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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황제’도 인정한 ‘괴물’ 장성우, 추석장사 백두봉 등정

중앙일보

입력

추석장사씨름대호 백두급에서 우승한 장성우. 연합뉴스

추석장사씨름대호 백두급에서 우승한 장성우. 연합뉴스

‘씨름 괴물’ 장성우(25·영암군민속씨름단)가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급 정상에 올랐다.

장성우는 12일 경남 고성군 고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급(140㎏ 이하) 결정전(5전 3승)에서 최성민(태안군청)을 3-1로 누르고 꽃가마에 올랐다. 장성우가 백두급을 제패한 건 지난해 12월 문경 왕중왕전 이후 9개월 만이자 개인 통산 9번째다.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급에서 첫 판을 내준 뒤 둘째 판을 따낸 장성우(가운데)가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급에서 첫 판을 내준 뒤 둘째 판을 따낸 장성우(가운데)가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승서 올 시즌 3관왕에 오른 난적 최성민과 만난 장성우는 밀어치기를 허용하며 첫 판을 내줬다. 하지만 두 번째 판과 세 번째 판에서 주특기 들배지기를 잇달아 성공시켜 2-1로 뒤집었다. 이어진 네 번째 판마저 잡채기로 마무리해 황소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장성우는 ‘황제’ 이만기가 타고난 씨름꾼으로 인정한 괴물이다. 이만기는 지난해 씨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처음 장성우를 보자마자 ‘대성하겠다’는 느낌이 확 왔다. 당당한 체격(1m93㎝·135㎏)과 센스,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영리함까지 두루 갖췄다. 젊은 시절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천하장사에 열 번 오른 대선배 기를 받으라’며 흰색 팬티를 선물하기도 했다.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급을 제패한 뒤 포효하는 장성우. 연합뉴스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급을 제패한 뒤 포효하는 장성우. 연합뉴스

선수 자신의 노력과 의지도 남다르다. 고교 3학년 때부터 대학 3학년까지 무릎 수술을 세 차례나 받고도 힘든 재활을 묵묵히 견뎌내며 씨름판에 복귀했다. 2019년 민속씨름에 뛰어들자마자 천하장사에 올랐고, 이듬해에도 우승하며 21세기 최초로 ‘천하장사 2연패’ 위업을 이뤘다. 지난해 3연패 도전 실패 이후 살짝 주춤했지만, 추석장사 백두급 우승과 함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북한 조선중앙TV가 3년 만에 방영 재개한 대황소상 씨름대회 장면.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3년 만에 방영 재개한 대황소상 씨름대회 장면. 연합뉴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면서 이번 한가위는 2년 만에 남과 북이 함께 씨름을 즐긴 명절로 기록됐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0일 제18차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 결승전을 녹화 중계하며 씨름대회 재개를 알렸다.

대황소상 씨름대회는 매년 추석 즈음 열리는 북한의 인기 스포츠 이벤트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에는 대회 자체를 최소했다. 지난해에는 비공개로 진행하고 방송 편성에서도 제외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한가위 풍습과 씨름, 그네뛰기 등을 소개하며 “민족의 우수한 전통은 김정은 동지께서 계시여(어) 날을 따라 더욱 활짝 꽃펴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추석 연휴 직전에 북한에서 열린 대황소상 전국씨름대회 장면. 뉴스1

추석 연휴 직전에 북한에서 열린 대황소상 전국씨름대회 장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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