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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특수? 中 ‘1호 쭝쯔주’ 탄생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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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1일, 저장우팡자이(浙江五芳齋, 이하 우팡자이)가 중국  A주에 상장했다.

우팡자이는 31일 상장 당일 주당 49.42위안에 장을 마감, 이날 종가 기준 우팡자이의 시가총액은 49억 79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우리 돈 약 9757억 3463만 원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사진 21世纪经济报道]

[사진 21世纪经济报道]

우팡자이는 찹쌀 식품을 연구 개발, 생산, 판매하는 업체로, 단오절 전통음식인 쭝쯔를 대표로 월병, 탕위안, 케이크 등 전통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번 기업공개(IPO)에 앞서 여러 번 상장 신청을 했으나 번번이 낙방, 올해 처음으로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이 덕분에 '쭝쯔 1호주'라는 타이틀을 얻은 우팡자이는 올 중추절 '월병 마케팅 전쟁'에도 뛰어들었다.

정식 회사 설립부터 올해로 딱 ‘100년’…전통과 역사 자랑하는 ‘우팡자이’

우팡자이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저장성 대표 라오쯔하오(老字號·중국 전통 브랜드)다. 단오절 전통음식인 쭝쯔 하나로 승부수를 띄운 채 그 명맥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우팡자이의 쭝쯔는 1년에 4억 개씩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우팡자이’란 명칭은 청나라 시대부터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21년, 장징취안(張錦泉)이란 사람이 자싱(嘉興)에 ‘룽지우팡자이(榮記五方齋)’란 쭝쯔 가게를 열었다. 이곳이 바로 우팡자이의 전신이라 할 수 있다. 1992년, 우팡자이쭝쯔공사(五芳齋粽子公司)가 정식 설립됐다. 바로 이듬해인 1993년, 우팡자이는 ‘중화라오쯔하오(中華老字號)’에 선정되었다.

2019년부터는 IPO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3년간, 우팡자이는 세 번의 상장 자문 기관을 거쳤다. 중국 광파증권(廣發証券·GF Securities), 중국국제금융공사(中金公司·CICC)를 지나, 2020년 저상증권(浙商証券)을 만나면서 드디어 상장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사진 시나닷컴]

[사진 시나닷컴]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18~2021년 우팡자이의 매출은 각각 24억2300만 위안(4753억 1991만 원), 25억700만 위안(4917억 9819만 원, 24억 2100만 위안(4749억 2757만 원), 28억 9200만 위안(5672억 9472만 원)으로 성장세를 지속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9700만 위안(190억 2849만 원), 1억 6300만 위안(319억 7408만 원), 1억 4200만 위안(278억 5472만 원), 1억 9400만 위안(380억 5892만 원)으로 점점 증가했다.

2022년 상반기에는 매출 18억 900위안(3550억 3434만 원), 순이익 2억 4200만 위안(474억 9492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32%, 20.89%씩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와 원재료 상승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백년기업 ‘라오쯔하오’, 시그니처 메뉴 고수 포기

우팡자이는 시대를 거쳐오면서도 시그니처 매뉴인 쭝쯔를 내세워왔다. 하지만 ‘박 터지는’ 중국 식품 시장에서 저렴한 쭝쯔 하나만으로 명줄을 이어가는 것이 더는 어려워졌다. 새로운 음식, 색다른 체험에 돈을 쓰는 MZ세대가 중국 시장의 주요 소비자층으로 떠오르면서부터다.

[사진 大品牌网]

[사진 大品牌网]

우팡자이도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표 메뉴인 쭝쯔 외에 월병과 같은 중국 대표 디저트, 서양식 디저트, 심지어 간단한 아침식사 메뉴까지 내놓았다. 우팡픽처스(五芳影業)의 도움에 힘입어 월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터넷 세대인 Z세대의 구미를 당기는 ‘메타버스 시리즈’도 선보였다. 올해 3월 29일, 가상 아이돌 ‘우눠눠(五糯糯)’를 세상에 내놓았다. 오래되고 낡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Z세대 사이에서 우팡자이의 브랜드 파워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당시 우눠눠의 등장은 라오쯔하오 사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업계는 신생 브랜드와 비교해 그동안 ‘오래되고 지루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백년기업과 Z세대 소비자 사이 격차를 좁혔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사진 시나닷컴]

[사진 시나닷컴]

다만, 우팡자이의 ‘쭝쯔 의존성’을 지적하며 회사 미래를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증시 관련 연구 매체 부런옌주(不二研究)는 우팡자이의 Z세대를 저격한 마케팅, 사업 다각화 등 변화를 모색하는 방법을 가리켜 ‘좋은 시도’라고 말하면서도 아직 우팡자이가 ‘쭝쯔’ 위주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 우팡픽처스의 수익성이 아직 눈에 띄지 못하다는 점 등을 짚으며 비즈니스 모델이 여전히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우팡자이의 투자설명서를 살펴보면 2018~2021년 매출 중 쭝쯔 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8~2021년 쭝쯔 제품 매출은 각각 15억 200만 위안(2947억 3746만 원), 16억 900만 위안(3157억 3407만 원), 16억 4400만 위안(3226억 212만 원), 20억 800만 위안(3940억 2984만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쭝쯔 제품 매출이 우팡자이 주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66.28%, 67.74%, 70.77%, 73.06%로 나타났다. 판매 개수는 4억 2400만 개, 4억 1100만 개, 3억 6300만 개, 그리고 4억 5200만 개다. 이는 우팡자이가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쭝쯔 제품 판매 의존도를 여전히 줄이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2020년 단오절 중국 쭝쯔 브랜드 순위’에서 우팡자이는 1위를 차지했다. 베이징다오샹춘(稻香村), 전전라오라오(真真老老), 즈웨이관(知味觀), 싼취안식품(三全食品)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브랜드 평판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중국 쭝쯔 시장 확대도 한계치에 달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우팡자이의 높은 쭝쯔 사업 의존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점도 이해할 수 있다. 관련 중국 식품통계에 따르면 2020~2024년 중국 쭝쯔 시장 규모의 복합성장률(CAGR)은 7%로 예상된다. 이는 2015~2019년 CAGR보다 3%가량 떨어진 수치다.

[사진 시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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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팡자이가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위해 선보인 우팡픽처스가 눈에 띄는 실적을 보이지 못하는 점도 우려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2020년 우팡자이가 비리비리에 선보인 광고가 248만 7000뷰를 기록, 2021년 단오절 단편영화 〈리샤오펀을 찾아서(尋找李小芬)〉가 웨이보에서 399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마케팅 성공이 실적 증가로 이어지진 않았다.

상장에 성공했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상장폐지’라는 거대한 장애물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정보플랫폼 치차차(企查查)가 발표한 2020년 중화라오쯔하오 브랜드 빅데이터 보고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 입성한 상장사 중, 60개가 라오쯔하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일부는 ‘업계 거물’ 자리를 독차지했지만, 상장폐지되거나 반짝 빛을 본 후 오랫동안 괄목할만한 성적을 보이지 못하는 곳도 많다. 과연 우팡자이가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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