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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불륜녀' 커밀라, 왕비로 격상…다이애나 사망 후 25년 인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커밀라 파커 볼스 영국 왕비. AP=연합뉴스

커밀라 파커 볼스 영국 왕비. AP=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서거하고 찰스 3세가 왕위에 오르면서 그의 두 번째 아내 커밀라 파커 볼스가 왕비 칭호를 받게 됐다.

찰스 3세는 8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여왕 서거 직후 왕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그의 부인인 커밀라의 신분도 변경된다. 찰스 3세가 왕세자였던 시절 결혼했으나 왕세자비 호칭을 받지 못했던 부인 커밀라는 콘월 공작부인에서 왕비(Queen Consort)로 격상된다.

커밀라는 1971년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를 처음 만나 연인이 됐다. 하지만 1973년 찰스 3세가 입대한 뒤 커밀라는 다른 남성과 결혼했다.

커밀라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들을 낳았지만, 찰스 3세와 인연은 계속 이어갔다. 그런 상태에서 찰스는 1981년 고(故) 다이애나 스펜서 왕세자비와 결혼했다. 이에 대해 후일 다이애나비는 1995년 공영방송 BBC 인터뷰에서 “이 결혼에는 세 사람이 있었다”고 자조적으로 표현했다. 이 인터뷰가 있었던 1995년 커밀라는 첫 번째 남편과 이혼했다.

찰스 3세와 다이애나비도 1996년 이혼했다. 1년 뒤인 1997년에는 다이애나비가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36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다이애나비는 생전에 봉사와 자선활동에 헌신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로인해 영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에게 ‘People’s Princess(민중의 왕세자비)’라는 애칭이 붙었을 정도였다.

지난 2005년 결혼식 때의 찰스 3세(당시 왕세자)와 커밀라 파커 볼스 왕비. AP=연합뉴스

지난 2005년 결혼식 때의 찰스 3세(당시 왕세자)와 커밀라 파커 볼스 왕비. AP=연합뉴스

이 때문에 찰스 3세와 커밀라는 다이애나비 사망 이후 영국 국민의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커밀라는 2005년 찰스 3세와 정식으로 결혼해 공식적으로 왕세자비가 됐지만, 국민의 반발을 의식해 다이애나비가 사용했던 왕세자비(Princess of Wales) 칭호를 사용하지 않았다. 공식석상에선 왕세자비보다는 한 단계 낮은 콘월 공작부인(Duchess of Cornwall) 칭호만 사용했다.

찰스 3세와 커밀라에게 향한 비판적인 여론은 일각에서 “엘리자베스 여왕 이후 왕위는 찰스가 아닌 윌리엄이 이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게 만들었다. 심지어는 “찰스가 즉위하면 왕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왕정 폐지론이 일기도 했다.

커밀라는 이를 의식한 듯 왕실 입성 후 수십 개 자선 단체의 후원자를 자처하고 가정폭력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 힘썼으나, 여전히 커밀라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2020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인터넷 기반 시장 조사 및 데이터 분석 기업인 ‘유고브’가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영국 왕실 인물 호감도 조사를 한 결과 커밀라는 불과 1%의 지지를 받았다. 이 조사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71%, 윌리엄 왕세자는 65%,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는 62%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결국 커밀라는 공식적으로 영국 왕비(Queen Consort) 칭호를 받게 됐다. 다이애나비 사망 이후 25년, 찰스 3세와의 첫 만남 이후로는 총 51년을 인고한 결과다. 미국 ABC 뉴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이날 “커밀라는 공식적으로 ‘Queen Consort’로 불리게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영국 왕실 홈페이지는 이미 엘리자베스 여왕 서거 직후 커밀라의 호칭을 ‘왕비 폐하(Her Majesty The Queen Consort)’로 소개하고 있다.

앞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 2월 즉위 70주년 기념성명에서 커밀라가 왕비 칭호를 받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때가 무르익어 아들 찰스 왕세자가 왕이 되면 여러분이 제게 줬던 것과 똑같은 지지를 그와 그의 부인 커밀라에게 줄 것으로 안다”며 “그때가 되면 카밀라가 왕비로서 충직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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