴퍼니 산하 플랫폼 3개(디즈니+ , Hulu, ESPN+ )를 합친 전체 유료 구독자가 지난 7월 기준 2억 2110만 명으로 넷플릭스(2억 2070만명)를 넘어섰다. 향후 디즈니 플랫폼 전략의 키는 지역(로컬) 콘텐트 투자다. 2022회계연도 기준 디즈니의 콘텐트 투자액은 330억 달러(약 45조 원)다. 캠벨 회장은 “마블 영화는 마블 스튜디오 외 다른 곳에서 만들지 않듯, K-드라마를 미국에서 만들지 않는 게 디즈니의 플라이 휠”이라며 “로컬 콘텐트는 다른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는 게 아니고 상호 보완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즈니가 제작하는 한국 콘텐트는 로컬 뿐만 아니라 글로벌 콘텐트로서고 훌륭하기 때문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콘텐트 투자의 많은 부분이 한국 등으로 향하고 있다”며 “최근 공개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PERMISSION TO DANCE ON STAGE)가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레베카 캠벨 월트디즈니 컴퍼니 인터내셔널 콘텐츠 및 오퍼레이션 회장이 9일 열린 D23 간담회에서 디즈니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레베카 캠벨 월트디즈니 컴퍼니 인터내셔널 콘텐츠 및 오퍼레이션 회장이 9일 열린 D23 간담회에서 디즈니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② 테마파크 : 테마파크와 호텔 체인, 기존 IP 확장 노력도 계속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드벤쳐 파크 어벤져스 캠퍼스에는 애니메이션 ‘빅히어로’의 배경이 된 가상도시 ‘샌프란소코’(샌프란시스코 도쿄)가 만들어진다. 픽사 캐릭터들로 꾸며진 호텔과 디즈니 크루즈 선도 한 척 추가될 예정이다. 캠벨 회장은 "테마파크가 있는 지역에선 놀이기구를 통해 (IP를) 물리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며 "남미나 인도처럼 테마파크가 없는 곳에선 증강현실 등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③ IP : 고전 IP를 강화하는 동시에 신생 IP도 계속 선보인다. D23 엑스포에선 디즈니는 여러 건의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아프리카 만화사 쿠갈리(Kugali)와 제작하는 아프리카 배경의 이와주(Iwaju) 등 새로운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인사이드 아웃2 등 기존 IP의 속편 제작 계획도 공개했다. 올해 말 극장에서 개봉하는 아바타2, 해리슨 포드의 시리즈 마지막 출연작이 될 인디아나 존스5 등도 큰 화제를 모았다.

월트 디즈니컴퍼니는 9~11일(미국시간)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컨밴션센터에서 팬행사 D23 EXPO 2022를 개최했다. 행사 기간 전 세계에서 온 디즈니 팬들이 영화 스타워즈 배경을 재현한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파크를 둘러보고 있다. LA(미국)=박민제 기자

월트 디즈니컴퍼니는 9~11일(미국시간)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컨밴션센터에서 팬행사 D23 EXPO 2022를 개최했다. 행사 기간 전 세계에서 온 디즈니 팬들이 영화 스타워즈 배경을 재현한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파크를 둘러보고 있다. LA(미국)=박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