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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넘어진 독거노인 미동 없자 119 신고”…사람 지키는 AI 서비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7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전승훈 상무(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가 U+스마트레이더 서비스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지난 7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전승훈 상무(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가 U+스마트레이더 서비스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정보통신(IT) 기술이 노인과 어린이의 안전을 지키고 심지어 목숨도 구하고 있다. IT 기업들의 기존 서비스와는 다른, 새로운 타깃과 콘셉트의 서비스들이다. 잘나가는 이들 기업이 왜 이 같은 AI 솔루션·서비스를 개발·출시하는지 팩플로 알아봤다.

무슨 일이야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공간객체(공간상에 존재하는 사람 객체)를 인식하는 안전관리 솔루션 ‘U+스마트레이더’를 출시했다. 최대 가로 7m, 세로 7m 공간에서 고성능 레이더 센서가 사람(최대 5명)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AI가 사람이 움직이는 형태를 학습, 쓰러진 것인지 영역을 이탈한 것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7일 서울 용산 유플러스 사옥에서 선보인 스마트레이더 시연에선 모니터링 영역 내 사람이 쓰러지는 즉시 화면 속 아이콘이 누워있는 모양으로 바뀌고 PC·스마트폰에 알림 메시지가 떴다.

LG유플러스에서 이달 출시한 'U+스마트레이더' 서비스 화면. 화장실에서 사람이 넘어지고 장시간 일어나지 않는 경우, 이를 낙상 사고로 인식해 시설 관리자에게 즉각 알림이 간다.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에서 이달 출시한 'U+스마트레이더' 서비스 화면. 화장실에서 사람이 넘어지고 장시간 일어나지 않는 경우, 이를 낙상 사고로 인식해 시설 관리자에게 즉각 알림이 간다. [LG유플러스]

‘폐쇄회로(CC)TV가 감시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CCTV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많다. 무엇보다 어두운 곳에선 동작 인식률이 크게 떨어진다. 그러나 스마트레이더로 감지하면 어두운 곳에서도 정확도가 98%에 이른다. 또 영상이나 음성 없이 인체 동작을 픽토그램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가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유플러스는 우선 이 서비스로 B2B(기업 간 거래) 고객들을 확보한다는 계획. 전승훈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 상무는 “서울 지하철 8호선 공중화장실과 수도권 요양시설, 국가보안시설 등에 스마트레이더를 우선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어르신 안전 위한 AI

똑똑해진 AI가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은 어르신들. 움직이기 힘들거나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한 솔루션이 다양하게 나왔다.

●요양 병원 문의 ↑: 유플러스가 U+스마트레이더 출시 전 성능 테스트(PoC·Proof of Concept)를 했을 때도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곳 중 하나가 요양병원이었다고 한다. 요양병원 내 환자들이 밤에 화장실을 갈 때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사고가 잦기 때문. 모니터링 솔루션이 있으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병원에서 빠르게 사고에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르신에 안부전화하는 AI: 네이버가 5월 정식 출시한 ‘클로바 케어콜’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1인 가구에 AI가 주 1회 전화를 건다. 케어콜 속 AI와는 대화 ‘핑퐁’이 가능한 수준.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라고 물었을 때 “관절염 때문에 힘들다”고 말하면 “저런 많이 힘드시겠어요. 병원은 다녀오셨어요?”라고 되물을 정도다. 네이버가 독자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가 실제 사람과의 대화처럼 만드는 것.

배우 손숙이 네이버의 '클로바 케어콜'과 통화하고 있는 모습. 5월 출시된 클로바 케어콜은 현재 부산, 대구 등에서 독거노인 가구에 주1회 전화를 걸고 안부를 묻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기계와 대답하는 것이 아니고 진짜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 이 서비스의 핵심 기술. [네이버]

배우 손숙이 네이버의 '클로바 케어콜'과 통화하고 있는 모습. 5월 출시된 클로바 케어콜은 현재 부산, 대구 등에서 독거노인 가구에 주1회 전화를 걸고 안부를 묻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기계와 대답하는 것이 아니고 진짜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 이 서비스의 핵심 기술. [네이버]

●“지니야 119 불러줘”: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는 독거노인들이 응급 상황에서도 곧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지니야 살려줘”라고 말하면 사전에 등록된 전화번호로 연락이 가는 식. 사회복지사·가족·KT텔레캅 등으로 응급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 도움을 요청한 어르신의 전화번호, 주소, 음성명령 내역이 메시지에 포함된다. 최근 위험에 처했던 독거노인들이 이 기능을 통해 신속하게 구조되기도. 이 때문에 한국장애인개발원 등 관련 기관에서 요양 시설에 기가지니를 설치하고 있다.

이게 왜 중요해

IT 기업들은 이 같은 서비스를 출시함으로써 AI의 효용성, 시장성을 동시에 검증하는 중이다.

●시장성 있는 AI: 유플러스가 스마트레이더 서비스를 내놓은 것도 이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사회 다방면에 잠재돼 있다고 봤기 때문. 전승훈 LG유플러스 상무는 “수년 안에 연 200억 정도 매출을 예상한다”며 “학생 안전을 위해 스마트레이더를 학교 옥상에 설치하거나, 보안을 위해 아파트 구석진 곳에 레이더를 설치하고 싶어하는 수요도 있다”고 설명.

●B2G(기업·정부 간 거래) 서비스: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은 부산·대구 등 지방자치단체들과 MOU(양해각서)를 맺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클로바 케어콜이 가장 먼저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지난해 3월 부산 해운대구였다. 복지센터, 주민센터 내 담당자들이 돌봄 대상자들의 통화 이력을 모니터링함으로써 사회 문제로 대두된 고독사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

●데이터 확보 수단: 스타트업 리턴제로는 지난 2월 광주소방본부에 AI 기반의 119 신고 접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회사는 원래 STT(Speech To Text·음성인식 문자 변환) 기술을 활용한 ‘비토’ 앱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을 토대로 119에 접수된 음성을 분석해 위치, 상황, 증상 등 주요 정보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새로 구축한 것. 리턴제로 관계자는 “119 신고 시스템을 위한 솔루션이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겠지만, 데이터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훌륭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사 기술을 새롭게 활용을 하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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