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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 최연소 삐약이가 '골때녀' 됐다…'경서기 듀오' 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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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7일 방송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FC 불나방과 FC 발라드림의 경기는 FC발라드림의 승리로 끝났다. 서기는 동점으로 끝난 경기 이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유일하게 골을 넣어 승리를 가져왔다. 사진 SBS

7일 방송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FC 불나방과 FC 발라드림의 경기는 FC발라드림의 승리로 끝났다. 서기는 동점으로 끝난 경기 이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유일하게 골을 넣어 승리를 가져왔다. 사진 SBS

“싱어게인2 촬영이 끝난 뒤 놀던 중에, 원래 보던 ‘골때녀’에 나가고 싶다고 회사에 어필을 했죠. 부모님도 ‘골때녀’ 출연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2002년생과 1999년생 발라드 가수 두 명이 동시에 축구를 잘 해 한 팀에서 뛸 확률이 얼마나 될까.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발라드림’ 팀 에이스로 꼽히는 서기(20)와 경서(23)는 그 어려운 확률을 뚫은 주인공이다. 7일 방송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경기 종료 2초 전 동점골을 넣은 가수 경서, 승부차기에서 유일한 득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끈 가수 서기는 팬들 사이에서 ‘경서기’ 듀오로 불린다.

"마침 발라드 팀 만든대서" 연습경기 4골 넣고 발탁

‘싱어게인2’에서 2002년생 최연소 참가자, 어린 나이에 비해 짙은 감성으로 화제를 모았던 가수 서기(본명 이다연)를 지난달 만났다. 7월 발매한 신곡 ‘낮잠’ 인터뷰를 위해 만났지만, 축구 이야기에 눈을 더 반짝였다. 그는 발라드 가수들을 모은 ‘FC 발라드림’에서 박기영, 알리, 손승연, 민서, 경서와 함께 뛰고 있다. 서기는 여기서도 막내다. FC발라드림은 물론 '골때녀' 역대 참가자를 통틀어 최연소 참가자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서기(오른쪽)은 경서(왼쪽)과 함께 축구 잘하는 위협적인 듀오 '경서기'로 불린다. 사진 SBS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서기(오른쪽)은 경서(왼쪽)과 함께 축구 잘하는 위협적인 듀오 '경서기'로 불린다. 사진 SBS

서기는 “‘골때녀’는 원래 보던 프로그램이었고 부모님도 ‘네가 나가면 더 재밌을텐데 아쉽다, 나가면 안되냐’ 물어보기도 하셨다”며 “싱어게인 끝난 뒤 회사에 어필을 했는데, 사실 워낙 큰 프로그램이라 기대를 안 했는데 마침 ‘발라드 신생팀을 뽑는다’고 해서 미팅을 하게 됐다”고 ‘발라드림’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첫 미팅은 서울 목동에 위치한 풋살장에서 진행됐다. 제작진 팀 대 지원자 팀으로 펼친 연습경기에서 서기는 4골을 넣으며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서기는 “아버지는 직장인 축구팀에서 뛰시고, 어머니도 운동을 좋아하는 데다 오빠를 따라 어릴 때부터 축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 동네 남자애들 팀에 끼어서 5대 5 축구를 매주 했다고 했다. 서기는 “그때는 덩치도 안 밀렸고, 기세도 안 밀렸다”며 “중학교 때까지도 남자애들이 봐주는 거 없이 똑같이 뛰었었다”고 말했다.

'골 때리는 그녀들'은 전후반 10분씩, 총 20분의 경기를 여러 팀과 치른다. 한번 촬영에 뛰는 시간을 모두 합치면 정규 남자 축구 경기 시간(전후반 45분, 총 90분) 정도 된다고 한다. 촬영을 위해 따로 트레이닝을 받지 않아도 팀에서 '에이스'로 불리는 서기는 "체력은 그렇게 좋은지는 모르겠다"며 "할 때는 너무 재밌어서 힘든 줄도 모르고 뛰는데, 다음날에는 꼭 뻗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싱어게인2' 찍으며 잠이 부족해 처음 떠올린 곡 '낮잠' 

JTBC 싱어게인2에 64호 가수로 출연한 서기는 어린 나이, 감성적인 노래, 뜻밖의 춤 실력, 수줍은 듯한 태도로 심사위원 김이나로부터 '덕후몰이의 조건을 다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 JTBC

