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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총선 앞두고 한동훈 키워서 내 자리에? 말 안 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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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보완재로 삼으면 모를까 대체재는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여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호감이 높은 한 장관이 자신을 대체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8, 9일에 공개된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길 콘서트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길 콘서트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 전 대표는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한 장관을 키워 내 자리에 앉히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한데, 한동훈과 이준석 지지층은 완전히 다르다”며 “한 장관을 좋아하는 층은 주부층이 많고 이준석은 2030 인터넷 커뮤니티 세대”라고도 분석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윤 대통령을 절대자, 권력자로 비판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대통령이 나에 대한 적대감을 원 없이 드러내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는 “목이 아파 약 먹어 가면서 선거를 치른 내가 왜 그런 소리(내부총질)를 들어야 하나.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이준석은 내부총질’과 같은 인식을 갖게 된 연유는) 유튜버 세계관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윤 대통령이 윤핵관을 멀리한다는 말이 있다’는 데 대해서도 의견을 달리했다. 이 전 대표는 “그들이 했던 수많은 참언으로 피해자가 된 사람에 대해서도 반응이 있어야 한다”며 “그들이 했던 무수한 말을 곱씹어보면서 ‘그때 혹시 (윤핵관들이) 사기 친 거 아닐까’ 되짚어보고 바로 잡을 게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그런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 본인이 진짜 당무를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면 당 대표 권위는 무조건 지켜줬어야 한다. 당 대표 권위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고 당 대표와 당무를 논의했어야 한다”며 “그런데 실제 벌어진 일은 뭔가. 저녁 술자리에서 당 대표에 대해 이XX, 저XX라고. 그게 바뀌었을까. 대통령의 캐릭터라고 본다. 그분의 장점일 수 있지만 단점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고검에 있을 때 후배 검사들에게 지법원장 맘에 안 든다고 ‘이XX, 저XX’ 한다고 해서 그 지법원장이 잘리는 것은 아니다. 탄핵되는 것도 아니다”며 “그런데 당 대표를 두고 ‘이XX, 저XX’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본인이 가진 힘의 크기에 따라 써야 할 말이 있고 아닌 말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술자리 안 했으면 좋겠다. 매일 독대를 해도 1년에 365명밖에 못한다. 그 사람들만으로는 국가를 운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해 “지금 많이 위축돼 있다”는 평도 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믿을만한 사람과 성과를 내는 사람이 누군지 파악을 잘 못 하고 있기에 위축됐다고 표현한 것”이라며 “압도적으로 이길 것 같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떨어져) 겨우 이긴 기괴한 선거(대선)를 치렀고 그 선거 경험이 유일해 무엇 때문에 (지지율이) 오르고 내려가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고 했다.

이어 “무엇을 해야 국민이 좋아하는지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며 "대선 때 누가 표를 얻는데 기여했는지, 누가 표를 까먹게 했는지 분석을 잘해야 하는데, 행상(行賞)은 둘째 치고 논공(論功)도 제대로 못 했다. 선거 끝나고 백서도 안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나를 들이받으면 지지율이 내려갔고 나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손을 잡았을 땐 지지율이 올라갔다”며 “그게 팩트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아직까지 그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왜 국민의힘이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대선 이기고 내가 빠진 동안 자기들끼리 기운 싸움을 했기에 그렇다”며 “인수위원장이 뭐하는 사람이기에 정부조직법도 안 만들었나. 자기들끼리 논공하다 망가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국회 부의장을 맡은 정진석 의원이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서는 “비대위도 그렇지만 국회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하겠다는 것도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자신이 앞서 당 대표 자격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을 두고 정 의원이 반발, 충돌이 있었던 사건에 대해 “상황을 반추해보니 대통령실에서 정 부의장과 짜고 나를 먹이기 위해 그렇게 했을 수 있다는 게 지금의 내 인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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