JTBC 싱어게인2에 64호 가수로 출연한 서기는 어린 나이, 감성적인 노래, 뜻밖의 춤 실력, 수줍은 듯한 태도로 심사위원 김이나로부터 '덕후몰이의 조건을 다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 JTBC

고등학생이던 2020년 첫 곡 ‘과제’를 내며 데뷔한 서기는 지난해 12월 시작한 JTBC ‘싱어게인2’에서 ‘나는 7080 가수다’라는 타이틀을 단 최연소 참가자로 화제가 됐다. 서기는 최종 라운드인 탑6 안에는 들지 못하고, 탑10에 든 뒤 탈락했지만 "많이 아쉽기도 했지만, 사람들에게 무대를 다섯 번 보여드린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는데, 오래 마음고생 하지 않고 털어냈다"고 했다.

'낮잠'은 '싱어게인2'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후 낸 첫 곡이다. 학생 때부터 낮잠을 많이 자고, 지금도 차에서는 주로 잠만 잔다는 서기가 '싱어게인2'를 촬영하며 잠이 부족했던 시기에 처음 구상한 곡이다. 그는 "요즘 사람들 다 너무 바쁘게 살아서 낮잠이 좀 필요한 것 같다"며 "싱어게인2에서 늘 따뜻하고 감성적인 곡만 보인 것 같아서, 그때와 다르게 나른하고 청량한 곡을 가져와봤다"고 설명했다. 서기 본인도 쉴 때는 나른하고 가벼운 발라드를 자주 듣는다고 했다.

서기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어린 시절부터 쭉 짧았던 머리를 처음으로 어깨 넘는 길이까지 기르는 중이라고 했다. 김현동 기자

서기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어린 시절부터 쭉 짧았던 머리를 처음으로 어깨 넘는 길이까지 기르는 중이라고 했다. 김현동 기자

'어린데 7080취향'으로 고착된 분위기를 트렌디한 곡으로 전환하려는 생각도 있었다. 내년에는 직접 작곡한 곡으로 미니앨범을 낼 계획도 있고, 힙합도 좋아해서 피처링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평생 짧았던 머리도 길러보는 중이다. 서기는 "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 7080 곡들을 거의 몰랐고, 예고에서도 7080 발라드 과목은 없어서 '다른 장르를 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대학 진학 후인 지금은 그런 고민은 없다"며 "지금은 휴학 중이지만 내년에 학교(동아방송예대)에 나가 과 사람들과 합주하며 노는 게 로망"이라고 말했다.

"오래 노래하고 싶다, 할머니가 돼도 앨범 내고 싶어"

'싱어게인2' 이후 사진과 영상 등을 찍는 데 조금씩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는 서기는 "이제 조금은 자연스러워진 것 같지만 여전히 어렵다"고 하면서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카메라 앞에서 웃음을 보였다. 김현동 기자

'싱어게인2' 이후 사진과 영상 등을 찍는 데 조금씩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는 서기는 "이제 조금은 자연스러워진 것 같지만 여전히 어렵다"고 하면서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카메라 앞에서 웃음을 보였다. 김현동 기자

너무 내성적이라 가족 앞에서만 춤 추고 노래부르던 꼬마 서기는 중 1때 노래방에서 친구들의 강권에 못 이겨 처음 마이크를 잡아봤다. 그 때 친구들이 놀라는 반응을 보며 처음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묵묵히 연습하고, 실패에 흔들리지 않아 보이는 지금의 어른스러운 모습은 많이 의지하며 자란 오빠의 영향이 크다고 했다.

싱어게인2 촬영 당시에도 말수가 적고 덤덤했던 그는 신곡을 내고 라디오,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는 등 활동이 늘어나도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들뜨는 마음은 크게 없다"고 했다. 어느 새 데뷔 2년차지만 "그간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2주년이 잘 실감나지 않는다"고 했다. 서기는 "처음 인터뷰를 할 땐 어쩔 줄 모르고 대답만 짧게 했었는데, 이제 여러 활동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과 배워갈 부분을 계속 찾고 있다"며 "큰 목표나 꿈은 없고, 오래오래 노래하고 싶다. 목소리를 잘 관리해서 할머니가 되어도 앨범을 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담백한 목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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